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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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꽃인가 상추인가

숲 지기 2016. 8. 18. 19:25

 

 

꽃을 심었지만, 상추가 그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조그만 땅뙤기 농삿일을 하다보면 반대의 경우도 물론 허다하다. 

이렇게 사이를 비집고 나온 것들은 

'경계에 대해 몸으로 반기를 든' 것들이므로 감히 뽑아버리지 못할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모든 잡초들이 다 그렇다. 

 

'잡초'의 개념, 그 경계는 우리 인간 세계에서만 통하지 싶다,

자연의 테두리에서는 잡초란 없다. 

사람의 경우도 그래서 '잡인'이 없다.

검은피부 작은 키..... 머리가 아픈사람 산을 좋아하는 사람..... 

얼룩무늬 물곤충, 

6년 벌레의 삶에 한계절 울고 가는 매미,

뾰족한 돌, 

굽은 나무, 넓은잎 풀......

그 종류처럼 생김새와 서로 연관된 쓰임이 다를 뿐이다. 

 

잡초 뽑을 때 마음 한켠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자주 인디언들의 습관을 흉내낸다.

그들은 작물이나 들약초 수확에 앞서 믿는 신들에게 감사부터 드린다고 한다.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를 얻어가서 긍정적인 힘으로 사용하겠습니다."라고. 

 

 

 

 

 

 

 

 

 

 

  • 푸른하늘2016.08.18 12:36 신고

    그 상추 먹으면 참 맛있겠어요.^^
    상추씨는 작아서 잘 눈에 안띄면서도
    간혹 언제 씨가 떨어 졌는지 모르게
    화분에서도 잘 자라더라고요.
    저야 고맙지요.거기서 잘자랐다가
    어느날 식탁에 오르려고 대기하고 있는 상추가....

    저도 할련화씨 받은게 있는데
    지금 보고 생각이 났어요.
    상추옆에서 할련화가 예쁘게 피었군요.
    그동안 생각도 못하고 살았네요.
    그동안 어찌 할련화를 잊고 살았을까요?
    나도 누군가에게서 그렇게 잊혀진 사람이 될수도 있겠네요.^^

    답글
    • 숲지기2016.08.18 12:55

      ㅅㅏㅇ추씨를 작년에 처음 받아봤는데, 참 작더군요^^
      그 작은 것이 싹을 틔워서 맛난 상추로 큰다니 ,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올핸, 지난 겨울을 밭에서 굳건히 견뎠던 몇 포기 때문에
      씨앗풍년을 맞았습니다.

      푸른하늘님 옆집에, 아니 한 도시에, 아니 한 나라에라도 사시면
      참 많이 배우고 교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하긴 이렇게 같은 모국어로 교류할 수 있음도 축복이지요.

      마지막으로 쓰신 한 줄에 마음이 갑니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잊혀진 한사람..." 이 바로 저 맞습니다.
      살면서 많지도 않게 만나온 사람들에게서요.
      어쩌면 다행이기도 하게 말입니다.

    • 푸른하늘2016.08.18 14:26 신고

      제 욕심인줄은 알지만 어떤 한사람에게는 계속 첫사랑으로
      남아 있으면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제게 청혼을 하려고 했던 사람이 있었지요.
      초등학교때부터 좋아했지요 .그분은 경기중학생이었고요.
      미국온다고 직장을 미국직장으로해서
      오려는 사람을 제가 사귀는 사람있다고 했더니
      디취소 하고 미국에 오던 수속도 다 그만 두었지요.
      바로 그해에 제 어릴적 교회친구와 결혼을 했데요.
      확인도 안해보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제 결혼식때 그분의 어머니가 오셨었지요.
      제 어릴적 친구의 둘째오빠 였어요.
      몇년후 제가 미국서 살고 있던 30대초반무렵
      저를 만나고 싶어서 친구에게 전화번호가 적힌편지가 왔어요.
      그편지 버렸습니다.말도 안됩니다.
      결혼전이야 서로 만날수 있었겠지만 다 가정을 이루고 사는데
      나중에 만나서 어쩌자고요.
      그래도 초등학교때 그오빠가 저만 보면 말도 못하고
      얼굴이 빨개졌던 일이 가끔 생각이 나지요.^^

      아버지께서 일찍 미국에 유학오셔서 사귀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오빠가 저 만나러 오겠다고 할무렵 그게 부끄러워서 숨기고 싶었습니다.^^ [비밀댓글]

    • 숲지기2016.08.18 18:37

      아,,, 그런 일이.......
      이루지 못한 인연은 두고두고 애틋하게 남나 봅니다. 초등때부터 중학교 또 결혼 연령기까지, 그 남자분께서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셨군요.
      저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푸른하늘님 성품으로 뵈서, 오랜 세월동안 사랑을 받으셨을 법 하고요.

      어떤 결정에 대해 해답이 나오지 않을 땐,
      '운명'이었구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푸른하늘님께서 누리는 모든 행복도 그때 그 결정으로부터 비롯되셨고,
      그 때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던 그 분도 푸른하늘님의 지금 모습이 자랑스러우실 거예요.

      그런데,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사는 동안 꼭 만나실 거라 믿습니다.


      [비밀댓글]

  • 이쁜준서2016.09.11 23:24 신고

    숲지기님! 어찌 오가다 이방으로 들어 왔는데, 글 제목이 끌려서 몇개 읽다가
    꽃인가? 상추인가?란 제목에 끌려서 재미나게 읽었는데, 밝은 색의 꽃과
    어울린 상추는 저는 꽃 같습니다.

    우리 옥상에도 가을에는 쌈채소를 모종을 하기도 하고, 씨를 뿌리기도 합니다.
    저는 채소이지만 그 발아해서 자람을 꽃처럼 봅니다. 먹는 것이 있어서 더 좋구요.
    13포기 모종이 뿌리 살음을 하더니 잘자라고 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6.09.12 11:04

      좀 전에 이쁜준서님의 상추를 보았습니다. 꽃만큼, 아니 꽃보다 더 예쁘게 커가는 모습을 보고 감탄을 했습니다.
      바지런하시고 마음이 꽃처럼 피어나는 분을 뵈었습니다.
      댓글 쓰는 곳을 못 찾아서 방문한 흑적도 못 남기고 말입니다.

    • 이쁜준서2016.09.12 14:35 신고

      숲지기님!
      닉이 참 정답습니다. 추석이라 댓글란을 닫았더니 미안 합니다.
      옥상 정원에는 비록 화분에 심겨 있어 강전지를 하면서 키운 15년이 더 된
      나무도 있습니다. 꽃을 가꾸다 보면 그 자람이 참 보기 좋습니다.

    • 숲지기2016.09.12 15:05

      아, 댓글난을 닫을 수도 있군요. 저는 그런 고급기술은 아직 모릅니다 ㅎㅎ
      앞으로 기회되는대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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