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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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텃밭이야기

오디를 곁들인 풀밭 식사

숲 지기 2018. 5. 27. 22:02

 

오디는 뽕나무에 열리는 까만 색의 과일이다.

과일? 과일이 맞긴 한건가?

딸기보다는 작고 산딸기보다는 조금 큰 아주 달콤한 맛의 수확물이다.

 

 

 

 

 

 

어린 뽕나무를 심은지 4년만에 이렇게 풍성히 오디가 달렸다.

키도 물론 장대같이 멀쑥하게 컸다.

사춘기를 맞은 사내아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나무가 하늘로 땅으로 손발을 뻗는 중.

 

 

 

 

 

나무가 높아서 깨금발로도 오디에 다다르지 못한다.

하는 수 없이 사다리까지 동원했다.

 

 

 

 

 

 

 

 

 

 

 

 

 

손과 입이 시꺼멓도록 따먹고 여분은 이렇게 담았다.

기특한 나의 오디들.

먼저 이웃들에게 오디맛이 어떤지 한줌씩 돌렸는데, 난생 처음 맛본다며

즐거이 드셔준다.

바로 이웃인 울리케만이 오디맛에 대한 첫 소감을

"뭔가 부족한 단맛"이란다.

부족하면 어떠랴,

보리밭 너른 풍경에 종달새 노래를 들으며 익어 갔던

내 고향의 그 오디인데 말이다.

 

 

 

 

 

 

밭에서 조금 전에 따낸 딸기를 씻어 풀밭의 점심을 준비했었다.

 

나의 단골 도시락 메뉴.

보리밥에 깨와 소금 식초 올리브유를 넣고 버무려서

삶아낸 콜아비 잎에 쌌다.

먼저 건강한 밥상이고, 준비에 간편하고 또한 일정기간 신선함이 보장된다.

그리고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금상첨화, 화룡첨점인 오디를 곁들였다.

 

 

 

 

 

호미를 놓고 흙땀을 말리며 먹는 풀밭식사는

뭘 먹어도 꿀맛.

  • shinilc2018.05.27 17:02 신고

    맛나는 예쁜 피크닉 도시락 같습니다..
    저는 뽕나무 오디가 맛있게 열렸네요..ㅎ
    딸기도 신선하게 보여요..

    답글
    • 숲지기2018.05.27 21:54

      오디는 독일에서 참 귀합니다.
      대부분 모르고요.
      딸기는 제 농장에도 먹을 만큼 자랍니다.
      딸기잼은 장가 잘 가신 신일님께는 너무 익숙하시지요? 하하

  • snooker2018.05.27 17:30 신고

    크하~~
    디게 맛있겠당~~~
    흥, 나두 뽕나무 심어야징. (질투에 불타는 쉬눅커~~~ 케케)

    콜아비... 하하하하하 재밌네요.
    그니깐두루 배추의 애비뻘 되는 친구가 바로 요거였군여.
    담에도 꼭 이렇게 쓰세영. 이름이 넘흐 귀여버여.
    허수네 아빠 이름은 나두 아는딩~~

    답글
    • 숲지기2018.05.27 21:58


      하하 저도 슈누커님 귀여우셔서 빵빵 웃었습니다.
      역시 슈누커님 하이고......
      콜의 아부지라고 썼군요ㅋ

      근데 허수네 아빠 이름이 허수아비?
      그것 말고 진짜 이름도 아신다고요?

  • snooker2018.05.27 17:34 신고

    근데 마울베어바움 어디서 사셨어요?
    우리 동네엔 없어요. 몇 년 전부터 바움슐레꺼정 뒤지는뎅.....
    중북부에 살 때는 숲에 널린 게 뽕나무였걸랑여.
    완전 Unbaum~~ (쉬눅커가 지은 이름입니당)

    답글
    • 숲지기2018.05.27 22:03

      우리 동네 심심찮게 뽕나무가 있는데,
      가지고 싶어서 아주 여러 해 꺾꽂이를 시도했습니다.
      매번 실패만 했지요.

      그러다가 페니수퍼에서 기획판매를 했습니다.
      4년 전인데 구기자 2그루, 뽕나무 2그루, 무화과 2그루 이렇게 샀답니다.
      다 잘 자라고, 무화과만 한 그루 첫해 겨울에 가셨습니다.

