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양귀비, 종이치마 구긴 차림에도 감추지 못한 절세미 본문

촌부일기/한포기생명

양귀비, 종이치마 구긴 차림에도 감추지 못한 절세미

숲 지기 2019. 6. 7. 00:11

 

 

 

 

 

 

 

 

몰래 잠깐 피고마는지, 땅 위에 떨군 꽃잎을 볼 뿐이었는데

오늘은 용케도 완연한 꽃을 만났다.

손아귀에 넣고 함부로(?) 구겼던 원고마감 직전의 그 폐지들 모양 같은 꽃,

종이가 아니고 폐지는 더더욱 아닌......

 

양귀비를 알아보았던 이가 당현종이었던가 당태종이었던가???

만지면 부서질 게 뻔한

꽃인 듯한 여인.  

 

 

 

 

 

 

 

 

 

 

 

 

 

 

 

 

 

 

 

 

얼굴이 창백하여 유독 마음이 가는 꽃, 둥글게 피었던 얇은 꽃잎들이 금세 떨어졌는지 딱 두 잎만 남았다.

 

 

 

 

 

 

들양귀비 가운데 꽃의 가장자리에 흰 테두리가 그려졌다. 붉은 빛이 바랜 듯, 일부러 그려 넣은 듯 멋스럽다.

 

 

 

 

 

 

 

돌연변이가 확실하다.

이런 꽃씨를 뿌린 적도 없고, 작년 꽃들도 이런 모습을 한 적이 없었다.

뒷 배경은 토마토들, 그러니까 토마토밭.

아니다, 양귀밭에 토마토를 심었다는 게 더 맞다.

 

 

 

 

 

 

작년에 융숭하던 흰 양귀비가 올핸 딱 한 송이가 피었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 더 많은 흰양귀비가 피어날 것 같아.

 

 

 

 

 

 

  • 이쁜준서2019.06.06 23:49 신고

    하하 딱 우습게 표현한다면,
    이렇게 대 놓고 양귀비꽃을 소개 하신다면 꽃양귀비 같고,
    첫번째 사진의 양귀비꽃은 꽃양귀비와 닮았기보다는 진짜 양귀비꽃과 닮았고,
    돌연변이라 하시는 양귀비는 잎이 재래종 상추 잎을 닮은 듯합니다.

    친구의 고향에서는 친구가 어려서부터 진짜 양귀비를 상추밭에 심어서
    그 잎을 따 상추쌈에 한 잎씩 넣어 먹었다 합니다.
    밤에 잠이 잘 온다고 그리 했다는데, 지금은 단속으로 심지 못한다 했습니다.
    [비밀댓글]

    답글
    • 숲지기2019.06.07 01:15

      제 밭의 진짜 양귀비 이파리는 회색과 녹색이 섞인 회녹색입니다.
      아마도 이 식물이 마약 재료가 될 것으로 압니다.
      오늘 오후에 밭에서 창백한 빛깔의 이 마약 양귀비꽃이 여러 개 피어있었습니다. 어찌하여 제 밭에까지 씨가 날아왔는지 알 수 없지만 매년 싹이 납니다.
      선입견 없이 그냥 꽃으로 대할까 합니다.
      우리나란 단속을 하는군요.
      이곳에서도 그럴지도 모릅니다.
      참이 잘 오는 상추쌈 ㅎㅎ
      저는 먹지는 않을 겁니다 아무리 반찬이 없더라도 말입니다요 ㅎ [비밀댓글]

    • 이쁜준서2019.06.07 03:33 신고

      저는 붉은 색과 저렇게 겹꽃으로 핀 것만 보아서,
      흰색도 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혼자서 꽃이 피고, 씨앗 떨어지고, 그 이듬해 다시 새싹이 나고,
      제 느낌으로는 이러니 양귀비에 견줄만한 꽃이구나 싶었어요.
      맞습니다. 잎이 회녹색이고, 상추 뒷면에 생기는 그런 벌레가
      긴듯하고 그 속에 약간 도톰한 것이 벌레 알인지? 자신이 벌레인지?
      그랬습니다. [비밀댓글]

    • 숲지기2019.06.07 13:14

      순수함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게 순백의 꽃인데, 흰색 양귀비가 그렇습니다.
      작년 포스팅 어딘가에 있지 싶은데, 찾으면 보여드리고
      또 올해 더 피면 올려드리겠습니다.

