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작별하는 어린 연인들 본문

수평과 수직 /이 순간

작별하는 어린 연인들

숲 지기 2016. 3. 24. 22:18

 

 

 

 

함부르크 중앙역 14번 플랫포옴,

뮌헨 행 ICE 열차를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한쌍의 어린 연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말 할 필요도 없이, 이별의 순간을 이들은 겪고 있었지요.

 

 

 

 

 

말은 하지 않고 묵묵히 서서

서로 다른 데를 봤다가

 

 

 

 

 

 

마주 보다가

 

 

 

 

 

 

 

또 반복하여 보다가

 

 

 

 

 

 

 

 

 

 

이 때는,

두사람 끝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이 순간부터,

그들에게 사진기를 들이댄다는 것이

마치 죄인처럼 여겨져서

저도 딴 데만 보았답니다.

 

 

 

 

 

 

 

 

잠시 후,

승무원 언니가 확인을 합니다.

"탈 사람 다 탔니? " 이렇게 묻는 듯 하지요.

 

 

 

 

 

 

 

 

 

 

 

 

어린 연인들 중, 누가 남고 누가 탔는지 모릅니다.

그저 남은 여행객들만 무심하게 서서 열차를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때는 3월 하순, 반달이 떴던 함부르크 중앙역사 앞입니다.

 

 

 

 

 

 

저는 시골사람이라, 이런 것도 구경거리 ㅎㅎ

 

 

 

 

 

 

 

 

 

 

 

 

 

 

 

 

중앙역사의 반대쪽이었는데, 여기가 정문인지 뒷문인지 통 모르겠습니다. 암튼 반대쪽 입구....

 

 

 

 

 

 

 

 

 

  • 푸른하늘2016.03.24 15:13 신고

    사진기가 성능이 좋은거예요?아니면 손재주가 좋으신거예요?
    아니면 아무나 눌러도 작품이 되는주변이예요?
    먼저번에 세번째라고 하셨는데,안 그렇게 찍은사람도 저는 보았어요.ㅎ
    그림엽서 같아요.

    어린사람들도 사랑을 하지요.
    저 정도면 충분하게 나이가 든것 같은데요.
    적어도 틴에이저는 되어 보입니다.
    요즘은 under틴에니저도 사랑을 합니다.ㅎ

    답글
    • 숲지기2016.03.24 15:49

      아이쿠 푸른하늘님, 그냥 퍽퍽 누른겁니다요. 저는 전부 자동으로 또딱 찍습니다. 카메라의 원리 같은 것은 아무리 들어도 도무지 뇌에 남아 있지도 않고 응용도 안됩니다. 그냥 편히 누릅니다요 ㅎㅎ

      아무래도 이별의 장면은 그 주인공이 그 누구가 되어도 숙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때 꼬마연인들을 바라보던 옆에서 저도 눈물이 핑 돌더군요.
      푸른하늘님이셨어도 아마 그러셨을 거예요.

    • 푸른하늘2016.03.24 16:35 신고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들이...왜 이런말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말이 있지요.아마도 이럴 때인가 봅니다.

      저도 생각해 보면 한국나이 6살때 유치원시절에 어떤 헤프닝이 있었지요.
      동네에 어떤집에 이종사촌이라는 8살남자아이가 매끈하게 생겼기에
      첫눈에 좋아져서 마침 우리할아버지께서 사시는 전주에서 왔다고
      해서 따라갔지요. 아버지께서 이리남성고등학교 영어선생님으로 계실때
      1950년대였지요.우리가족은 남성고등학교에서 주는 사택에서 살았지요.

      당시 저는 기차 탈돈도 물론 없었지요.그런데 그남자애가 기찻길 철조망을
      벌려 주면서 그리로 나오면 된다고 해서 그리로 나가서 기차를 나란히
      타고 갔지요.그남자아이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서 기차에서 파는
      아이스케키도 사주고,다른것도 사주었는데,앞좌석에 있던 여중생들이
      "너희들 형제냐?"고 묻는거예요.아니라고 하자 키득거리면서 자기들끼리
      웃고 아주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웃더라고요.그때저는 왜 그 언니들이
      그렇게 웃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그 오빠격인 남자아이가 저를 보호자처럼 보호해 주었어요.
      저는 너무 좋았어요.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그 남자 아이와
      할아버지댁을 향해 가는데,이게 어떻게 된일 입니까?
      아버지께서 길에서 기다리고 계셨지요.
      버드나무가지를 손에 들고 말도 안하고 할아버지댁으로 갔다는것을
      그 옆집 사는 아이한테 듣고는 바로 아버지께서 쫒아 오신거지요.
      종아리를 맞고 서 있었는데,그 남자이이는 쏜살같이 도망을 갔지요.
      제가 생일이 늦어요 그러니까 만4세때 일입니다.
      그래서 그남자아이와는그날로 끝났지요.ㅎ

    • 숲지기2016.03.24 16:44

      어머나,,,,,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주 어린 꼬마 나이에 그렇게 늠름한 연인을 가지셨던 것과
      또 그걸 다 생생히 기억하신다니요!!