      가격도 아주 착했습니다.
      유심히 한번 봐 보셔요.

      운바움도 아주 슈누커리쉬 합니다요 하하

  • 사슴시녀2018.05.27 18:54 신고

    오디나무 제일꼭대기를 잘라 주세요. 가을마다 키큰부분을 잘라 주시면
    나무가 키가 작아서 오디슆게 따실수 있으세요.

    스페인 칼라헤나에는 오디가 가로수인데 작년 5월에 보니 엄지 손가락만한 백오디, 흑오디..엄청
    난데... 아무도 안먹나봐요?? 호텔에서 아이스버켓 들고나가 잔뜩 따다 혼자 다먹었어요! ㅎㅎ
    미국인 제 남편은맛보더니 대체 무슨맛인지 모르겠다고.. 달지도 시지도 않다며. ㅎㅎㅎ

    답글
    • 숲지기2018.05.27 22:08

      2년 전에 뽕나무를 전지를 해주었지요.
      그런데 작년 초봄 잎이 막 나왔을 때 영하 10도 내려가고 가지가 많이 얼었습니다.
      다시 살아나 준 것만도 고마워서 그러니까 2년 정도 자르지 않았더니
      쑥쑥 큽니다.
      다시 날라 주어야 겠습니다.

      미국 분들도 독일사람과 비슷하겠지요.
      제가 권하지 않았다면 오디의 존재를 영원히 모르고 지냈을 겁니다 ㅎㅎ

    • 사슴시녀2018.05.28 04:02 신고

      ㅎㅎㅎㅎ 특히 제 시어머니가 독일인이세요.
      그러선지 미국에서 살아도 시어머니 살아 계실땐 사우어 크라프트를 직접 담가먹었데요.
      미국인들 싸우어 크라프트 잘안먹거든요.

    • 숲지기2018.05.28 16:25

      그러셨군요.
      독일인들의 향수가 들어 있엉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는 독일 김치입니다.
      한국 유학생 가운데는 정말 김치 대용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끓이면 김치찌게 비슷한 맛도 납니다.
      사우어크라우트를 꼭 짜고 돼지고기, 버섯을 넣고 센 불에 볶다가 물 붓고 두부,고추송송 썰어 넣고, 감자를 비롯한 각종 야채들 넣고 끓이면
      그야말로 김치찌게 맛이지요.

  • 숲지기2018.05.27 22:07

    2년 전에 뽕나무를 전지를 해주었지요.
    그런데 작년 초봄 잎이 막 나왔을 때 영하 10도 내려가고 가지가 많이 얼었습니다.
    다시 살아나 준 것만도 고마워서 그러니까 2년 정도 자르지 않았더니
    쑥쑥 큽니다.
    다시 날라 주어야 겠습니다.

    미국 분들도 독일사람과 비슷하겠지요.
    제가 권하지 않았다면 오디의 존재를 영원히 모르고 지냈을 겁니다 ㅎㅎ [비밀댓글]

    답글
  • 장수인생2018.05.28 02:15 신고

    새로운한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즐겁고 활기찬 한주보내시고
    올려주신 포스팅 즐감하고 갑니다^^

    답글
    • 숲지기2018.05.28 16:14

      그렇죠, 힘찬 월요일이었습니다.
      파란장미님께도 행운의 한주가 되기를 빕니다.

  •  
      •  
  • kyk2018.05.29 14:17 신고

    우와 앗있겠습니다. 멋지고요.
    제가 사는 곳은 이런것은 꿈도 못꿉니다.
    여쭤볼게 있는데 독일에도 미나리가 나나요?
    옆집 지인이 독일에 휴가 갔다 왔는데 미나리를
    갖고 왔다지 뭡니까.
    오스트리아에서 작년에 명이나물을 먹고
    깜짝 놀랐었습니다만.

    답글
    • 숲지기2018.05.29 23:52

      인도에서 독일로 휴가를 오셨다고요?
      kyk님도 오스트리아까지요?
      어머나......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얘기하신 미나리는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에도 개울가에 있긴 한데 한국 분께 받았던 제 미나리는
      아마 한국 토종이지 싶습니다.
      원래는 물에서 자라야 하겠지만 저는 그냥 밭(땅위)에서 자라고 번식합니다.
      물론 길이가 짧지만 물에서 기르는 것보다 위생적입니다.

