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라인강변의 해질녘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라인강변의 해질녘

숲 지기 2020. 5. 26. 07:10

자전거를 타는 일이 잦아지면서

멀리 강변까지도 쭈욱 단숨에 내달았다.

쓰고 보니 과장이네.

단숨은 아니고, 몹시 지쳐 '아고 다리야~'를 수번씩 되뇌이고서야

강변에 닿는다.

겨우 동네 한바퀴나 돌 정도의 실력인 내가

그 먼 데까지 다녀왔으니,

당분간은 팔다리 욱신거릴 때마다

라인강의 석양이 뇌리에 떠오를 것 같다.

코로나 19때문에 점점 평상심을 잃어가는 것인지

평소엔 생각에도 없던 일을 저지르곤 한다니.....  

 

 

 

 

 

흑림의 좁다란 개울만 보다가

드넓게 트인 강을 보니,

마치 대양이라도 대한 듯이 좋았다.

더구나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강변의 석양은

코로나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마음을 품어주는 듯 하였고.

 

 

 

라인강둑

 

 

강가에 도착하자마자 건너편에 사는 J씨에게 전화를 걸어,

'나 강 건너까지와 있다'고 했더니

차갑게 식힌 맥주와 과일 한보따리를 들고 짝꿍과 함께

한달음에 왔다.

돗자리를 깔고, 흐르는강물 속도만큼 우리말을 쏟아내며

우리는 한때 석양을 즐겼다.

곧 결혼을 할 예정이어서인지, 그녀는 점점 더 예뻐지던데.....

(3장까지만 사진이 올라가니 , 아쉽네)

 

 

 

 

가뭄이라 수위가 많이 낮아진 라인강

 

 

 

 

  • shinilc2020.05.26 12:32 신고

    저강이 말로만 듣던 라인강 이군요..
    참 고요하니 자연과 하나가 된듯한 풍경입니다..
    마지막 자전거가 포인트네요..ㅎ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습니다..고생하셨네요..ㅎ
    몸과 다리는 아파도 하루이틀 지나면 더 튼튼해진
    건강한 몸이 되있을 꺼예요.. 아픈만큼 성장한다..
    뭐 이정도 겠네요..^^

    답글
    • 숲지기2020.05.27 19:18

      자전거는, 전신노동인것 같아요.
      아, 노동이 아닌 '운동'이겠지요.
      자동차에서 걷거나 뛰는 것 사이에
      매우 중요한 운동 수단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신일님처럼 프로페셔널한 스포츠인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작고 소박하지만 나름의 성취감을 가집니다.
      신일님께 본받은 바가 크죠.
      고맙습니다.

  • 파란편지2020.05.26 13:08 신고

    사진 더 올려봐야 너무 멀어서 예쁜지 어떤지 알 수도 없으므로
    '무용지물'입니다.
    궁금하지도 않다는 뜻입니다.
    그보다는 최근 숲지기님 글이 자꾸 향수를 자극하는 쪽으로 가서
    이런 경향이 어디까지 가려나, 싶습니다.
    라인강이나 나일강이나 다 알 수 없는 그리움 속에서 흐르고 있거든요.

    답글
    • 숲지기2020.05.27 19:35

      죄송합니다 너무 먼 이야기를 썼습니다요 ㅎㅎ
      라인인지 나일인지 하하 ,
      백번 옳으신 말씀이고요.
      '고향'이나 '고향마을'은 단 하루도 떠올리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저의 방문을 열면 보리밭이랑이 펼쳐졌었습니다.
      그때 할머님의, 어머님의 '잔소리'를 애청곡인양 들어드리지 못한 것도
      많이 후회됩니다.

    • 파란편지2020.05.27 20:32 신고

      그건 다 그러했으니 괜찮습니다.
      애를 썩이게 하고 그렇게 한 걸 저는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한 사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가 왜 있어야 합니까?
      애 좀 먹이고 한 자식이 부모님을 빛나게 한 거죠.ㅎㅎㅎ~
      그 대신 부모 앞에서 잘난 척만 하지 않으면 그만이죠~

    • 숲지기2020.05.29 20:37

      많은 불효자 가운데서도 저는 으뜸입니다.
      그 방면에서 평소엔 아예 말을 꺼내지도 않습니다.
      너무나 후회가 되지만, 뭐 달리 방법이 있었나 싶기도 하죠, 저는 자기합리화의 달인이지요.

      개구리가 요즘도 밤마다 논두렁에서 우는지 모르겠습니다.

