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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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독일 집에 두고 온 식구들

숲 지기 2022. 2. 20. 11:23

 

 

잠시 떠나온 내집 거실의 식물식구들 

 

 

 

 

 

 

 

 

작년의 잎을 여전히 달고 있는 수국은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엔 잎만 무성했었으니 꽃기다림이 클 수 밖에.

 

 

 

 

 

 

 

 

 

 

발아날짜를 얼추 맞춰서

한해 농사를 맡아 줄 씨앗들을 저 흙 속에 심었다.

각종 토마토들, 각종 고추들, 들깨 고구마 더덕까지 .... 

 

여행 후 다시 돌아가면 

어리고 여린 싹들이 꼼지락꼼지락 세상에 나와 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 것은 너무 자의적이다.

나를 기다려줄 생명이 있다는 것을 여행동안 상기시키며 

귀가에 대한 기대를 극대화해보려는 아주 얄팍 쪼잔한~ ㅋㅋ 

그러나 수가 다 드러나서 주모자인 내가 자신도 속이지 못하는 이 엉성함을 또 어떡하냐구 ㅋ )

 

 

 

 

 

 

말 없이 착하기만 한 것들,

여행지에 데려오지 못해서 미안...

 

 

 

 

 

특히 마음이 쓰이는 소나무,

물을 좋아해서 사나흘만 걸러도 목말라서 침엽이 늘어지는 식물이다.

밖에 내 놓을까도 생각했지만 아직은 겨울의 끝이니 

혹여나 얼어버릴까봐 거실에 뒀더니 ....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제라늄들, 

봄이 오면 밖으로 나갈 식물이다.

아래 침실 창가에도 바글바글 식물들이 볕바라기를 하고 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지금처럼 명랑하게 잘 지내주어야 하는데....

 

 

 

 

 

 

 

 

 

 

 

크고 작은 화분들이 많기도 하다 이렇게 보니.

 

 

 

 

 

 

 

아래엔 발코니에서 겨울을 나는 중인 식물들.

 

 

 

 

 

겨울채소들 

 

 

 

 

 

 

 

 

돌보지 못한 키 작은 장미는 

겨우내 저 모양이다.

꽃이 핀듯 안 핀듯....

 

 

 

 

 

화분에서 깨어나는 중인 이 채소의 이름은? 

까먹었다.

생각나면 고쳐 넣어야지 우리나라 채소인데.....

 

 

 

 

이 친군 뚱보암탉Fette Henne, 이름도 참....ㅎ 

 

 

  • 이쁜준서2022.02.21 00:43 신고

    식구들도 많으십니다.
    쭈욱 보고 내려 오면서 저는 안도감 같은 것이 생깁니다.
    혼자이면서도 또 혼자가 아니고 같이 살았기에 또 자기들
    보살핀 대장 친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빈 집이었어도 문을 열고 들어서면 빈집이 아니고 저 생명들이
    기가 가득 할 것입니다.

    다들 괜찮을 것입니다.
    잘 다녀 오시기를 저도 응원합니다.

    답글
    • 숲지기2022.02.22 11:04

      인정합니다, 식구가 좀 많습니다요 ㅠㅠ
      대장친구인 저를 기다려 주겠지요?
      한 아이도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겠지요?

      보살펴 주겠다는 이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보단 지들끼리 잘 지낼 것 같아서
      그냥 두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파란편지2022.02.21 01:43 신고

    참 나...
    저렇게 해놓으시고 잊지 못하시고 이럴 땐 준서 할머님 같으시네요.^^
    뭐 잘들 있겠지요. 숲지기님 기다리면서...

    답글
    • 숲지기2022.02.22 11:06

      이쁜준서님 답글을 바로 위에 썼는데,
      영광입니다 이쁜준서님도 잘 이해해 주셨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기다려준다는 게
      이렇게 큰 위안이 될 줄,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요 ㅎ

  • Chris2022.02.21 20:13 신고

    여행 기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물 안줘도 되는 모양이죠?
    숲만 지키시는 분이신줄 알았는데 집안 식물도 지키시는군요. ㅎㅎ
    아하~ 친구라는 뜻도 되겠다.
    저는 살아 있는 동물들 키우면 무럭무럭 잘 자라는데,
    식물은 배배 꼬여서 마르거나 썩는 경우가 많아서 포기.
    그래서 섣불리 만져서 죽이기 보다 들판에 지네들끼리 잘 자라는 모습을 감상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
    숲지기, 아무리 생각해도 천직이신 것 같습니다.
    참, '수처작주' 저도 좋아하는 사자성어인데, 사실은 '숲지기' 보다는 '숲주인' 역할을 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ㅋㅋ

    답글
    • 숲지기2022.02.22 11:10

      크리스님 반갑습니다.
      저 식물들은 길게는 베년 넘게 저와 동고동락을 하기도 했고요,
      몇 주 전에 포기 나눔해 준 친구도 있습니다.
      말이 참 없는 저의 친구들이지요.
      저들은 각각 한 권의 책과 같아서
      날마다 읽고 기뻐하곤 했습니다.



  • style esther2022.02.26 15:03 신고

    보고싶을까봐
    다 사진찍어 두셨군요.
    잎새들이며 자태를 봐도
    사랑받는 존재들임이 느껴집니다.
    모두 안녕하기를 저도 빌구요^^

    답글
    • 숲지기2022.02.27 11:12

      식구들이 좀 많습니다.
      저 곳 말고도 숲집에 더 있지만
      그들은 그들끼리 더 잘 지낼 겁니다.
      잘 지내리라 믿고 싶죠 .

      좀 짠합니다.
      물을 특히 좋아하는 녀석들이 눈에 밟히고요.
      갈 때까지 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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