      용도는 겉절이나 셀러드 쌈, 스키야키 등에 넣습니다.

  • 열무김치2018.05.30 01:17 신고

    풀밭위의 식사
    굳이 명화를 떠올리지 않아도 될만큼 근사합니다.
    저런 식탁이라면 아무리 식욕을 잃은 사람일지라도 자리를 털고 일어설 듯 합니다.
    언제 저런 식사를 해볼까나.

    답글
    • 숲지기2018.05.31 23:16

      연애를 하세요 열무김치님 ㅎㅎ
      맛나게 드시기만 하면 애인께서 뭐든 예쁘고 맛나게 만들어 주실 거예요.
      한번은 집의 식탁에서 한번은 같은 음식을 풀밭으로 나가 드시고요.

      앗,
      열무김치님 남자분 맍으시지요?
      여자분이시라도 방법은 같으세요.
      무조건 연애를 하십시오 하하

  • 풀꽃2018.05.31 11:35 신고

    오디열매 냉동실에 얼궈 여름에
    간식으로 좋지요 잎은 장아찌 담아서 여름에 자셔도 좋구요
    없는거 빼고 다 있군요

    답글
    • 숲지기2018.05.31 23:19

      오디로 장아찌를요?
      저는 입과 손이 시꺼멓도록 먹기에 바빱니다요 ㅎㅎ
      하긴 오늘 보니 땅 위에 까맣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오디 익는 속도가 제가 먹어 치우는 것보다 빠릅니다.

      네, 없는 것 빼곤 다 있습니다요 풀꽃님 ㅎㅎ

  • 이쁜준서2018.06.01 00:27 신고

    어린 뽕나무가 자라서 오디까지 따 잡수시게 되셔서 얼마나 기쁘세요?
    옆에 살짜기 앉고 싶어 집니다.

    답글
    • 숲지기2018.06.01 01:18

      네, 풀밭으로 오셔서 함께 앉으셔요.
      앞으로는 음식양도 두세배로 늘이겠습니다.

      오디 먹을 때 기분이 참 좋습니다.
      남들이 뭐라든, 손끝 까맣게 오딧물이 드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 이쁜준서2018.06.01 01:28 신고

      저가 부산에 살다 초등학교 4학년 봄에 시골로 이사를 갔습니다.
      동네에는 누에를 기르는 집이 많았고, 밭둑에는 뽕나무들이 많았습니다.
      그 시절 시골에서는 간식거리야 해야 감자, 고구마, 감, 찐살이 다 였는데,
      감자도 캐기 전에 오디가 익었습니다.
      입 주변도 거무스럼하게 물들고, 손도 물들고 해도 얼마나 좋은 간식거리였던지요.

      뽕잎은 아가씨들(고모들)이 땄는데, 고모들 옆에서 뽕잎 따는 일은 조금하고,
      어린아이라 오디를 따 먹었지요.

    • 숲지기2018.06.01 22:40

      어쩌면 저의 어린 시절과 정말 흡사하셨습니다.
      저에게도 오디는 훌륭한 간식이었습니다.
      학교갈 때도 일부러 뽕나무밭을 지나서 다녔습니다.

      대신 교복 윗도리에 오딧물이 들곤 했습니다.
      얼룩은 야속하게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 파란편지2018.06.01 04:35 신고

    "뭔가 부족한 단맛"!
    '뭔가'(!) 짐작은 가는,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표준 단맛'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가공된 혹은 조리된 단맛 때문에? .......
    생각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그런 건 따질 겨를도 없이 무작정 먹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8.06.01 22:48

      오디맛을 아시니, 반갑습니다.
      오디맛은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맛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고 계시는 분께도 고마워 집니다.
      저는 오늘도 엄지와 검지에 오딧물이 잔뜩 들었습니다.

      오디는 아무런 수식없이 그냥 달콤하니까요.
      울리케의 오디맛 평가는 정직했습니다.
      독일인들의 솔직함이 때때로 당혹스러웠지만, 되려 그 점이 저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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