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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오월 바람이 실어다 준 외마디사람일까?귀를 기울여보니 찌륵새가 묻고고목 아카시아꽃들이 느낌표 묶음으로 답하고 있네열린 창으로 들어와 세력을 키운 햇살 콩알 여러 개를 뭉친 듯한 크기의 돌 몇 개를 비추니 화산돌 작은 구멍에 말랑말랑한 울음이 그림자처럼 숨어든다. 한라산 중턱 어느 계곡에서 얻어왔는데모두 두고올 걸 그랬나.그 날은 산벚꽃이 칡넝쿨에 함부로 엉겨 피었고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를 찾아발바닥이 아프도록 그 숲을 걸었다.세상의 가지들이 제 살을 열어 봄잎을 내보내고 있던 때. 여기 이 먼나라 숲집에서딱 한시간 반만 한라의 숲에서 살기로 하고 자명종을 켜 두었다 오월 두번 째 토요일 오후에.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콘클라베에서 새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상징적으로 알리고 있다. 카톨릭 신자가 아님에도 퇴근 중 라디오에서 알려준 '새 교황이 선출된 듯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속보에 조용한 흥분이 일었다.희소식이 드물었던 요즘이어서 더 기뻤나 보다.그 어느 때보다 초인적인 사랑이 필요한 이 지구촌에 새 교황이 탄생한 것이다. 새 교황 레오 14세, 미국 시카고 출신의 1955년생 교황은 바티칸 시국의 수장인 동시에 전세계 카톨릭을 대표한다.얼마 전 선종한 프란체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미국 시카고 출신의 미국 카르딘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가 콘클라베에서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바티칸의 주교부에서 지금까지 지휘를 해온 새 교황은 교회의 개..

독일 어느 동네 한복판에 세워진 오월의 나무* 지금은 어떤 음악 속에 / 문태준오늘은 밝고 고요한 흰 빛이 내리시니화분에 물을 부어주고멀리 가 있는 딸의 빈방을 들여다본다일곱살 딸이 작은 방에서피아노 건반을 누르고 있다그래, 지금은 어떤 음악 속에 있다뒷숲에는 잎들이 지고거실에는 어제의 식구들이 수런거리고탁자 위 돌, 조개껍질, 인형은 눈을 감고나는 씌어지지 않은 백지를,백지의 빛을 책상 위에 가만히 펼친다문장이 백지 위에 어리고 움직인다희미하고 물렁물렁한 감정을 갖고서내 옆에는 한 컵의 투명한 물이 있고그 옆에는 허물어진 그림자가 있고노랗게 익은 모과는 향기를 풀어내고때때로 떨어진 잎들의 흐느낌이 들려온다누군가 문밖에서 나를 불러흰 빛 속에 잠시 나를 들어올린다- '아침은 생각한다' 창비 202..

시차때문도 있었지만 밤을 꼬박 새운 새벽,남들은 일출을 보려 한다 하지만나는 저 잘 생긴 한라가 보고 싶었다.새벽 어둠을 헤치고 아주 작은 섬다리를 건넜고저렇게바다와 섬이 함께 한 장면을 눈에 담았다. 해수면이 내려갔는지,떠오른 암석 움푹한 곳에 바닷물이 고였다.저 작은 바다연못에도 하늘이 내려앉아하늘보다 더한 하늘빛을 내고 있다. 뱃고동,바닷물,바닷새의 소리가 자신들만의 존재를 알리듯공간을 꽉꽉 채우던 순간이다. 꼬마섬을 한바퀴 돌고나니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묵직한 아침 산도 세수를 끝낸 모습이다. 입도 손도 꽁꽁 얼어서 서귀포 벚꽃의 수려함이 흔들렸다. 몹시 죄송하다. 립싱크 - 노래는 입술을 기억하고 / 고영민 이 노래가 어떻게내 입술에 왔을까입에 붙은 노래..

만월 滿月 단청丹靑/정일근산은 하늘 주인이 내려와 사는 천황산인데남루하여 새 단청 입지 못하는 산절이 있다사월 보름달 새벽에 찾아오시면, 절은벌떡 일어나 제 남루한 알몸 천천히 돌려 가며한 홉 한 작 남김없이 꼼꼼하게 색을 받는다 달빛이 비단 금비단을 짜서 툭, 던져 놓고어허 꽃이로다 꽃! 제 이마 탁, 치는 밤에우주의 별이 일제히 눈을 감는다 천하절색이라는 말 이 절색에서 나왔으리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만월의 단청불사인데달이 돌아가실 때 절이 오체투지로 올리는 사례는만개한 때죽나무 꽃내음이 전부다. 또 다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최영미불꺼진 방마다 머뭇거리며, 거울은 주름살 새로 만들고멀리 있어도 비릿한, 냄새를 맡는다기지개 켜는 정충들 발아하는 새싹의 비명무덤가의 흙들도 어깨 들썩..

런던의 소더비에 최종 낙찰된 3개의 미술작품이 화제다.지정학적으로 유럽에 속하지만 브렉시트* 후 더이상 유럽 연합에는 속하지 않는 나라가 영국,EU에서 탈퇴하며 정치 경제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그림 경매시장에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그러한 저변 이야기에는 굳이 생략하고,다양한 자구책과 시도 가운데 낙찰된 3편의 고가 그림들은 모셔왔다.이번 행사 제목은 „Modern & Contemporary Art Evening Sale“. 745만 파운드에 낙찰된 나라 요시토모(Yoshitomo Nara)의 2005년작 "Cosmic Eyes (in the Milky Lake)"화가 요시모토는 만화 캐릭터 '엥그리 걸'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59년 생 일본인 화가.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조..

숲에서 푸른 꽃 벌판을 만날 때마다 친구 이네스는"아, 저기 봐, 푸른 카펫(Blaue Teppich)! " 이라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가까이서 보면 그리 촘촘하지 않지만 원거리에선 연푸른 카펫이 고목 밑둥치들에 펼쳐져 있다. 서로 너무 바쁜 우리는목련이 피는 봄 산책을 연례 행사처럼 하기로 했고,지난 연말부터 날짜를 조정하여 지난 주말 드디어 만났더랬다. 이제 막 문을 연 봄, 그 속에 있어도 봄이 그립듯,친구와 대화를 하면서도 친구가 그리운 날. 작은 크로쿠스, 그보다 더 작은 푸른 별꽃잎이 피어나는 그 사이사이를 누비며 우리는 무슨 이야기든 하며 쏘다녔다. 목련을 보러 갔더니글쎄, 단 한 송이도 꽃잎을 열지 않았다.여전히 밤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입을 꼭 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