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중세도시 에트링엔으로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중세도시 에트링엔으로

숲 지기 2018. 9. 9. 07:05

 

 

가수 최백호씨가 부른 "연분홍 치마에 꽃바람이~"로 하루를 시작한 날은

연분홍 생각을 자주 하였다.

오후가 되자 뇌리엔 분홍색으로 찼고 

거의 본능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무엇으로 뜨거운 분홍을 식히려 했을까.

 

 

 

흑림의 작은 중세도시 에트링엔(Ettlingen)*,  성의 외곽이다.

일부러 성 밖에 주차를 하고 좀 걸을 생각이었다. 

 

 

 

 

 

 

 

성의 쪽문 입구

 

 

 

 

 

요즘 오픈에어 여름음악축제 중인 성 안으로 슬쩍 들어왔다. 공연이 있을 때를 제외하곤

성안은 개방하고 있다. 

 

 

 

 

 

앞은 무대, 빈자리는 객석

이곳 에트링엔에서 개최되는 세계 청소년 음악회가 있는데,

피아니스트 랑랑이 이 대회 출신이고 몇년 전인가 한국인도 우승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의 옆문을 지나 좀 걸을 거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오ㅡ, 이게 뭐야?

분홍 생각 뿐인 나는 우산이 없다.

 

 

 

 

 

 

좁은 골목은 날렵하게 비를 피해 걸을 수 있다.

 

 

 

 

 

이곳에 오면 자주 지나가는 중세도시 특유의 담벼락.

둔탁한 돌벽의 아치형입구로 들어가면 파키스탄식당이 있다.

파키스탄인 요리사 남편과 정형외과 독일인 의사 아내가 운영하는 곳.

음식보다 이들 사랑 얘기가 예뻐서 한때 자주 갔었다.

 

 

 

 

 

나는 여전히 우산이 없고,

빗방울은 굵어졌다.

 

 

 

 

 

 

비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곳으로만 걷는다.

 

 

 

 

 

파라솔이 우산이 된 노천카페도 지나고

 

 

 

 

 

 

 

 

 

 

 

 

 

 

시청앞 광장. 빗방울이 굵어졌나?  또 남의집 처마에서 비를 피한다. 

 

 

 

 

 

 

 

 

 

시청앞으로 이런 여인들이 지나갔다ㅎㅎ

 

 

 

 

 

시청 뒤엔 개울이 있고, 이 아아치형 통로는 개울의 다리와 연결이 되었다.  

 

 

 

 

 

저 앞 다리 오른 쪽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비숍 할아버니, 아이스크림 하나 먹겠다는 일념으로 오는 비 다 맞고 걷는 나를 걱정해 주심 ㅋ

 

 

 

 

 

 

개울건너쪽 골목

 

 

 

 

 

 

 

드디어 아이스크림 가게,

 

 

 

 

 

 

티라미수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다. 

딸기도 좋아하지만 연분홍이어서 삼가했다.

다 먹고 난 뒤 다행히 혀가 서늘해졌다.   

 

*

에트링엔(Ettlingen)

독일 흑림 북쪽에 위치한 인구 4만(39.315명 2017년) 명이 거주하는 도시로서

공식적인 기록은 700년대 엘사스 바이센부르그 수도원(Klosters Weißenburg)문서에 처음 등장한다.

이후 로마시대에는 주요 통로가 되는 도시가 되는 동시에 주변국들의 권력변천과 함께 그 존재감을 알려왔었다.

깊은 역사에 비해 여전히 그 규모가 작다.  

 

  • 이쁜준서2018.09.09 02:18 신고

    마침 비가 와서 몸의 열기도 식혀 주었고,
    맛난 아스이스크림으로 혀의 열기까지 식혀 주었네요. 하하
    나중 만난 세월에서는 이 날의 일이 추억이 되실 겁니다.

    장대비를 맞고 학교 하교길, 시골이어서 장대비를 날로 맞으면서
    다녔던 날들이 참 많았지요.

    지금도 가끔 장대비를 맞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작년에 옥상에서 한번 맞아 보았습니다.
    내려 와서 보일러 온수을 뜰어 샤워를 하니 추웠던 것은 잠시 잠깐이었는데,

    이날의 숲지기님의 장대비가 아닌 비가 오는 날의 재미는 다 해 보신 듯 합니다.
    상의 하나로 둘이서 머리만 젖지 않게 덮어 쓰고 뛰듯이 걷는 것은
    행인이 다 해 주었고,
    남의 처마 밑에서 비도 피하시고, 작은 개울의 다리를 건너,
    아이스크림 가게까지..... 저는 재미 있는 동화를 본 듯 합니다. 하하

    답글
    • 숲지기2018.09.09 22:36

      비 맞으며 참 오랫만에 걸었습니다.
      얼리 땐 일부러 빗길에 우산없이 나서기도 했고요.

