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비 내리는 시가지를 서행합니다.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비 내리는 시가지를 서행합니다.

숲 지기 2017. 4. 17. 04:48

 

 

이런이런, 

길을 나서자 마자 비가 뿌리기 시작하여 

차창을 후두둑 적십니다.

봄기운이 만연해서인지 마치 놀이동산에서 

놀이의 한 몫으로 내리는 빗줄기인 듯 

이제 막 젖기 시작하는 시가지를 운전합니다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비와 시가지를 함께 음미합니다. 

 

 

 

 

 

 

올망졸망한 거리가 아니어서 

비가 내려도 크게 부산스럽지 않아요.

양쪽으로 오며 가는 자동차 도로가 있고 그 사이 중간엔 

전철 도로가 있지요. 

도로를 처음 낼 때, 이곳을 통치했던 사람의 막강한 권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하게 되지요.

네, 빌헬름대제..... 

기회가 되면 이분의 생애도 꼭 한번은 쓰고 싶네요. 

범상치 않은 생을 살았던 분인지라.....

 

 

 

 

 

 

 

 

생각 같아서는 빨간 신호등이 좀 더 오래 켜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했던 것 같네요. 

이런 생뚱맞은 생각을 이곳 카셀이 아니면 도대체 어디서 해 볼 수 있을까요

 

 

 

 

 

 

 

 

 

 

 

 

 

 

 

 

 

서울로 치면 세종문화회관이 서 있는 세종로쯤? 

못가본지가 10년이 넘었으니 그냥 기억만 어렴풋합니다.

앞에 빌헬름산상이 보이지요.

 

이 시가지의 신호등 앞에서 몇 번 더 멈춰서며 이리저리 운전하다가 

싱겁게 귀가를 합니다. 

딱히 놀 방법은 없죠, 낯선 도시에서 비까지 내리니...

 

 

 

 

  • 푸른하늘2017.04.17 03:31 신고

    비내리는 카셀 거리를 천천히 운전하면서 무슨 아름다은 생각을 하셨나요?
    길전체를 수채화 혹은 피스텔 화폭에 그대로 옮겨 놓고 싶은 곳인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면 도시 전체가 아니면, 동네 전체가
    구석 구석 다 아름다운 곳이 있더라고요.

    오늘은 어머니 교회에 갔었지요.
    딸교회는 영어권 젊은 30-40대들이 다니는 교회인데,
    금요일 잠깐 어머니께 인사만 드리고,큰딸 집으로 와서
    주일 예배는 어머니곁에 앉아서 드리고 왔지요.

    좀 일찍교회에 도착해서 도서실에 앉아 계시는
    어머니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싫다 하시는 것을
    제가 "엄마 오늘 예뻐요.사진을 찍을 께요."억지로 겨우
    사진을 찍었네요.그 고우시던 어머니 86세십니다.

    비내리는 카셀거리도 곱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건물은 나이들어도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멋이 있어서
    수많은 세월이 지나 갔는데도 숲지기님께서 천천히 보시고 싶으셔서
    신호등 빨간불빛이 안바뀌면 좋겠다고 하시는군요.

    사람도 나이들어도 그런 멋을 풍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노인들이 사진 모델서느라 조금도 심심할틈이 없을 텐데요.
    제 어머니는 80대시지만 저는 60대에 벌써 사진찍는게 싫어집니다.^^
    지금은 큰딸 집에서 세번째 저녁을 보내고 컴앞으로 왔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7.04.17 18:43

      화가의 눈을 가지신 푸른하늘님께서는 ,
      모든 자연 대상으로 그림으로 먼저 보십니다.
      저도 그 시각을 배우고 싶지만, 아무나 화가가 아니듯,
      다 그림으로 보이지를 않습니다.
      부럽다는 말씀 밖에는요.....

      따님과 어머님을 원하실 때 만나시니, 그 또한 큰 복이십니다.
      어머님들은 나이가 드실수록 더 아름다워지시지 싶습니다.
      오래된 도시의 건물에서 풍겨 나오는 품위 같은 것이 어르신들에게서도 느껴지니까요.
      아,,, 사진을 찍지 않으시려는 어머님의 말씀이 짠합니다.

      힐데 도민(Hilde Domin)이라는 여류시인이 근처 하이델베르크에 계셨는데, 80세 말엽부터 사진 찍기를 아주 싫어 하셨습니다.
      저는 일관계로 사진을 찍어야 했었고요.
      젊었을 때 꽤나 미인이셨는데, 자신의 주름진 얼굴을 안정하지 않으셨어요.
      기억을 남기고, 약 10년 전에 가셨습니다.

      다복하신 푸른하늘님, 기쁨의 순간들을 마음껏 누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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