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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공허에 대해서....(텅빈 수중무대) 본문
올해의 오페라 카르멘의 포스타.
'공허'에 대해 써보자고 해 놓고선 곁눈으로 보덴제(Bodensee)의 수상 오페라무대 사진을 봐 버렸다.
카르멘과 공허는 도무지 연결점이 없는 듯하고, 설사 있다 하여도 마치 금광에서 다이아먼드를 캐듯 억지스레 찾아낼 생각도 없다, 칼멘은 칼멘이고 공허는 공허이니.
이렇게 쓰고 나니 플라멩코를 추는 그녀의 펄럭이는 짚시치마 폭에 공허라는 단어를 슬쩍 한번 휘감아 넣고도 싶다. 말이 되는지 ㅋ
암튼, 보덴제에서 올릴 올해의 오페라는 "카르멘"이라는 것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보덴제라는 독일의 제일 큰 호수에서는 매년 대작 오페라 하나씩을 선보인다, 사실은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매우 큰 행사임)
20년도 더 된, 유럽에 처음 발을 디디던 해에도 같은 무대에서(지금 보다 훨씬 미비한 시설에서) 카르멘을 공연했었는데 젊었던 나는 운 좋게 숙소를 무대 근처에 잡는 바람에 오페라단이 리허설을 하는 낮에도 마음만 먹으면 가서 미리 구경할 수 있었다.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당시 무대 지휘를 하는 오페라 감독의 쨍쨍한 프랑스어가 호수의 낭만적인 풍경과 함께 진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플라멩코 춤을 추던 무희들과 진짜 말 몇 필도 호수 위에 떠 있는 무대를 오르락내리락 했고, 가수들도 다 함께 리허설에 참여를 했었다.
그렇게 나의 젊은날도 마치 그때 훔쳐 본 리허설의 한 장면처럼 독일을 무대로 펼쳐졌다. 발만 한번 잘 못 디뎌도 깊고 차가운 물에 여지없이 빠지고 마는 호수 위의 무대라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채.....
브레겐츠(오스트리아)에 설치된 보덴데 수상오페라무대 . 물 위에 무대가 있고 객석이 설치된 곳은 육지
애초에 쓰기로 했던 테마로 돌아가서,
공허에 대해 묶어 본 아포리즘적인 말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맨 아랫글,
묶으면 그 또한 한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마치 풍선처럼.....
지인의 지인 집 앞에 수상무대가 있었다. 어제(18.juni.17)였었고, 빠듯하고 일 많았던 날의 한 순간이었다.
현대인들은 내면적 공허를 앓고 있다.
위장이 텅 비어서 생기는 극심한 허기와 같은.....
-피터 루들(Peter Rudl 1966생. 독일 시인),
deutscher Aphoristiker
Der moderne Mensch leidet an innerer Leere
wie ein Heißhungriger an leerem Magen.
누군가 피상적인 것에만 집착한다면, 그의 내면이 비어있음은 놀랄 일이 아니다.
엘마 쉔켈(Elmar Schenkel, 1953년생. 소설가 화가)
Anglist, Autor, Übersetzer, Maler
Wer nur auf Äußerlichkeiten fixiert ist, sollte sich
über innere Leere nicht wundern.
공허를 묶어버리면 그 또한 하나의 형태가 된다.
한스 울리히 벤치거(Hans Ulrich Bänziger 1938년생 스위스 심리학자, 소설가)
Schweizer Psychologe und Schriftsteller
Quelle: »Überhaupt und kopfunter. Aphorismen und Gedanken«, Wolfbach Verlag Zürich © 2009
Wer die Leere umschließt, gibt ihr eine 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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