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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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이슈·외부 글

당신도 그거 알아?

숲 지기 2019. 6. 20. 00:11

 

당신도 그거 알아?

/헤르만 헤세

 

당신도 그거 알아,

가끔씩 있잖아

기분이 상기된 왁자지껄한 파티 그 한 복판에서

불현듯 말문을 닫고
그곳으로부터 줄행랑쳐야만 하는 걸?

 

불면의 침상에서

갑작스레 업습한 향수병처럼

의욕과 웃음이 연기처럼 사라지면

마냥 울겠지 하염없이,

당신도 그거 알아?

 

 

 

 

 

 

 

Kennst du das auch? 

/Hermann Hesse

  
 Kennst du das auch,
daß manches mal
 Inmitten einer lauten Lust,
 Bei einem Fest,
in einem frohen Saal,
 Du plötzlich schweigen und
hinweggehen mußt?
 
 Dann legst du dich aufs Lager ohne Schlaf
 Wie Einer,
den plötzlich Heimweh traf;
 Lust und Gelächter ist verstiebt wie Rauch,
 Du weinst, ohne Halt -
Kennst du das auch?

 

 

.......

 

....어젠 우연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헤세와 청기사 그룹 화가 가브리엘레 뮌터가 같은 해에 태어났고 또 같은 해에 사망하였다는 거.

(1877-1962)

둘은 서로 모르고 살았지 싶다.

한국어를 주로 쓰는 내 조그만 블로그에서나마 두 사람의 이름이 조우한 것을 알게 된다면 

놀라겠지 ㅎㅎ

 

헤세의 윗시를 동갑나기 뮌터가 읽었다면 조금은 위로를 받았을테고

둘 사이에 공통분모로 놓인 '그림'에 관한 이야긴

글쎄 별로 하지 않았을 것 같아 내 생각엔......

 

 

...문장 하나를 두고

'너도 그거 아니?'

'당신도 그것을 아세요?'

'그대도 그것을 아시나요?' 가운데 무엇으로 쓸까 고민하였다.

헤세가 썼던 원문은

'Kennst du das auch?'

직역을 하면

'너도 그것을 알고 있니? '이다.

 

 

... 간만에 독서를 하였는데 헤세의 단편 '시인(Der Dichter)'였다.

소설은 헤세가 35세 되던 해 즈음에 발표되었다.

고국인 독일에서의 어두운 일상을 접고 이웃나라 스위스로 거처를 옮길 즈음이었다.

그때 그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얼마나 힘든 상황에 있었는지 아는 고로,같은

시기에 집필했던 이 단편의 내용이 예사롭지 않다.

 

시작이 동화의 그것처럼 '옛날 한 옛날에~'비슷하고,

특히나 주인공 한폭(Hanfook)의 이미지에 두보나 이백의 얼굴이 겹쳐보이기도 하였다.

혹 누군가 이 글을 읽고 헤세의 단편을 손에 든다면 

나의 짧은 사견에는 귀 기울이지 마시라. 

  • 노루2019.06.19 18:38 신고

    시도 수수하니 좋고 번역이, 독일어를
    못 읽지만,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둘째 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마 덜 감상적이어서 .... 아무튼 헤세를
    좋아했던, 내가 좋아했던 H가 생각나요.

    답글
    • 숲지기2019.06.22 00:22

      헤세가 있고,
      그를 좋아하던 분을
      노루님께서 지금 회상하십니다.

      텃치가 훤히 드러나는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  
  • 파란편지2019.06.21 16:10 신고

    멋진 주선이라고 할까 하다가
    "저도 2012년에 카프카와 샤갈이 만나는 장면을 상상해보았습니다."하기로 했습니다.
    몇 자만 빼고 옮기면 이렇습니다.

    카프카와 샤갈이 잠시 만나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디서?" 하면 이 사무실 건물 1층 커피숍입니다. 카프카의 장편(掌編)
    소설「회랑 관람석에서」를 읽다가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카프카는 1883~1924, 체코 , 샤갈은 1887~1985, 러시아
    태생입니다.

    카프카는 자신이 샤갈보다 4년이나 먼저 태어났으니까 당연히 '형님'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할 텐데, 그러면 카프카보다 61년이나 더 살게 되는 샤갈은
    뭐라고 할지……

    당신들을 초청한 내가(파란편지가) 저녁 식사값과 커피값을 낼 테니까 다른
    얘기나 하자고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카프카의 「회랑 관람석에서」는 소설이긴 하지만 헤아려 보니까 딱 네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관람석 손님'은, 샤갈의 그림「햐얀 곡마사와
    광대」의 저 광대와 같은 마음일 것이 분명합니다.

    아!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비정한 '채찍'에 내몰려 공중을 나르는 비련의
    곡예사…… 샤갈과 카프카의 곡예사……


    헤세 초상화 아래 글은 글씨가 작아서 짐작으로 겨우 읽었습니다.
    '이런 불평을 늘어놓다니..... 내가 돌았지. 숙녀에게 못하는 말이 없으니.......'

    답글
    • 숲지기2019.06.22 00:36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원시의 글자크기를 줄였는데 뒤에 쓴 글도 자동으로 다 작게 표기된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글자를 바로 키웠습니다요.

      한 분야의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안 만난 게 참 다행이라 여깁니다.
      훌 섞여서 비빔밥처럼 되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카프카가 워낙 요절을 했습니다.
      하하 그러고 보니 샤걀은 장수를 하셨네요.

    • 숲지기2019.06.22 01:14

      아이쿠,
      아테네 학당 아니고요,
      페르나수스(Parnasus)에 눈 어두운 호머와 단테가 그려.졌지요,
      자려다가 아차 싶어서 정정합니다요.
      유리창문을 너무 열심히 닦았나 봅니다.
      내일 맑은 정신으로 정정해야겠습니다.

    • 파란편지2019.06.22 01:22 신고

      한 번 읽고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또 보니까 수정되어 있네요?
      좀 어리둥절해져도 그만인데 답글을 주셔서 또 그런가보다 하였습니다.^^
      잠이나 잘 주무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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