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이 노역의 댓가로 몸살을 지불하다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이 노역의 댓가로 몸살을 지불하다

숲 지기 2019. 11. 9. 22:22

노역의 내용

1.천정에 슈툭-라이스테(Stuck-Leiste) 붙이기

2.마당의 낙엽 치우기

 

 

 

 

아르누보 건축형식이어서 카셀 시의 보호 대상으로 지정된 건물, 땅층의 방 하나.

천정이 높은 것은 옛날 건물의 특징인데,

집수리를 마무리하며 천정 가장자리에 라이스테를 붙였다.

사진은 다 붙인 후의 것.

 

 

 

 

 

 

 

인터넷에서 고르고 골라서 주문한 라이스테. 재료는 석고이고 무늬는 장미꽃과 줄기,잎 등이다.

앞에 길고 흰 막대는 라이스테를 뒤집은 것으로, 저 곳에 석고반죽을 발라 천정에 붙인다.

석고는 깨지기 쉬워서 다루는 게 까다로운데, 자를 땐 각도가 중요하고 또 꽃무늬도 맞춰야 했다.

암튼 여기서부터 애를 먹었다.

 

 

 

 

 

 

 

석고라이스테 접착제로 쓴 석고가루, 밀가루 비슷하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 성질이 있다.

 

 

 

 

 

 

 

 

석고가 빨리 굳기 때문에 라이스테 붙일 때마다 매번 석고가루와물을 일정량 붓고 반죽하여 쓴다.

연장의 이름은 모르겠지만, 주걱 비슷한 것으로 바닥의 반죽까지 달달 긁어 바르고 붙이고

또 다음 라이스테를 위해 석고가루와 물 붓고......

 

 

 

 

 

 

 

 

드디어 하나를 붙이고.... 조마조마....(혹시나 떨어질까봐)

 

 

 

 

 

 

 

 

 

 

 

 

 

 

 

 

하나를 붙였는데 고개가 떨어질 듯 아프다.

이런 걸 미리 알았다면 아예 시작도 안 했고, 알았다 해도 업체에 맡겼을 것.

그러나 시작을 했으니 멈출 수 없다, 끝까지....ㅠㅠ

 

 

 

 

 

 

 

 

하루 종일 천정을 보며 사다리를 오르락 내리락......

석고반죽이 벽과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는가 하면,

라이스테를 붙이고 임시로 못을 박아 고정할 땐

천정으로 손을 뻗친 팔이랑 목이랑....... 이미 정상이 아니야..... 

이런 상태로 밤 늦도록 붙이고 또 붙였다.

 

 

 

 

 

 

 

 

다음 날, 전날밤 늦게까지 붙였던 라이스테의 완성된 사진.

다행히 굳어서 붙어 있다.

개고생의 결실!!!!!!!

 

 

 

 

 

 

두번째 노역은 낙엽치우기.

 

 

 

 

 

 

 

사실 이건 라이스트 붙이는 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다,

그냥 소풍이다.

숲공원의 낙엽이 정원으로 하염없이 날아든다.

 

 

 

 

 

 

 

 

카셀 시에서 제공하는 친환경쓰레기통이 가을철엔 너무 작다.

이 통은 2주(1주?)에 한번씩 수거한다.

 

  • 파란편지2019.11.09 14:36 신고

    천정 일을 하셨으니까 낙엽은 그대로 둬 버리실 걸 그러신 건 아닙니까?
    낙엽이 뒹굴면 안 되는 것입니까?
    장학사가 와도 저는 그냥둔 적이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정말이지 대단한 분이 분명합니다.
    저는 자그마한 일을 하면서도 매번 "전문가가 해야 해!" 후회를 하곤 합니다.

    답글
    • 숲지기2019.11.09 15:17

      ㄷ텃밭으로 급히 추수하러 가는 길입니다.
      예보에 없이 해가 나왔습니다.
      해가 지기 한시간 전리지만요.
      오자가 많지만 나중에 수정하겠습니다.
      있다가 다시 댓글 달겠습니다.

