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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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이 순간

카셀, 낯선 곳에서 아침을

숲 지기 2017. 4. 16. 00:14

 

 

여행 이틀째,

침실공기가 낯선 탓에 꼭두새벽에 잠이 깹니다.

습관적으로 창밖을 보니, 

 

 

 

 

 

저렇게 새벽이 오고 있었지요.

저 광경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멀리서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 기차가 먼 곳으로 떠나가는 모습을 

덜 깬 눈으로 그저 한참을 응시합니다.

 

 

 

 

 

 

 

 

 

 

 

어둠이 생각보다 빨리 걷히고 

그러고도 또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무슨 커다란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아침을 기다리는 얌전한 수국한포기를 발견합니다.

어제 바우하우스(건축자재 가게)까지 갔다가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하여 수국 한포기만을 안고 돌아왔었지요.

손이 허전하여 그냥 껴안고 왔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용케 혼자가 아닙니다,

수국과 함께 한 아침식사입니다. 

한자락의 음악은 커녕 

검색할 인터넷 시스템도 없는 

낯선 도시 익숙한 찻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저 푸른 영국찻잔 셋트는 제가 아주 좋아해서 여기 저기 제 발 닿는 곳마다 분산해두고 쓰는 식기입니다) 

 

 

 

 

 

 

 

 

과일 뮈슬리, 삶은 계란, 꿀 바른 잡곡빵, 커피.......  

아침식사치곤 좀 많았지만

낯선 도시의 느낌이 좋아서 저 시각, 

천천히 포식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다 먹습니다.

 

이어 커피 몇 잔도 더 마시고.... 

 

 

 

  • 푸른하늘2017.04.15 20:27 신고

    사과 한쪽을 베어 먹어도 깔맞춤한 그릇이 제격이로군요.
    이부활주일에 저는 흰 수국꽃을 샀지요.
    수지기님 너무 멋쟁이 아니신지요?
    꽃까지색을 맞춘 집아닌 곳에서 여유를 즐기시는분
    부디 평온한 여유속에서 심신에 힐링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답글
    • 숲지기2017.04.15 21:36

      저도 요즘은 수국이 자꾸만 좋아집니다.
      어디 어떤 가구와도 잘 어울려주는 신비로운 꽃입니다.

      저 영국그릇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제 몫만큼 들고 다니며 마시고 먹고 하는 것 같습니다. 가만보니 참 별난 성격인 게 분명하지요 ㅎㅎ
      들고 다니며 여럿 깨부셔먹고, 몇개 안 남았습니다요.

  • 노루2017.04.16 18:10 신고

    저 사진들을 보는 게 참 즐겁네요.
    특히, 고층 건물이 안 보이는, 또는 거의 안 보이는, 도시나
    마을 사진 보는 걸 좋아히지요.

    아침 식사가 우선 보기에도 근사합니다.
    우리 집 오늘 아침은 평소의 올리브 기름 찍어 먹는
    빵(오늘은 'Organic Sourdough')과 바나나에다 파인애플
    조각(일전에 1블에 세일인 걸 사다가 3일쯤 더 익힌 후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던)이 추가되었고요. ㅎ

    들고가서 마시는 애기 하시니까,
    한국에서 산에 올라가서 점심 식사 때, 그때까지도 얼음처럼
    차게 유지된, 하이네켄 캔맥주를 배낭에서 꺼내 마시던 생각이
    나네요.

    답글
    • 숲지기2017.04.16 22:11

      저희때도 하이네캔을 마셨습니다. 주량이 지금보다 쎘기 때문에
      행복한 기억과 함꼐 기억하는 음료입니다.
      높은 산에 올라 마시는 차가운 맥주는
      캬~~, 굳이 표현은 하지 않겠습니다 ㅎ

      노루님께서는 체력과 식생활에 특별히 신경을 쓰시는 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가지고 계신 비결을 좀 배우고 싶습니다.
      테니스를 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맞으신지요?

    • 노루2017.04.17 16:35 신고

      ㅎ 테니스를 좋아하지요. 운동은 내생모르핀(endogenous morphines)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하지요? 그래서 즐거움도 주고 중독성도 있고요.
      특히 '숨가쁜'(유산소) 운동이 그런 것 같아요. 그냥 걷기도,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좋은 운동이지요.

      어차피 '단순한' 식생활이라 특별히 신경 쓰고 말고가 없지만, 이른바
      안 좋다는 세 가지, 단 것(sugar), 짠 것(salt), 기름진 것(fat) 중에 짜거나
      기름진 것들은 원래 안 좋아하고 -- 단 것은 초코렛이나 체리파이 같은 것은
      맛있어 하지만 자주 먹는 게 아니고 콜라는 싫어져서 안 마신 지가 삼십 년쯤
      된 것 같아요. (제 블로그에'입맛'이란 글을 올린 기억이 나네요. -- 찾아보니
      '이런저런' 카테고리, 2012. 1.22)

    • 숲지기2017.04.17 18:54

      정말 바른생활 교과서처럼 생활하시는군요.
      모르기도 하지만 알면서도 절제력이 없어서 잘 안되는데,
      노루님은 매우 강인하신 분이신가 봅니다.

      저도 듣고 읽은 적이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 종류들을 잘만 활용하면 착각을 유도하여 얼마든지 자가 치료도 가능하다는.....

      "숨가쁜" 운동이 유산소 운동의 다른 말인지 처음알았습니다.
      식생활에서도 절제력이 놀라우세요.
      얼른 가서 읽게ㅆ습니다.

    • 노루2017.04.17 21:40 신고

      ㅎ ㅎ '절제'는 아닌 것이, 몸에 안 좋다 싶은 건 저절로 안 먹고
      싶어지고 몸에 좋다는 것들은 저절로 맛있어 하게 되네요. 아마
      "입맛"에도 그런 얘기를 썼던 것 같아요.

    • 숲지기2017.04.18 01:07

      노루님도 정신노동자이신(육체노동자가 아니신) 게 분명하신 듯 합니다. 맞으시지요?
      독일에서는 '머리로 음식을 먹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건강에 좋다고 하면 맛이 좋고, 해로운 것은 맛이 없다고 하는,
      똑똑한 사람들의 식사법입니다.

      저는 똑똑하지 않아요. 새우나 회 같은 걸 도저히 못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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