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성탄식탁과 눈풍경-성탄의 추억 본문

독일의 명절·풍습 /성탄Weihnachten

성탄식탁과 눈풍경-성탄의 추억

숲 지기 2018. 1. 5. 10:50


 

 

지난 12월 언젠가,

바흐의 성탄 칸타타를 크게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초댓상을 차리고 있는 중이었어요.

불현듯 창가가 환해지더니,

하늘에서 누군가가 솜털을 뿌리는 듯

조용히 흰 눈이 내리는 거였습니다.

 

 


 

 

 

 

 

 

아주 잠깐 바깥 풍경에 심취했던 것 같은데 눈은 멎고 어둑어둑.........

아래는

바로 직전의, 눈이 막 뿌리던 풍경입니다. 


 

 

 

 

 

 

 

 

 


이 엉성한 식탁에

일정도 이번엔 빡빡하고, 해서 딱 두번만 초대를 하자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지만

꿈만 좋았습니다.

12월 하순에 들면서 거의 하루 건너씩 지인들이 찾아들었습니다.

보고싶다고 찾아온 손님을 거절하는 법을

이 나이토록 저는 배우지를 못하였지요.

 

 

 


 

 

 

 

 

 

그러고 보니 유전자의 탓 같습니다.

옛날,

대가족이었던 우리집의 행랑채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할머님의 지시 아래 거의 날마다 잔칫집처럼 부엌이 북적거렸지요.

"숟갈 하나 더 얻으면 되는 것을...."라고 하시던 어르신들은

끼니때 만큼은 집에 든 사람들을 돌려 보내는 법이 없었지요.


 

 

 

 

 


 

 

 

한해가 기우는 즈음, 지인들불러서 식탁 몇 번 차렸다고

할머님 백모님 어머님께서 평생 일삼으셨던 수고와 견주려하다니요 ㅎㅎ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요리와 음료가 식탁에 올려진 사진들도 어디 있을텐데,

있어도 달랑 몇 장일 뿐이지만요.

집에 손님이 오면 사진까지 찍을 생각을 전혀 못하게 되더라고요.

요리를 하면서는 더하고요.

 

 

 

 

 

 

 

 

 

 

지금 보니 수저도 안 올리고, 그야말로 상을 차리는 중이군요.

그래도 용기있게(?),

지난 크리스마스의 추억이라고 올립니다.

(사실은 지금 꾸벅꾸벅 조는 중이랍니다)

 

제딴엔

제대로 된 메리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다음엔 저의 미니 성탄나무를......
 

 

 

 

 

 

 

 

  • 사슴시녀2018.01.05 04:52 신고

    저는 빨강색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숲지기님의 빨간색과 파란색이
    조합된 크리스마스 테이블 셋팅은 아주 경쾌하고 산뜻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디너 테이블위엔 어떤 맛있는 음식이 차려지고
    얼마나 행복한 담화가 오고 갔을지 궁금 하네요!

    답글
    • 숲지기2018.01.05 11:30

      저도 이번만큼은 초록과 흰색으로 계획했었지요.
      그런데 저 붉은 어드벤츠크란츠가 선물로 들어오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불긋불긋하게 갔습니다.

      음식은 한국요리를 코스식으로 먹는데, 그 이유는 음식을 다 놓기엔 식탁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에피타이져- 셀러드(겉절이), 각종부침(버섯,호박,파),
      주식-소불고기
      후식-찹쌀떡,과일청에 흑림약초차
      기본은 된장국, 배추김치,깻잎/고추절임,참나물볶음,
      적고 보니 많습니다.
      음식은 전부 흑림에서 나는 것을 틈틈이 만들어 둔 것이지요.
      숙주(콩나물 대신 내어 먹습니다)가 제 요리에서는 거의 떨어지지 않지요.
      된장국과 셀러드에 넣고요,
      양념은 소금과 후추 마늘 생강 식초 말린깻잎가루 그 뿐입니다.
      간장도 안 넣고요.

      암튼 제 식단의 주 종류는 이렇습니다.
      준비도 그다지 번거롭지 않고요,
      지금까지는 대단히 만족하고요(제 음식 먹고 한국요리 팬이 되다고 합니다).
      아참, 술은 레드와인(건조한 것과 반 건조)을 주로 하고 맥주는 기호에 따라 구비합니다.

    • 사슴시녀2018.01.05 16:53 신고

      올려주신 메뉴를 상상해보니
      퓨전한식으로 단백하고 맛있을것 같아요!
      참나물은 한국에도 대단히 귀한데 어찌 참나물 까지? 상당히 궁금해요?
      (제가 야생나물에 관심이 많거든요, 특히 한국 산나물요)

      숙주나물이 독일에선 꽤인기가 많은것 같아요.
      라잎찌히 중앙스태이숀앞 메리엇 호탤에 자주 묶을때
      라잎찌히 다운타운에 코리아 하우스라는 한국음식점이있어요
      ( 라잎찌히가 관광코스는 아닌것 같은데 좋은음대가 있어선지 한국, 동양 학생들이 꽤 많았어요)로컬 독일분들도 식당에 많이들 오셨는데, 숙주나물을 다들 잘드시더라구요!
      그 레스토랑에 숙주나물이 정말 맛있어서 비결을 물었더니
      끓는 물에 넣었다 바로 얼음물로 식힌 다음 절대 물을 짜버리지 않고
      살짝 양념하는...식당 주인의 시어머님이 제게
      가르켜 주셨는데 그렇게 만드니 숙주나물이 살아있는것 처럼
      사각 사각 정말 맛있어서 지금도 가끔 만들어 먹어요!^^

    • 숲지기2018.01.06 00:00

      참나물은 제 마당에도 많고요,
      앞에 들판과 뒷산에도 군락을 이루서 자랍니다.
      독일사람들은 잡초라고 아주 성가시게 여기는데, 저에게는 유용한 식재료입니다.

      숙주는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셀러드와 국 볶음 다 두루 넣습니다.
      콩을 직접 사서 불리고 싹을 내면 2일째부턴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엔 즐겨 기르고 먹지요.

  • joachim2018.01.05 13:33 신고

    wunderschoen!!!!!
    ich hoffe, du hast wunderbare Weihnachtsfeiertage hinter dir. Für das neue Jahr wünsche ich dir alles Gute, vor allem, dass du gesund bleibst.

    답글
  • 나2018.01.08 08:37 신고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 식탁이네요
    분위기에 어울리는 눈도 내리고
    여긴 와보니 왠일로 눈이 없고 날만 추워요
    덕분에 풍경이 삭막해 보여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술을 나누는것이
    행복이지요...숲지기님의 그 시간들을 상상해 보네요. [비밀댓글]

    답글
    • 숲지기2018.01.09 00:02

      사람들이 정말 자주 왔습니다.
      그 동안 못만났던 회포를 다 푼 것 같아요.
      스웨덴에 눈이 없던 겨울, 스톡홀름에서 겪어본 적이 있습니다.
      바다가 있으니 어딜가나 아름답긴 했지만
      정말 춥더군요 .
      침몰했던 배를 건져서 박물관을 만들었던데, 이름이 wasser 박물관이던가 그랬지
      싶습니다. 독일어로는 물인데, 맞나 모르겠습니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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