    • 숲지기2019.11.09 22:21

      교장선생님 말씀 읽다가 뜨끔했습니다.
      저곳은 기를 쓰고 낙엽이든 잡초든 바로바로 정리하고요,
      숲마당은 아무도 안 오고 안 보니 내벼려 두니까요.

      전문가가 해야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다음부턴 아예 덤비지도 않을 생각입니다요 ㅎㅎ

    • 파란편지2019.11.11 14:49 신고

      정말 무리를 하셨군요!
      많이 편찮으시군요!
      어떻게 조리를 하시는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숲지기2019.11.12 02:08

      괜한 걱정거리를 드렸나 봅니다.
      그냥 몸살인 걸요,
      기침 때문에 전화받는 일만 좀 불편할 뿐,
      이젠 견딜만 합니다.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 이쁜준서2019.11.09 16:59 신고

    누가 밑에서 도와 주는 사람도 없이
    사다리 오르고 내리고 하시면서 저 어려운 일을 하셨네요.
    천장쪽의 일은 쳐다 보아야 하고, 높은 것 올라가서 해야 하고,
    참 힘이드는데, 몸살 하실 수 밖에 없습니다.

    빨리 나으시기 바랍니다.

    답글
    • 숲지기2019.11.09 22:24

      고맙습니다 이해해주셔서요 ㅎ

      저 노역을 한 뒤 지금까지 몸살 중입니다.
      제가 하기엔 너무나 벅찬 노동이었고요,
      다시는 안 할 생각입니다.
      빨리 낫겠습니다.

  • 사슴시녀2019.11.11 03:02 신고

    아이고 고생 하셨네요!
    집안 고치는게 어디 보통일이던가요?
    숲지기님 수고 넘 잘알지요! 제가 요즘 집짖느라 생전 안해본 막노동 합니다, 편하려고
    은퇴했는데.. 보수도 없이 힘들어요!
    뜨끈한 물 욕조에 받아놓고 매일 푹~ 담그세요
    며칠간은 집이고 밭이고... 다 놓으시고 푹쉬세요~~?

    답글
    • 숲지기2019.11.12 02:12

      벌써 2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콜록이로 지냅니다.
      사슴님처럼 큰 집을 짓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지금쯤 예쁜 집을 거의 다 지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보수없는 막노동이 맞습니다.
      누가 시키면 못하지요.

      푹 쉬어야 할 것 같은데, 그걸 못하고 있습니다요.
      뜨끈한 물...ㅎ 당장 해볼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 사슴시녀2019.11.12 06:44 신고

      아직도 멀었어요! ㅎㅎ
      웃어야겠지요? 좀더 큰 회사직원들을 고용하면 후다닥 지을텐데..
      제 남편 고집이 세요. (독일인 시어머니탓)
      꼼꼼히 한두명이 손으로 못박고..ㅎㅎ
      이런걸 좋아해서 돈도 더들고 시간도 더 드네요!
      (근데 꼼꼼하게 짖기는 하네요!)

    • 숲지기2019.11.12 17:20

      하하 상상이 갑니다.
      독일인들 느립니다. 그러나 아주 단단히 하지요.
      사슴님도 덩달아 줄기십시오.
      새 집 지으며 얼마나 기분이 좋으시겠습니까요
      해 뜨는 바다풍경을 거실에 다 들이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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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루2019.11.12 03:31 신고

    그런 일을 어떻게 직접 하실 생각을 하셨는지요?
    놀랐습니다. 벌써 두 주가 넘도록 몸살이라시고요?
    빨리 좋은 컨디션 되찾기 바랍니다.

    답글
    • 숲지기2019.11.12 17:17

      염려만 하게 해드리는 듯하여 죄송합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한 이틀 푹 쉴 계획입니다.
      일이 많은 주말까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아야 하겠기에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노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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