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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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한포기생명

이 오디들을 어찌할꼬

숲 지기 2019. 6. 13. 00:11

 

 

내 유년의 튼실한 기억 가지에

언제나 풍성한 잎을 달고 있는 뽕나무,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텃밭에 뽕나무를 심었었다.

 

초고속 성장을 하던 뽕나무네 몇년 전부터는

사진의 풍경처럼 오디까지 주렁주렁 달리네.

하긴 요즘 누가 뽕잎때문에 뽕나무를 키울까마는. 

 

 

 

 

세상에는 세월따라 변한 게 참 많지만,

뽕나무의 오디만큼은 그때 그대로이다.

입 주변이 시꺼멓도록 따먹던

그 보리밭의 오디,

그 맛이다.

 

 

 

 

그런데 요 며칠 비바람을 맞더니

익은 오디들이 잔디밭에 수북하니 떨어져 있다.

저 오디들을 혼자서 다 먹을 수가 없어서

사다리를 세우고 땄다.

작년에도 같은 생각에, 같은 방법으로 따서 말려 두었는데,

올해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말린 오디로 뭘 한다고 했지?

아참 국수를, 오디국수를 만들까 생각했었지.

오디의 보라색 국수를 상상해 본다.

그리운 국수.

 

그 다음엔

오디떡?

오디케잌?

 

 

 

 

 

소중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어선지,  

검은 오디알만 보아도 군침이 돈다.

 

 

 

 

 

 

 

저 오디들이 굵어지고 검게 다 익자면 적어도 3주는 걸린다.

그러니까 앞으로 3주 동안은 저 오디들과 더불어 잘 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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