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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4월 초하루 시편지 본문
이 독성 이 아귀다툼
/최영철
우울한 실직의 나날 보양하려고
부전 시장 활어 코너에서 산 민물장어
건져놓고 주인과 천 원 때문에 실랑이하는 동안
녀석은 몇 번이나 몸을 날려 바닥을 포복했다
집이 가까워올수록 제 마지막을 알았는지
비닐 봉지 뚫고 새처럼 파닥였다
물 없는 바닥을 휘저으며
날자 날아오르자고
참기름 들끓는 냄비에서
꼿꼿이 고개 들고 나를 본다
한 번도 세상에 대가리 쳐든 적 없는 나를
두고 보자두고 보자고
식도를 구불구불 심장을 쿵쿵
위장을 부글부글 들쑤시고 간다
이 독성 이 아귀다툼 나를 새롭게 할 것이야
마디마디 박히는
민물장어 부스러진 뼈의 원한
힘이 솟는다
다 부서지면 나는 날아오를 것이야.
푸른 밤
/박소란
짙푸른 코트 자락을 흩날리며
말없이 떠나간 밤을
이제는 이해한다 시간의 굽은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볼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 그런 일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
사소한 사라짐으로 영원의 단추는 채워지고 마는 것
이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건
누군가의 마음이 아니라
돌이킬 수 있는 일 따위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잠시 가슴을 두드려본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낯선 행성에 노크를 하듯
검은 하늘 촘촘히 후회가 반짝일 때 그때가
아름다웠노라고,
하늘로 손을 뻗어 빗나간 별자리를 되짚어볼 때
서로의 멍든 표정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곤히 낡아갈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걸 알고도 밤은 갔다
그렇게 가고도
아침은 왜 끝끝내 소식이 없었는지
이제는 이해한다
그만 다 이해한다
...........................
단 몇분이라도 좋으니,
독주 같은 시는 없나?
읽자마자 독이 퍼져 헤롱헤롱 퍼런 밤을 살고
쓰디쓴 시의 뒷맛에
새벽을 통째로 게워내더라도.
(바이러스) 몸조심하라는 말을 하고나서
먼 데를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헛헛해서.
들의 꽃들이 밤을 산다는 것은
제 살을 찢고서 세상으로 오는 것
초생달은 몸을 또 불린다.
헛헛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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