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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토마토 때문에 본문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토마토 때문에.
현대판 노예가 연상되는
나와 수십 포기 토마토들 사이 생겨난 철저한 종속관계.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에도 당최 믿기지 않는다.
시녀나 몸종인 나는 상전인 토마토들에게 날마다 물을 갖다 바치고 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말이다.
이제 막 붉기 시작한 토마토들, 이 엄청난 양을 내가 다 먹을 수도
또 팔아서 이익을 볼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한 번씩 물 주기를 빠뜨린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나의 뇌는 이미 토마토에게 일념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
휴가도 갈 수 없고(말이야!)
심지어 출장도 미루거나 당일치기로만 간다.
작년까지는 옆집 리햐르트 할아버지가 나 대신 물도 주고 하셨지만,
올핸 그 마저도 어렵다.
할아버지가 '우리 서로 말을 놓고 지내자'고 제안하신 뒤부터 할머님의 눈총이 따갑다.
나의 한국이름을 외우지 못 하는 할아버지가 나를
'젊은 여인(Junge Frau)'이라고 부르시는 게 화근이지 싶다.
이름 외우기 연습을 시켜 드릴까 하다가,
할머님을 더 생각해 드려서 참기로 한다.
(할머님 험담하려는 게 아니고, 이해한다고 쓰려던 게....)
자구책의 하나로 인터넷으로 오래 전부터 자동물주기 시스템을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나는 고질적인 기계치,
인터넷 어디에도 시스템을 설치해 줄 우렁각시는 살 수 없다.
올 여름은 유난히 가물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어서 하늘엔 구름한 점 없어
나의 토마토들 지금쯤 목이 타서 아우성일 게다
'도대체 우리의 몸종은 언제 오는 거야?' 라며.
토마토 하나의 이유
/송기영
엄마는 기어코 토마토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 불렀습니다. 못마땅했지만 엄마와 장에 나가
기수,선규,흥구,계영,소연,재정,춘의,현구,보경이,영식이를 팔았습니다. 덤으로 만수와 은이를 밀어 넣어주자, 만수가 싱싱하지 않다며 엄마가 아끼는 정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아무리 말해도 막무가내여서,만수에다 천수까지 얹어 주고 삼천 원을 받았습니다.잔돈을 거슬러 주다가, 아주머니 이 사이에 낀 정이를 보고 화가 났습니다. 반 토막 난 정이를 찾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비닐봉지가 터지며 흥구,계영,보경이가 흙바닥을 떼구루루 굴렀습니다. 흥구,계영,보경이를 안고 얼굴을 씻기던 엄마가 마침내 싸움을 말렸습니다. 왜들 싸우구 그래?
그깟 토마토 하나 가지구.
- 세계의 문학 2009년 봄호
-
발갛게 익은 저 토마토를 먹고 싶습니다.
답글
어쩌면 저렇게 고운 색을 옆에 약간 작은 토마도는 약간 색이 덜 낫지만,
완숙토마로 보이는데, 저는 저 두 알의 토마토를 다 먹고 싶습니다.
그 많은 토마토에 매일 물을 주셔야 하실터이고, 자청해서 몸종이 되어 버린
모양새가 되셨습니다.
한창 자랄 때도 이제는 열매가 익어가는 때라 때 맞추어서 수확도 해 주어야
하실테고, 많으니 나눔도 하셔야 하시고 몸종도 그런 몸종이 없으십니다.
상황을 알아지면서도 참 재미있는 글입니다.
차 타고라도 가끔이라도 갈 수 있다면 가고 싶어 집니다. 하하
방울토마토는 우리집 방울 토마토가 독일까지 갔나? 싶은데요.-
식물을 수확하고, 그 열매로 씨앗까지 준비하시고, 발아 시켜서 모종으로
만드시고, 그 모종도 나눔을 하시고, 물이 부족해서 하루 새들하게 되면
식물은 누렇게 떡잎도 지고, 그 받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한번이라도 그런 일 겪지 않게 해야 하고, 그렇게 햇빛과 바람과,
쥔장의 정성으로 자라서 열매 맺고, 익고 하면서의 그 맛은
절대로 맛 볼 수 없는 그런 맛이지요.
저는 그런 맛을 식물이 사람에게 보답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맛을 우리의 정성으로 만난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것도 준서할미처럼의 나이대의 사람도 아니시고,
하시는 일들도 있으실텐데, 어떻게 텃밭 농사를 씨앗까지 자가 채취해서
모종을 내시고, 심고 가꾸시는 맘이실까?
그것은 살아가시는 맘의 격이다 싶어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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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지기님의 토마토와 저 시인의 시에 나오는 토마토는 다르기도 하겠지만 같기도 하구나 싶었습니다.
답글
토마토 얘기이긴 하지만 그 할아버지의 부인이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어쩌면 참 어처구니없다 싶기도 하지만 어쩌면 애틋한 여인일 것 같기도 해서 앞으로의 반응이 궁금해집니다.
그 할아버지로부터 끝까지 귀한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토마토'일까요?-
숲지기2018.07.24 22:50
할아버님의 대접 받으시는 토마토,
아이쿠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교장선생님, 제가 그 분들에 대해 크게 아는 바가 없긴 합니다.
이웃이니 그냥 얼굴 마주치면 앵무새처럼 인사만 하고 지낼 뿐이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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