      요 아래, 저 처럼 독일에 사시는
      양귀비를 아주 좋아하는 음악인께서는
      혹시 아편일까봐 씨앗주머니에 흠집을 내보았다고 하시네요.
      글쎄요, 보긴 제 것들도 진짜 아편재료인데
      한번 해볼까도 싶습니다 ㅎㅎ [비밀댓글]

  • 사슴시녀2019.06.07 09:06 신고

    옴마나! 심은적 없다시는 4번째 사진 양귀비가 제 텃밭에
    해마다 암청나와서 예쁘지만 다른작물 심을 준비를
    해둔곳이라서 몇개 남겨두곤 모조리 뽑아 버리던 그양귀비
    닮았네요!??
    전 양귀비 씨앗은 보내지 않았는데?
    뭍어 간걸까요????

    답글
    • 숲지기2019.06.07 13:18

      요즘 독일은, 한국도 그럴지 모르지만요
      아우토반이나 시내 도롯가 곳곳에 저 들양귀비가 많이 피었습니다.
      아주 잠깐 눈으로 스치지만 기분이 좋아집니다.

      심은 적이 없는 저 양귀비가 그러면 사슴님으로부터요?
      하하 이미 이른 봄에 밭에 처음 갔을 때부터 이미 자라 있었으니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사슴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믿으니
      더 예쁩니다.

  • snooker2019.06.07 09:50 신고

    현종 현종 현종입네당현종...
    후궁 겸 며느리... 우헤헤
    미국엔 이런 일 뭐 흔하더만요.

    답글
    • 숲지기2019.06.07 13:21

      미국에요?
      요전 프랑스 국모이야긴 줄 알았습니다만ㅋ

      당현종인 줄 3초 후에 알았지만 구찬나서 관뒀습니다.

  • snooker2019.06.07 09:52 신고

    구겨진 꽃은 진짜 종이 같습니다.
    우짜면 조러코롬 크리스마스 꾸러미 풀어서 구긴 포장지 같다냐...

    절묘한 거 잘 찍으셨음매.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다 필 무렵이면 중국 비단 같아지지라.

    답글
    • 숲지기2019.06.07 13:24

      다 핀 꽃은 비단같군요.
      양귀비격이니 땅바닥에 떨어져도 비단은 되어야겠지요.
      컴 글씨를 쓰는 요즘은 원고지보단 포장지를 더 구기지 싶네요.
      칸토르님 소설신작 언제 나옵니까?

    • snooker2019.06.07 19:42 신고

      원래는 재작년에 나왔어야 했는데,
      출판사 사장이랑 대판 싸워서 아직 결정이 안 됐습니다.
      잡지 연재를 하던 중 말도 안되는 '문장 바꿔치기',
      '마치 자기가 작성한 글인양 이미지 흐리기' 등등으로 절교했어요.
      내년 쯤 계간문학지 사장과 인터뷰하려 합니다. [비밀댓글]

    • 숲지기2019.06.08 10:40

      잡지글 교정, 압니다.
      어떤 글은 반드시 손을 대야만 하는 게 있고
      어떤 글은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게 있지요.
      칸토르쌤은 후자에 속하는데, 그걸 담당자가 몰랐군요.
      잘 하셨습니다.
      그들도 댓가(명작가를 잃는)를 치루겠지만
      할말 하고 잡지사장도 교육시키는 우리 칸토르쌤 멋지십니다.
      [비밀댓글]

  • snooker2019.06.07 09:57 신고

    돌연변이 같은 양귀비 아름답습니다.
    저런 겹꽃 양귀비는 본 적이 없어요.

    열매가 생길 무렵 긁어 보세요.
    진이 나오면 모르피움 들었을 겁니다.
    독일에서 팔리는 양귀비는 모조리 약성분 제거한 거지만,
    다른 곳에서 건너온 거라면 제거가 안 됐을 수도...

