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흑림에서 띄우는 초하룻날 시편지/오월입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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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에서 띄우는 초하룻날 시편지/오월입니다.

숲 지기 2016. 4. 30. 01:57

오월입니다.

 

 

 

 

 

 

드디어 오월입니다.

 

먼저 이 달의 시로 

<맨드라미/유흥준>, <명자꽃 우체국/송재학>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이맘 때만 되면 귓가에 늘 맴도는 노래가 있습니다. 

슈만의 음악적 감성으로 해석한 하이네의 시<아름다운 오월에>가 그것인데,

놓치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편지의 끝에 클릭주소와 가사를 첨부하겠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오월을 보내십시오.

 

 

 

 

 

 

 

 

 

맨드라미

/유홍준

 

 

여섯 살이었다 꽃이 예뻐

꽃이 좋아 장독대 옆 맨드라미 꽃밭에 가서 놀았다

볏 붉은 맨드라미 잡고 흔들어 댔다

눈이 부셔 눈이

아파 눈이

자꾸만 눈을 비볐다

밤 꼴깍 지새우고 병원에 갔다

돋보기 쓴 의사 양반 눈 크게 뜨고 내 눈 속에서

티끌만한 맨드라미 씨를 찾아냈다

비빈 맨드라미 씨

밤새 비빈 맨드라미 씨

벌써 하얗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했다

내 눈 속에 빨간 꽃을 피우고 있다고 했다

어떤 꽃은 한 번 피우면 평생 지지 않는다고 했다

 

 

 

 

 

 

 

 

 

 

 

명자나무 우체국 

/송재학

 

 

올해도 어김없이 편지를 받았다

봉투 속에 고요히 접힌 다섯 장의 붉은 태지(苔紙)도 여전하다

 

화두(花頭문자로 씌어진 편지를 읽으려면

예의 붉은별무늬병의 가시를 조심해야 하지만

장미과의 꽃나무를 그냥 지나칠 순 없다.

느리고 쉼없이 편지를 전해주는 건

역시 키작은 명자나무 우체국,

그 우체국장 아가씨의 단내 나는 입냄새와 함께

명자나무 꽃을 석삼년째 기다리노라면,

피돌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가미로 숨쉬니까

떨림과 수줍음이란 이렇듯 붉그스레한 투명으로부터 시작된다

명자나무 앞 웅덩이에 낮달이 머물면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종종걸음은 우표를 찍어낸다

우체통이 반듯한 붉은색이듯

단층 우체국의 적벽돌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

 

연금술을 믿으니까

명자나무 우체국의 장기 저축 상품을 사러간다   

 

 

 

 

 

 

 

 

 

 

 

 

 

여기서부턴 저희 동네, 오월의 잔디밭 풍경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AwZFrb-mt8I 

 

01.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onen Monat Mai)

02. 나의 눈물에서 꽃이 피어나와 (Aus meinen Tranen spriessen) 03.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 (Die Rose, die Lilie, die Taube, die Sonne) 04.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Wenn ich in deine Augen seh') 05. 나의 마음을 적시리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1. Im wunderschonen Monat Mai Im wunderschonen Monat Mai, Als alle Knospen sprangen, Da ist in meinem Herzen Die Liebe aufgegangen Im wunderschonen Monat Mai, Als alle Vogel sangen, Da hab' ich ihr gestanden Mein Sehnen und Verlangen

1. 아름다운 오월에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들이 피어났을 때

내 마음속에도

사랑의 꽃이 피어났네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이 노래할 때

나도 그 사람에게 고백했네

내 그리움과 갈망을

 
  • 늘푸른하늘처럼2016.04.29 1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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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 푸른하늘2016.04.30 00:02 신고

    고운시 올려 놓으시고 5월을 찬양하시고 계시네요.
    어째 미국보다 독일의 평화로운 푸른숲과 연두색 잔디가 더 예뻐보입니다.
    미동부에는사슴때문에 틱이 많아서 저렇게
    잔디밭에 눕기가 편하지 만은 않습니다.


    5월에 피는 꽃으로 라일락과 보라색 등꽃과 오동나무꽃과
    찔레꽃과 아카시아꽃이 있지요.
    5월에 피는 꽃이 종류가 더 많지요?
    클로바꽃도 잔디위에 필때가 5월이지요.

    5월에 설레임으로 사랑을 품은 사람들에게는
    세상 꽃들이 다 자기 마음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을 하겠지요.
    그 꽃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어서요.^^

    답글
    • 숲지기2016.04.30 00:36

      어머나.... 푸른하늘님 덕분에 <사랑초>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박태기>를 알게 되었고요.

      주변에 늘 꽃을 두고 계시는 푸른하늘님께서도
      오월의 꽃들을 종류별로 나열하시는군요.
      오동나무꽃, 어릴 때 보고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던 꽃입니다.
      보라색과 흰색이 묘하게 섞인
      트럼펫 모양의 예쁜 꽃으로 기억합니다.

      오동나무잎은 부드러운 솜털이 나서 만지면 포근하고
      비올 땐 우산으로 썼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잔디를 모르니, 비교할 수 없지만,
      사진의 저 잔디밭은 날만 화창하면 일광욕을 즐기기에 아주 좋습니다.
      물론 저도 자주 이용합니다..ㅎ

      푸른하늘님 덕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어 하는 "
      오월의 꽃이 더 예뻐 보입니다.


    • 푸른하늘2016.04.30 01:01 신고

      풀쟁이 숲쟁이님 본인을 모르시나요?
      누군가를 마음에 품으신것 같습니다^^*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고 합니다.
      기회가 올때, 흘려 보내면 후회하게 됩니다~

    • 숲지기2016.04.30 17:54

      주신 명언에 감동하고,
      뜨끔도 하고 그랬습니다.

      아직 남은 과제가 있으니
      여전히 저는 아직 인격'도 없습니다.

      곧, 사람답게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요...ㅎ

  • 노루2017.03.24 23:19 신고

    맨 아래 하이네의 저 시 영역본을 번역해본 적이 있는데
    (제 블로그 포스트 " 번역시에 대해: 하이네의 시 한 편"),
    직접 원문을 번역하신 걸 읽어보게 되니 반갑네요.

    영어에다 독일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또는 러시아어
    중 하나는 더 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그런 이들이 부럽고요. ㅎ

    푸쉬킨의 '예브게니(유진) 오네킨' 영역본을 놓고
    Nabokov(번역자) 와 Edmund Wilson 이 절친한 친구에서
    원수로 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러시아어를 아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었으면 좀 물어봤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답글
    • 숲지기2017.03.24 23:34

      반갑습니다 노루님.
      아직 오월은 아니지만 저는 매년 오월엔 저 노래 < Im wunderschonen Monat Mai>를 입에 달고 삽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피어나는 잎을 보거나 하면서 말이지요.

      저도 영어를 아주 잘 한다면 원서를 술술 읽을텐데......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어릴 때 고전읽기에서 모두 번역서로 읽었는데 그걸 원어로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좀 커서는 비평번역서를 읽다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몰라서 책을 덮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번역가들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작품들 많이 소개해 주십시오 노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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