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미샤엘 동산의 새해모임(동방박사 공휴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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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엘 동산의 새해모임(동방박사 공휴일)

숲 지기 2020. 1. 7. 09:01

 

 

 

미샤엘 동산은 인근에서 성스러운 장소로 알려져 있다. 

몇년째, 한 해를 시작하는 연례행사로 1월6일(동방박사공휴일날) 이곳에서

지인들을 만나 왔다.

 

예년 같으면 이맘 때 눈이 덮였을 텐데 올핸 안개만 잔뜩 꼈다.

무리지어 우리끼리 그 속을 산책하는 일이 좋았고,

카메라에 이것저것 담는 일도 즐겁기만 하였다.

 

 

 

 

 

 

 

 

아주 옛날 이 곳에 천사 미샤엘이 나타났단다.

그리하여 이름을 미샤엘동산이라 지었고, 미샤엘성당까지 세웠다.

작년 이맘땐 아주 멀리 간 친구를 기리며 그의 미망인과 지인 여럿이 함께 했었다.

멀리 간 그도 '미샤엘'이었는데,

어릴 때 뇌막염이 걸려 생사를 헤맬 때, 외할머니가 이 곳 미샤엘 동산에서 밤낮 기도를 했단다.

그 결과 아이는 거짓말처럼 완쾌되었고,이름까지 미샤엘이라 지었었다고.  

 

 

 

 

 

 

 

카펠레(작은 교회) 안은 이런 풍경.

작지만 아주 예쁜 천주교회.

위에 쓴 일화 말고도 이 동산에는 천사이야기가 구전되어오고 있고

선사시대 유적과 오늘날 환경보호의 상징이 되는 곳이기도하다.

https://de.wikipedia.org/wiki/Michaelsberg_(Untergrombach)

 

 

 

 

 

 

천주교인이 아니지만, 나도 저 곳에서 촛불 하나를 밝혔다.

불꽃크기가 아직은 작은 중간줄 가장 오른쪽 촛불. 

 

 

 

 

 

 

 

 

 

 

 

 

 

맑은 날 같으면 저 벤치 아래로 시원한 전경이 펼쳐졌겠지만,

오늘은 뿌옇다.

 

 

 

 

 

 

 

 

 

 

 

 

 

 

 

 

 

해가 떴는지 말았는지

 

 

 

 

 

 

 

 

 

 

 

 

서리가 녹고 있다 냉이풀. 

 

 

 

 

 

 

 

 

 

 

 

 

산꼭대기 카펠레 뒤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데 그리스 식당이다.

유난히 붐벼서 예약을 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한참 서서 기다릴 뻔 하였다.  

새해에 성스런 동산에 오르는 이들이 우리 말고도 많다는 얘기겠지.

(참고로 이 식당 음식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곳 밖에 없어서 들를 뿐) 

 

 

오늘은 간이 배 밖에 나왔다.

사진 속의 나는 나도 나인 줄 잘 모를 지경이어서 없는 용기를 냈는데,

식당 종업원이 찍은 사진이다.

우연히도 앞자린 어르신친구들이, 뒷자린 고만고만한 우리가 올말졸망 앉았다.


 

  • 파란편지2020.01.08 02:52 신고

    1. 거기도 어른이 앞자리군요^^
    2. 멀리 보이는 숲지기님..........(예쁘시네요!)
    3. 외할머니의 영혼 중에는 굳이 종교를 가지지 않아도 좋을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지만요.

    답글
    • 숲지기2020.01.08 13:48

      할머님에 대한 기억을 저도 진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사내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집안이어서
      조용히 구석자리만 지키던 저였지만
      할머님은 가시기 직전까지 저를 걱정하셨습니다.
      '신작로에서 차조심 하고', '끼니 챙겨 먹고'........ 그게 1절이고요
      2절도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 외엔 죄송합니다, 제가 얼굴이 자꾸 두꺼워집니다요.

  • 노루2020.01.08 04:18 신고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안개 낀 날 사진들도 다 참 좋고요.

    답글
    • 숲지기2020.01.08 13:52

      안개낀 오래된 동산은 어딜 찍어도 그럴싸 했습니다.
      다 드러내지 않는 어렴풋한 것들의 아름다움이랄까요.
      붕붕~ 안갯속을 떠다니듯한 산책도 참 좋았습니다.

      보셨다시피 두꺼워집니다요 얼굴이 하하
      뿐만 아니라 초고속으로 늙어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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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슴시녀2020.01.08 09:40 신고

    숲지기님 전... 아줌마라고 생각 했는데 아가씨네요! ?
    아주 예쁜 아가씨!!
    자주 예쁜 모습 보여주세요~ ^^

    그곳 풍경이 이곳 같아서 흡사 제 사는 동네 어딘가 싶어요! ㅎㅎ
    어딜가서 먹어봐도 전 딱히 그리스 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아마도 그 맛일듯해요! 아주 단조로운맛~
    풍경도 그리스음식도..
    제겐 숲지기님의 예쁜 모습이 최고로 좋았어요
    어쩐지 더 친해진것 같아서요!^^

    답글
    • 숲지기2020.01.08 14:07

      사슴님
      제 얼굴이 두꺼워집니다요.
      친숙하게 봐주셔서 어깨가 쑤욱 올라 갑니다.
      워낙 어둡게 찍은 걸, 제가 밝게 또 밝게 수정했습니다요.

      그날 음식은 거의 기록적이었습니다.
      써빙을 살짝 불러서 '도저히 즐길 수 없는 수준이다'하고 접시를 물렸지만 묵묵부답이었고요.팁만 빼고 말없이 다 지불했습니다 단지 그날 새해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맛있는 그리스식당도 분명 있을 테지만 그날은 그랬습니다.

      사슴님 만드신 찰떡이 눈에 선합니다.
      색상부터 근사했습니다.
      언제 레쳅트를 소개해 주십시오.

  • style esther2020.01.08 11:56 신고

    독일어로 미샤엘, 미카엘...인거죠?
    안개에 덮힌 풍경이어서 더 성스럽게 보이는 것이
    천사가 나타날만한 곳이구나..싶습니다.
    성당이 제마음속 그곳의 모습입니다.
    아담한 실내도 그렇지만 안개속의 성당모습이...좋아요..

    답글
    • 숲지기2020.01.08 14:23

      맞습니다 미카엘, 미샤엘, 마이클......
      미셸도 있군요.
      저곳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고요,
      왠지 편안해 집니다.
      그래선지 인근에서 많이들 찾습니다.
      성당 안은 천사 미샤엘의 그림이 각 벽과 청정까지 빼곡하고요
      어떤 긍정의 기운이 등 위에서 느껴지는 곳입니다.
      늘 문이 열려 있고요,
      언제 보아도 최상의 상태였습니다.

      저곳은 꽤 자주 가는데, 어딘가 보면 다른 날씨와 기후의 글도 있을 겁니다.
      더많을것같은데 못찾습니다 이것외엔.....
      http://blog.daum.net/immersommer/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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