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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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낙엽 치우기, 노동인가 놀이인가

숲 지기 2022. 12. 8. 20:42

 

해발 1천미터 고지 뒷산엔 눈이 쌓이지만, 6백미터 지점 산중턱인 여긴 다행히 비가 내린다.

사진의 낙엽길은 등산로로 연결된 뒷마당

 

 

 

 

 

치워도 치워도 다시 수북한 낙엽들은

오는 비가 마치 접착제라도 된 듯 바닥에 눌러 붙었다.

 

 

 

 

올핸 제라늄 정리도 늦다

추위가 지각을 하는 통에 쉬엄쉬엄....

 

 

 

 

 

낙엽 치우는 도구는 딱 요 빗자루 하나,

이웃들은 바람을 불어 쓸어 내거나, 흡입을 하는 기계를 더러 쓰지만 

나는 굳이 빗자루를 고집한다.

한햇동안 마당 나무들이 이룬 낙엽 농사 아닌가,

나름 소중했을 것들을 너무 쉽게 없애면 안 될 것 같다. 

 

노동인가 놀이인가,

얼마전까지는 노동이었지만 이제 점차 놀이 쪽으로 기운다. 

 

 

 

 

 

 

마당 한 곳엔 이끼가 새파랗게 살아나고 있다.

다른 계절엔 죽은 듯 지내다가도 

꽃들이 지고, 나무의 잎들마저 다 떨어질 즈음 저렇게 신나 한다.

 

 

 

 

낙엽들을 말끔하게 치운다는 욕심은 버렸다.

바닥에 굳이 달라붙어 있겠다는 낙엽들도 그냥 두고 대충.... 

 

 

 

치운 것도 아니고, 안 치운 것도 아닌 수준이지만

이만한 게 어디냐, 하면서 끝! 

(요 정도의 노동에도 팔이 며칠간 욱신거렸다)

 

 

 

 

산꼭대기 스키장 앞에 뭔 일이 있는지?? 

불자동차와 전문 인력들이 출동해 있다.

나는 눈치껏 통과.

 

 

 

 

 

 

 

늘 오가는 익숙한 길,

겨울이 시작되기 전 흑림도로에는 저 빨갛고 흰 눈금의 막대들이 꽂힌다.

눈길 운전 중에도  또 제설 작업에도 눈막대가 길잡이가 된다.

(참고로 왼쪽의 길 위 붉은빛 고동색은 고사리 마른 잎이다.

고사리가 흑림엔 천지삐까리!)

 

산골 운전의 최대 적은 비도 눈도 아니고 안개이다.

특히 안개와 어둠이 겹치고

그에 눈까지 내리면 머릿칼이 곤두설 따름이다. 

 

 

 

 

 

이게 유일한 집사진이네.

저 소나무에도 머잖아 눈이 얹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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