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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하루 시편지 본문
6월 초하루 시편지
비구름이 하늘을 덮는가 싶더니, 한차례 시원한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머잖아 뜨거운 계절이 올 것이라고 반짝 예고라도 하듯 말이지요.
때를 맞춰 6월이 열렸네요,
낮이 제일 길다는(밤이 제일 짧다는) 6월을 맞이하는 기쁨이 큽니다.
뜨거워지는 계절, 그래서 더욱 절실한 '비'에 관한 시 몇 편 골랐습니다.
행복하십시오.
비닐 우산
/정호승
오늘도 비를 맞으며 걷는 일보다
바람에 뒤집히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끝내는 바람에 뒤집히다 못해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비 오는 날마다
나는 하늘의 작은 가슴이므로
그대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므로
오늘도 바람에 뒤집히는 일보다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행복합니다
스페인의 비
/마종기
낡은 베레모를 쓰고
오징어 튀김에 싼 술을 마신다
부두가에는 가는 비 저녁내 내리고
개 한마리 저 쪽에, 새 한마리 이 쪽에
귀에 익은 유행가처럼 흔들거린다
어두워서 더 어지럽다
술 취한 빈 골목마다 나이 먹은 성당
옛날의 비가 되어 어깨를 두드린다
한 평생 쌓인 죄가 모두 씻어질 때까지
성당에 기대어 긴 잠이나 잘거나
나이 들면 술 취한 어부나 될거나
잠 속에서 보이는 그 슬픔이나 될거나
눈물단지
/박형준
비 오는 날
꽃들은 반짝거리지
홀로 자라서 제 그림자를
웅덩이에 비춰 보는 슬픈 꽃
그렇게 비 그치면
밤하늘엔 맑게 씻긴 별이 뜰까
별
눈먼 자의 꿈
별
눈먼 자의 슬픈 노숙
너무나 멀리 물러나 있는
신들의 눈물단지
비 오는 날
꽃들은 눈물단지
-
어느새 또 새 '초하루 시편지' 받아 보는 날이네요!
답글
마종기 시인의 저 시 참 좋은데요. 그 위의 그림도요.
저 그림을 혹시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지요?
마종기 시인의 시구 하나에 끄덕이었던 생각이 납니다.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몰랐다."-
숲지기2017.06.01 01:26
저도 마종기님의 시가 참 좋습니다.
시를 읽다 보면, 배회하는 낯선 도시 귀퉁이에서 즉흥 재즈 음향이라도 들려오는 듯 합니다.
그림은 출처를 적었는데, 제가 노루님 블로그에 댓글로 다시 달아 놓겠습니다.
http://wallpapertvs.com/wp-content/uploads/2014/07/city-street-rain-painting-hd-wallpap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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