      부럽습니닿 ㅎㅎ


      저는 이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습니다.
      얼마전에는 서산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지요.

      뵐수록 신비로운 분이셔요 푸른하늘님은요. ㅎ

    • 푸른하늘2016.03.24 17:11 신고

      ' 이리'라는곳을 지금은 '익산'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전주에서 기차로 30분 떨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 숲지기2016.03.24 17:14

      혹시, 그 남자아이셨던 분, 이름을 기억하시는지요? 여기 적지는 마시고요..ㅎ
      그때 그렇게 조숙(?)하셨던 분들이시니, 아마 매우매우 명석한 분으로 성장하셨을 거예요.

    • 푸른하늘2016.03.24 17:29 신고

      이름도,성도 몰라요.
      나중에 우리집 옆집에 살던 다른사촌이 제가 사는 서울집에 찾아 왔었지요.
      제 친정엄마가 안된다하시데요.

      초등학교를서울서 다녔지만 방학때 시골할아버지댁에 매해 갔었지요.
      그리고 제가 살던 뒷집에 살던여자친구만나러 이리에는매번가서 만났지요.
      그여자친구와는 지금도 친구입니다.
      여자친구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지요.
      그남자사촌이 저희집에 찾아오기 시작했을때는 저는여학생이었고요.
      서울서 법대다니더라고요.
      그후 몇번 찾아 왔는데,저희는 미국에 와서 더 모르지요.

    • 숲지기2016.03.25 22:05

      수소문을 하면 알 수 있지만 곧이 찾지 않으신다고,
      그렇게 이해를 하겠습니다.

      소중한 추억담에
      감동과 부러움을 함께 느꼈습니다.

      아ㅡ, 그리고 조금 전에 애탕쑥? 애쑥탕? 잘 배웠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만들어 먹을까 생각합니다.

      봄나물도 누구 같이 먹을 사람만 있다면
      날마다 뜯으러 다니지 싶은데,
      아쉽지요 ㅎㅎ

      흑림엔 고사리가 지천이지요.
      저도 한 15년쯤 전에 어떤 한국분꼐 배워서 꺾어봤는데,
      처치곤란이라서 그 이후엔 한번도 꺾지 않았습니다.

  • Chris2021.11.29 16:44 신고

    한국 사람들 보다 감정 표현이 참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우리는 뭔가 감추려는 듯한 느낌이 나는데, 그래서 조금 어색해 보이고.
    감정을 폭발 시키는 것은 위험하지만 정제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흘려내는 것은 참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것도 훈련이 필요할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늦었나?

    답글
    • 숲지기2021.11.30 22:13

      함부르크 세미나 갔을 때 찍은 사진이군요.
      저 때만해도 세상은 희망이 있었죠 ㅠㅠ
      살다보면 극적인 순간이 오지 않을까요 크리스님?

      너무 늦지 않으셨고요,
      연습 따로 안 하셔도 되실 겁니다요 하하



    • Chris2021.11.30 23:49 신고

      저는 요즘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소질을 타고났다해도,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시작하면 빨리, 더 깊게 발전한다는 것뿐, 그마저 하지 않으면 개발되지 않는다는 것.
      감정이나 인성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하지 않으면 어느날 뿅~가는 사랑은 그저 기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사랑해보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마음속에 있는 사랑의 씨앗이 싹트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요즘 사물놀이, 난타를 배우고 있는데
      거울로 보는 내 모습이 영 어색하고 뻣뻣합니다. 치는 순서는 잘외워서 치는데 멋과 맛이 없어요, 내가봐도.
      흥을 싣는 연습이 부족했던가 봅니다.
      앞으로 흥, 흥 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비밀댓글]

    • 숲지기2022.08.10 00:55

      어머나, 이런 멋진 댓글을 이제서야 보다니요!!
      본문 속으로 넣습니다 크리스님
      이삿짐에 들어갈 수 있도록요.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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