      옥상에서 비를 맞으셨다니
      상상이 갑니다.
      저도 비맞는 옥상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마음을 적시고 싶은 날, 자주 그곳에 오를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다시 보니 빗길을 제법 다녔던 것 같은데,
      저 때는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일념으로만 걸었습니다요 ㅎㅎ
      .

  •  
    • 숲지기2018.09.10 14:10

      조성진 참 멋진 젊은이더군요.
      랑랑은 독일인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언젠가 얘길 드렸지 싶어요,
      바로크까지만 들으려 한다고요 당분간은.
      어떤 로맨틱 음악은 마음을 색깔 입은 나뭇잎만큼 들뜨게 해서
      그 후엔 힘들어져요.
      가사가 있는 우리나라 뽕짝은 그 중 위험수위가 더 높습니다.
      저는 이토록 형편없어요. [비밀댓글]

    • 숲지기2018.09.10 14:19

      아이스크림 먹으며 키스하기는 이제 그만 상상할래요.
      어제 종일 딱 참기 힘들 만큼 연이어 생각했어요.
      몇가지 어휘를 표기금지하려 해요.
      실례로 연분홍 정사 당신의 알몸......
      나열한 것들이 딱 제 수준만 같아서 ...하하
      그 뭐죠 요즘 범람하듯 여성들 주목하는,
      암튼 그게 연상이 됩니다.
      [비밀댓글]

  • 노루2018.09.10 21:29 신고

    연분홍 치마가 비에 젖거나 말거나
    분홍빛 들뜬 마음으로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며
    노천카페 젊은이들에게도 눈을 주어가면서
    고성의 골목이며 광장이며 또 골목을 지나
    이윽고 아아스크림집으로 사라진 매혹의 저 여인을
    여지껏 먼발치서 따라오던 나는
    그만 골목 어귀에 서서, 천연스레
    첨탑의 시계를 올려다보고 있네요

    답글
    • 숲지기2018.09.10 21:50

      노루님 먼 발치로 따라오시는 줄 알았다면
      보다 멋진 곳으로 다닐 걸 그랬습니다요 ㅎㅎ,
      도시가 워낙 작아서 30분이면 도시탐방이 끝날 정도입니다만
      저는 참 좋아합니다.
      조그만 저 개울에 다리들이 얼기설기 놓여 있습니다.

      저 도시 우체국에 사서함 주소를 가지고 있을 만큼,
      자주 갑니다.

  • kyk2018.09.11 14:58 신고

    에트링겐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지에서는 에트링엔이라고 하나 봅니다.
    에트링엔에 자주 가시는 군요.
    독일 흑림에 사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운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하셨었지요.
    그래도 첸나이보다는 훨씬 낫겠지요?ㅎㅎㅎ
    나이 오십이 낼모레인데 아이스크림을 좋아합니다. 술담배를 잘 안해서 그런지 아이스크림, 과일을 무척 좋아합니다. 오히려 술담배 값이 적게 들수도...ㅎㅎㅎ

    답글
    • 숲지기2018.09.11 22:53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니 달콤한 분이시네요 ㅎㅎ
      술담배를 안 하신 건 현명한 선택입니다.

      에트링엔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부르는군요.
      베를린도 여기서는 벨린이라고 하고(미국인들을 벌린이라고 하고요),
      슈트라스부억(Strasburg), 프라이부억(Freiburg) 등으로 발음합니다.

      하루하루 날짜를 헤아리다가, 이제 시간을 재시겠네요.
      마무리 잘 하십시오.
      귀국하시면 그때서야 인도를 많이 그리워 하실 거예요.
      뼛속깊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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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편지2018.09.19 04:17 신고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그 노래는 내로라 하는 여러 가수가 불렀고 그걸 모아서 들어본 적도 있었습니다.
    누가 부른 노래가 더 좋은가가 제 주제였는데,
    아, 다 눈물겨웠습니다.
    옛 생각에 젖고 뭔가, 어디론가 일탈을 찾아 떠나고 싶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노래따라 아이스크림을 사주실 것처럼 얘기하시더니
    중세의 성, 거리, 사람들 구경을 시켜주셔서
    길 잃지 않고 잘 따라다녔습니다. ^^

    답글
    • 숲지기2018.09.19 12:51

      아이스크림은 사탕발림일 뿐이었고요,
      혼자 다니기 뭣해서 동행하자고 청유드린 것입니다 ㅎㅎ

      길 잃지 않고 따라와주셨는데,
      지금이라도 아이스크림 한 덩이 드릴까요?
      저 집의 맛은 주변에선 알아준답니다요.

    • 파란편지2018.09.19 15:23 신고

      숲지기님 아이스크림 받아 먹으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좋겠습니다.
      왔던 길
      되돌아가는 길..........
      더러 함께 가는 길, 혼자 가는 길.........

    • 숲지기2018.09.20 15:53

      여럿이 가는 길도 혼자 가는 길도
      다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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