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우리나라 야채들- 오이 아욱 돌산갓 애호박 본문

촌부일기/텃밭이야기

우리나라 야채들- 오이 아욱 돌산갓 애호박

숲 지기 2019. 7. 11. 00:11

 

 

 

 

오이이다, 그것도 우리나라 오이.

겨울의 끝에서부터 봄의 시작까지

마치 나와 한 몸인양 먼 거리 여행까지 함께 했던 바로 그

그 오이 모종들.

 

 

 

 

 

 

 

 

아삭한 맛의 아주 잘 생긴 오이들,

오른 쪽 아래 마치 X자처럼 자란 두개를

때마침 들른 한국인 J씨 커플에게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오이 귀한 걸 아는 분의 인삿말을 듣자니 나도 고마와서

씨앗 보내주신 사슴님과 이 고마움을 나누고 싶었다.

 

어찌 이토록 귀한 것들을 보내셨습니까요 ㅎㅎ

 

 

 

 

 

 

 

미끈한 애호박,

맛은 어떨지 기다려진다.

 

 

 

 

 

 

 

 

아욱은 자라서

우물쭈물 하던 사이 씨앗을 맺었다.

아랍인들의 모자가 연상되는 씨앗 모양이 자못 우스꽝스럽다.

 

나물로 먹었어야 하는가 본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맛도 용도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신기해서,

우선 귀한 저 씨앗들을 받아야 겠어.

 

 

 

 

 

 

 

돌산갓도 씨앗을 풍성하게 맺었다.

마찬가지로 이 식물도 먹는 시기를 놓쳤다.

역시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ㅎㅎ

 

이 정도 씨앗들 양이면 밭을 일궈도 되겠다 하하

뿌듯하다.

 

 

 

 

 

 

 

 

 

오래된 함석 양동이에 꽃을 심었다.

버리려 했던 양동이가 꽃만큼 빛난다.

 

  • 이쁜준서2019.07.10 21:52 신고

    오이의 줄기가 풍성합니다.
    열린 오이도 쭉 곧고 널씬 하구요. 하하

    농가에서 농사를 지를 때, 저 애호박은 비닐 주머니를 씌워 주고,
    그 주머니에 꽉차면 수확해서 출하 합니다.
    그래서 인큐베이트 호박이라 하는데, 된장찌개에도 넣지만,
    동글납작해서 전으로도 만들고, 맛도 좋습니다.

    아욱은 된장국을 끓이는데 주로 쓰입니다.
    잎사귀가 연할 때 줄기채로 따지만, 흙이 좋으면 줄기가 굵어지고,
    잎 사귀도 더 크지고 합니다.

    돌산갓을 여름지나서 한번 더 뿌리면 가을 김장 때 요긴하게 쓰입니다.
    한국에서는요.

    메리골드 꽃이 주황이고, 노랑이고 환해서 포기가 늘어나서 꽃을 피우면
    환~해서 보기 좋던데요.

    사슴시녀님께서 우리나라 씨앗을 챙겨 드리시고,
    받아서 이렇게 채소로 자라고, 두분의 정 나누심이 참 보기 좋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9.07.11 15:19

      오이가요, 맵씨도 좋지만 아삭아삭한 맛도 그만입니다.
      그냥 우걱우걱 씹어먹을 때도 ,
      슴슴하게 간을 해봐도 일품입니다.

      아욱을 저는 모릅니다.
      어릴 땐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데 맛은 전혀 기억에 없습니다.
      그러니 요리법을 알 턱이 없지요.
      사실은 맛 같은 것은 크게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야채가 제 텃밭에 들어와 잘 자란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니까요.

      하하 돌산갓도 마찬가집니다.
      다음세대 씨 뿌려서 이쁜준서님 말씀따라 해보고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자랑만 잔뜩 하네요,
      혹시 이쁜준서님 필요하신 씨앗 있으면 말씀 주셔요.