    • 파란편지2020.05.30 17:50 신고

      숲지기님!
      좀 수다스럽다 하실지 모르지만
      그런 것 가지고 그러진 마세요.
      다 별 수 없으니까요.
      그게 어쩌면 자식된 사람의 일인지도 모르니까요.
      제가 멀쩡한 숲지기님께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말하자면 불효자가 효녀에게 어쩌고저쩌고....

    • 숲지기2020.05.31 07:21

      죄몫이 너무 많아서
      서두도 꺼내지 못하는 지경입니다.
      회환 밖엔 없습니다.ㅠㅠ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 이쁜준서2020.05.29 05:03 신고

    세번째 사진은 모든 맘을 축약해서 담아 놓은 것 같습니다.
    강변은 자연이라면 자전거는 사람일 것이고,
    그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자연을 우리는 너무 오염시켜
    놓아서 이런 코로나 같은 사태도 당하고, 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연이 화 낼까 전전긍긍입니다.

    올 해도 밭농사 텃밭의 꽃들도 심어셨을 것인데,
    정을 못 붙이시지요?

    너무 다리가 아프고 몸이 힘들어도 몇일만에 풀린다면,
    저보다는 한참 젊으시니 그 힘든것으로 지긋이 눌리는 압통 같은
    현실을 겪어 보는 것도 좋다 싶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0.05.29 20:42

      올해의 농사는, 이미 짐작하셨듯이
      마음이 머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쏘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그리고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게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이 금지되어있습니다.
      저는 집순이여서 여행이 크게 아쉬운 게 아닌데도,
      고국에 좋은 시절에 다녀오지 않은 게
      너무나후회가됩니다.
      보고싶은 사람도, 보고싶은 곳도 ,
      당분간은 꿈속에서나 볼 수있고요.

      근육통은 이제 다 나았습니다.
      워낙 안 하던 짓을 해서 엄살이 심했습니다.ㅎㅎ

  • 싼동네2020.05.29 12:21 신고

    오래된 잘못된 습관을 고치려면
    죽음과 버금가는 심적인 고통이 수반됩니다.
    그러나 잘못된 습관을 고치므로 나 뿐만 아니라
    나의 주변도 변화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고 기쁜 일상의 기적을 누리세요.
    공감 꾸욱~

    답글
  •  
      •  
  • 노루2020.05.31 00:07 신고

    저 자전거 근처 잔디밭에서 세 분이 석양의 피크닉을
    즐기시는 모습이 저만치 보이는 듯합니다. 먼 길 자전거로
    달려서 드디어 라인 강변까지 왔구나, 하며 숲지기님
    얼마나 뿌듯하셨을까요. 거기다, 전화 받고 곧장 찬 맥주며
    과일 싸들고 강 건너로 달려 나와준 친구 분들과의 반갑고
    즐거운 만남이라니요! 참 멋진 나들이 하셨네요.

    답글
    • 숲지기2020.05.31 07:30

      시간 되시면 노루님도 오셔요.
      좋은 친구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연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즉, 강물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 등등에 걸맞게 물결에 반ㅅㅏ된 석양을 받아서 다들 얼굴이 발그레하게 상기되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기분좋게 마신 맥주 탓도 있었습니다.

  • 사슴시녀2020.06.01 14:02 신고

    숲지기님 그간 안녕하셨어요?
    요즘 안녕? 인사는 여러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잘계신지... 정말 궁금 합니다!
    전 잘살아 있습니다.
    알지도 못했던 제몸 구석 구석에서 아프다고
    아우성을 부리고 있는것 말곤...
    별 달라진건 없어요! ^^
    아참 집이 완성이 조금 덜됐는데 걍 이사들어 왔답니다.
    부엉이가 웃웃~ 소리를 내는것 말곤 절간처럼 조용한 새집으로 이사오니 만감이 교차 합니다
    코비나 끝나면 여름 아무때나 놀러오세요~
    맛있는 게 많이 잡아 드릴께요^^

    답글
    • 숲지기2020.06.01 22:25

      기다렸는데요,
      새집 다 지으시고, 또 이사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 큰 공사를 두분의 힘으로 지으셨는데
      어찌 몸이 안 아프시겠습니까.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씀 밖엔요.
      저는 사슴님 주신 씨앗이 싹 트고 또
      튼튼해져서 볼 때마다 마음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슴님 새집이야기 많이 읽고싶답니다.

 

 

  

'흑림살이 > 수처작주隨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흑림, 블랙포러스트가 울상이다  (0) 2020.06.09
코로나시대의 모임  (0) 2020.06.07
노는 황새 오세요  (0) 2020.05.24
숲이 굶주리고 있다.  (0) 2020.05.19
찔레가 짖는 저녁  (0) 2020.05.1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