    우리집에도 Schlafmohn 많은데, 진액이 전혀 안 나와요.
    그래도 호기심에 매년 긁어보긴 합니다.^^

    답글
    • 숲지기2019.06.07 13:26

      저에겐 창백한 색의 양귀비가 딱 그것입니다.
      긁을 줄을 몰라서 확인은 안 했지만
      이웃들도 그렇다 하고요
      저는 씨를 뿌리지 않지만 해마다 포기수가 조금씩 느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제 텃밭에 마약수사대가 출동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 snooker2019.06.07 19:45 신고

      맞아요, 창백한 분홍색 양귀비... 홑양귀비죠.
      이파리는 넓고 털 없이 매끈하고 회색빛이 도는...
      그 이파리 생채나 쌈으로 먹습니다.

    • 숲지기2019.06.08 10:45

      양귀비를 먹진 않을 겁니다 그 이름때문에라도 말이죠.
      저는 창백한 양귀비를 보면 애처롭습니다.
      술에 취해서 고주망태 창백한 디오니소스가 연상되고요.
      술과 마약은 사촌 쯤 되니까요.

  • snooker2019.06.07 09:59 신고

    양귀비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스누커였습니당태종~! ㅎㅎ

    답글
    • 숲지기2019.06.07 13:28

      슈누커님께서 중국사람이 아니신 게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요 하하

  • style esther2019.06.07 15:36 신고

    첫 번째 사진 양귀비는 정말 종이로 만든 것 처럼 보여요^^
    쿠킹용 기름종이 같은 느낌..

    저희동네 가로수를 따라 줄줄이 두 번째 사진같은 양귀비들이
    봄마다 피어납니다. 언젠가 한 번 심었나본데 지금은 해마다 불규칙하게
    여기저기 조금씩..^^+

    답글
    • 숲지기2019.06.08 10:47

      토쿄에도 양귀비가 피어나는 군요.
      그 풍경이 무척 궁금합니다.

      기름종이를 저도 애용하는데 구긴 경험은 없습니다.
      한번 마음먹고 구겨봐야겠습니다 ㅎㅎ

  • 파란편지2019.06.07 16:32 신고

    우리 아버지는 양귀비를 몰래 가꾸었습니다.
    많이는 아니고 몇 포기.
    콩인지 뭔지를 가꾸는 그 밭 어느 곳에 심어 놓고
    제가 배가 아프다고 할 때, 이가 아프다고 할 때, 또 어디가 아프다고 할 때......
    그 양귀비잎을 따다가 밥에 넣어 먹게 했습니다.
    아무 말없이 그렇게 하고 들로 나갔고
    그러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언제 그랬느냐는 듯 놀았습니다.
    덧붙이면,
    나중에 보니까 십리 밖에 병원이 있긴 했는데
    그 시원찮은 병원의 의사는 우리 같은 아이를 치료해주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말하자면 아무나 드나드는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 아니어도 할 일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양귀비는 그래서 참 좋은, 아름다운, 예쁜 꽃입니다.
    아무에게나 예쁘게 보이는 꽃입니다.
    그래서 양귀비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9.06.08 10:58

      와우,,,, 그런 일이, 그러니까 그 뭡니까....
      갑자기 단어가 생각나질 않습니다.
      몸의 통증을 저 양귀비로 다스리셨다는 말씀이신.....
      누가 그런 댓글을 쓰셔서 '설마'라고 여겼는데
      교장선생님 말씀하시니 ......

      집안 대대로 전통 의학에 밝았습니다.
      사촌오라버닌 공부를 했는데
      어릴 때 그네타다가 떨어져서 찢어졌던 두피와 여타 몇 곳도 오빠가 꿰맸습니다.
      (이야기가 딴 데로 샜습니다)

      어릴 땐 양귀비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런 꽃이 있다는 것 정도만 배웠고요.
      꽃이 예뻐서 교장선생님도 들양귀비 한포기는 앞으로 키우실 것 같습니다.