    • 이쁜준서2019.07.11 16:59 신고

      이곳은 모종을 여러가지로 많이 팝니다.
      저는 모종도 몇포기 심지 못합니다.
      감사합니다.

    • 숲지기2019.07.11 17:10

      그러시군요.
      그럼에도 혹시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말씀 주십시오.

    • 이쁜준서2019.07.11 17:14 신고

      녜 감사합니다.

  • 파란편지2019.07.11 15:37 신고

    그 참..........
    대형마트의 채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로컬푸드를 찾곤 하는데,
    거기서 만나는 채소들 중에서도 어느 것의 품질이 더 좋은지 살피게 되는데
    여기 와서 숲지기님 생각하시는 걸 보고
    그것들이 숲지기님께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파악하면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 이게 농사를 짓는 이의 마음이구나........
    - 원형적인 고마움이구나.........

    답글
    • 숲지기2019.07.11 16:28

      마음에 맺힌, 참지 못할 무엇인가가 있다면
      호미를 들여주고 밭으로 보내고 싶답니다.
      흙은 그런 고마운 매개물체입니다.
      농사를 짓는 동안엔 도서관 대신 텃밭을 더 자주 찾는 이유입니다.

      손바닥 만한 농사 하면서 말이 너무 많지요?
      교장선생님께선 이해해 주시리라 믿고 말씀드립니다.
      아시다시피 농사는 부수적인 것이고요,
      흙을 만지는 동안 아무 생각없어지는
      마치 명상과도 같은 순간이 주입니다.

    • 파란편지2019.07.11 16:46 신고

      아직도 서로 소식을 주고받는 전 교육부총리 한 분은
      여름에는 정성을 다해 농사 짓고 겨울에는 꼭 책을 쓰곤 했습니다.
      "흙을 만지는 동안......"
      숲지기님 말씀은 그분 말씀과 동일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손바닥 만한 농사'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전문적으로 하는 농삿꾼의 농토만큼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부럽고요.

    • 숲지기2019.07.11 17:09

      이해합니다.
      책 쓰는 일과 농사하는 일은 서로 맞물려 하기에 궁합이 잘 맞습니다.
      농사하는 동안의 밭이랑은 글의 행간처럼 돌보게 되고요.
      뻗어나갈 뿌리를 생각하며 글의 깊이를 고르게 되고요.

      '손바닥 만한'이라 말씀드렸지만
      저에게는 어마어마한 넓이입니다.
      이게 겸손이었는지 과장이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흠,,, 그러니까
      대략 숲집 마당은 8백-1천 평방미터, 텃밭은 약 5백평방미터입니다.
      그 외 돌볼 곳이 더 있지만 쓰고보니 저도 뜨악한 기분이 들어서
      이쯤 하겠습니다요.

  • eunbee2019.07.12 13:49 신고

    지난번 뒤셀도르프 친지네 집에서
    커다랗게 열린 오이 한 개 따와서, 은비네에게
    배달한 생각이...ㅎ 숲지기님 오이는 어디로 배달되려나요.^^

    아욱국은 다슬기랑 된장국 끓이면,
    그 맛 짱!!! ㅎㅎ

    함석양동이의 화분 승격
    축하해주고 싶어요.
    알고보면 귀한 것인데 자꾸 버리고 싶지요?

    답글
    • 숲지기2019.07.12 16:29

      버리는 것도 큰 재주이구나 싶습니다.
      여기저기 짐에 치여 산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누군 미니멀라이프 한다는데, 저는 아직 태산을 짊어지고 있는 격이니까요.

      은비님의 친구님께서 가꾸시는 오이도 한국오이겠지요?
      저는 이 오이를 먹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맛있고 아삭합니다.
      매년 같은 현상이지만, 혼자 먹기엔 양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작년까진 우리나라 오이나 호박이 없이 깻잎만 나눠서 크게 인기가 없었지만
      올핸 아마도 완전히 다를 것 같습니다.
      풍년이 들어서 많은 이들과 풍성하게 나눠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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