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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블랙포러스트 호수 뭄멜제로 풍덩? 본문
저 수풀 위에서 또 넘어졌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발을 헛디딘 내 불찰,
보는 이가 없어서 창피할 일이 없음에도 참 부끄러웠다.
털고 일어서려다가 주저앉은 김에
앉은 키만한 풀들과 좀 놀았다.
넘어진 자리에서 추스리고 일어나니 저 풍경이 기다리네.
하긴 저 풍경을 보며 걷다가 풀 위로 자빠졌지만 말이다.
발 디딘 곳은 뒷산 중에서도 제일 높은 곳이고
아래 내려다 보이는 호수는 블로그에 여러 번 언급했던 뭄멜제*.
여기서 한 달음에 뛰어내리면
호수에 풍덩 빠질 듯 하지만 호수까지는 거의 140m 쯤 높이 차이가 있다.
말 하기 쉬워서 입버릇처럼 뒷산이라 하지만,
아담하고 만만한 느낌의 집 뒷산은 좀 아닌
검은 숲 그대로 검고 웅장한 숲산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뒤를 돌아보면 아래 사진이 나온다.
흑림 북쪽의 제일 높은 곳 호니스그린데 전망대.
호니스그린데의 뜻은 산능선의 황무지라는 뜻*인데
해발 1100m 높이의 이 곳은 적어도 6000년 전에 형성된 넓은 습지대로 지정학적으로는 물론이고
맑은 날엔 아주 멀리 알프스까지 훤히 볼 수 있어서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사진에 보이는 전망대는 높이 23미터로 1920년에 지어졌고
1942년 공습으로 박살났던 적이 있고
2차대전 시엔 프랑스군이 점령, 주둔하기도 하였다.
2005년부턴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가 보호건축물로 지정하였다.
이 외에도 굳이 꼭 하고싶은 말은
오른쪽에 주차한 차가 기아, 우리나라 차라는 것!
너무나 이쁜 빨간차!
나의 첫번째 차도 폭스바겐 빨간차였었구나 그러고 보니.
초보운전 시절 차의 앞 뒤 양옆 무수히 박고 다녀도
참을성이 유난히 많았던 나의 빨간차.
높은 산 날씨는 시어머니도 몰라욧,
소나기가 내리더니 안개가 끼고 껌껌해져서
멀건 대낮에 가로등이 막 켜지고 있다.
아니, 늘 켜 있지만 어두워지니 제 기능을 하는 가로등일지도 모른다.
그린데휘테, 휘테가 오두막이니 굳이 따지면 산장카페?
뭐 그런 곳이고 목을 축이고 고픈 배를 달랠 수 있는 곳.
나는 도시락이 있어 들르지 않았고,
다음에 애인과 오면 꼭 들러야지.
*Mummelsee 해발 1025m
*Hornisgrinde 해발 116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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