  • joachim2019.06.07 22:04 신고

    (1) Alle Menschen sind vor dem Gesetz gleich.
    (2) Männer und Frauen sind gleichberechtigt. Der Staat fördert die tatsächliche Durchsetzung der Gleichberechtigung von Frauen und Männern und wirkt auf die Beseitigung bestehender Nachteile hin.
    Bis 1953 durften in Deutschland Frauen ohne die Zustimmung ihres Ehemanns kein eigenes Bankkonto eroeffnen.

    답글
  • joachim2019.06.07 22:05 신고

    Fortsetzung:Bis 1969 konnte der Ehemann ein Dienstverhaeltnis seiner Ehefrau fristlos kuendigen, hatte formell das alleinige Bestimmungsrecht inne und verwaltete sogar den Lohn seiner arbeitenden Frau.

    답글
  • joachim2019.06.07 22:06 신고

    Fortsetzung: Bis 1977 galt noch §1356 BGB: "Die Frau fuehrt den Haushalt in eigener Verantwortung. Sie ist berechtigt erwerbstaetig zu sein, soweit dies mit ihren Pflichten in Ehe und Familie vereinbar ist."

    답글
  • joachim2019.06.07 22:07 신고

    Fortsetzung: Und heute versuchen die Reaktionaere eiin rollback!!! Trotzdem schoene Pfingsten.

    답글
    • 숲지기2019.06.08 11:12

      Es geht um die Wirtschaft der Familie einer verheirateten Frau.
      Ich wusste bei dieser Gelegenheit, wie minderwertig Frauen in der Vergangenheit in Deutschland waren.

      Aber ich weiß nicht, warum du diese Tatsache in meinem Block diktiert hast

    • 숲지기2019.06.08 11:24

      Ich wuensche dir ein gesundes Pfingstwochenende.

  • 김영래2019.06.08 23:05 신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것 같은 아침입니다
    우산 준비하시고
    아름다운 수채화 꽃길되세요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답글
    • 숲지기2019.06.09 12:07

      그러게요 날씨 변동이 많습니다.
      오순절 휴일을 즐기는 중입니다.
      고맙습니다.

  • 산울림2019.06.09 00:52 신고

    순박한 이름 뒤에
    메밀꽃같은 서정이깔린 작가님
    아름다운 풍경에 힐링하면서
    피로를 잊고갑니다

    답글
    • 숲지기2019.06.09 12:08

      숲이라는 도서관을 좋아합니다.
      마음과 눈을 이롭게 하니까요.
      감사드립니다.

  • 사랑2019.06.09 01:49 신고

    숲지기님~
    안녕하세요
    양귀비 아름답고 멋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건강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주일 되세요

    답글
    • 숲지기2019.06.09 12:11

      오늘 오순절이 특별하실 것 같습니다.
      땅의 기운와 함께 때 맞춰 바람이 불고 비오고 하네요.
      사랑님께도 의미있는 나날이 되시길 빌겠습니다.

  • joachim2019.06.09 22:14 신고

    Warum?? weil mich die politische Entwicklung in unserem Land beaengstigt. Und Frauen trotz Grundgesetz immer noch benachteiligt werden. Es einen zunehmenden Rassismus in unserer Gesellschaft gibt.

    답글
  • 하이키스닷컴2019.06.11 07:32 신고

    우리아들이 종이접기한것처럼 그래도 이쁘네요

    답글
    • 숲지기2019.06.11 16:04

      아드님께서 아빠와 종이접기를 ...ㅎ그림이 그려집니다.

      꽃은 종이보다 더 여리고 얇습니다.
      손가락으로 잡으면 그대로 으스러질 만큼요.

  • 진대포2019.06.11 17:17 신고

    사방을 둘어봐도
    wonderful!!
    양귀비 하면.그보다 멋진꽃도 없지
    (nice never flower)

    답글
    • 숲지기2019.06.12 13:42

      옳으신 말씀!
      지금은 그야말로 양귀비의 계절이지요.

  • 安喩齋2019.06.12 15:16 신고

    돌연변이 양귀비는 진짜 마약 만드는 양귀비 같네요.

    답글
    • 숲지기2019.06.14 16:40

      써 주신 댓글보고 진짜로 긁어보았습니다.
      결과가 어찌되었는지,
      여기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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