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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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명절·풍습 /기타

성묘 축제일(Allerheiligen)

숲 지기 2019. 11. 2. 08:21

 

 

소리없는 는개가 종일 함께 머문 날이다.

성묘를 하는 공휴일이긴 한데, 우리말로 딱히 뭐라 번역해야할지 고민이 되네..  

독일어론 알러하일리겐(Allerheiligen) 인데,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을 기리는 날'쯤이라 쓰면 될까,

암튼 오늘은 성묘를 하거나 가족을 찾으면서 조용하게 보내는 날이다.  

감기에 된통 걸린 나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에리카할머님의 언니 묘지를 찾았었다

굵은 비가 아니어서 우산을 쓰는 대신 비옷 위에 검은 모자를 쓰고서.

 

묘지는 입구부터 평소엔 없던 노천 꽃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열렸고,

우산을 쓴 방문객들로 전례없이 붐볐다.

빈 곳이 없어 한참 기다렸다가 어찌어찌 주차를 하고,

입구 문을 들어서면 바로 앞에 카펠레(작은 교회)까지 직진 큰 길이 있고

그 길 양쪽으로 다양한 묘지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마침 몇 미터 앞에 등 굽은 노파가 왼손엔 검은 우산을 받고 오른손엔 작고 노란 가을꽃다발를 들고서 나즉나즉 걷고 있었다.

에리카할머님의 언니가 살아 계셨다면 그 쯤이지 않으셨을까.....

등 굽은 노파를 앞질러 걸을 생각이 없었던 나는  

2미터 정도 비스듬이 뒤에서 아주 천천히 그녀를 따라가는 격이 되었었다.

 

 

 

'기억만이 남았네'라고 ....

 

 

 

보라색의 상징색을 지닌 명절 알러젤렌( Allerseelen) 이나 알러하일리겐(Allerheiligen)은 카톨릭 교회에서 죽은 영혼을 기억하는 날이다.

오랜 전통에 의하면 이 세상을 떠난 영혼은 하나님에게로 온전히 가기 전 연옥에 머물며 영혼을 깨끗이 정화한다고 믿었다. 망자의 유가족은 떠나간 영혼이 정화작업을 수월하게 마치고 원하는 목적지 까지 잘 가게되기를 염원한다(어찌보면 우리의 49제 전통과 흡사하다). 


명절의 기원은 4세시경 안티옥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에 의하면 그 시대 오순절 이후 일요일에 

'모든 성도(운명을 달리 한)의 날'을 기념했으며 그후 기독교 박해로 인해 순교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따로 날을 정할 수는 없는 였었다.

그러다가 11월 1일을 마침내 교회력에 올리고 기념일로 보편화되었는데 835년 그레고리 4세때에 와서 였다.  

 

참 오래된 이 전통을 독일에서는 각 주마다 공휴일로 정한 곳과 아닌 곳들로 나뉜다.

즉, 카톨릭인구가 많이 분포된 남부독일에서는 공휴일이지만 기독교가 강세인 북독일에서는 공휴일이 아니다.  

영어의 할로윈 뜻이 "All Hallows Eve"이며 "All Saints 'Day"의 전야제라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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