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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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자급자족·요리

마당식탁- 얼렁뚱땅 생식

숲 지기 2018. 4. 27. 00:11

매 풀들마다 맛이 다르다 우리네 사람들처럼.

밋밋 심심한 풀, 

알싸한 풀,

인심 넉넉한 물살 품은 풀,

꼬들하게 곧은 풀,

뼈대있는 풀,

달착하니 정겨운 풀,

살짝 만져도 손 타서 고개 숙이는 풀

너무 셔서 눈 감기고 혀까지 꼬이는 풀

떫떠름 못마땅한 풀

뺀질 미끈한 풀

텁텁하여 목이 메이는 풀

대놓고 따지듯 매캐한 풀

짝사랑만큼 쓰디 쓴 풀........

무수히 많구나..ㅎ

 

 

 

풀들을 줄 세웠다.

물론 식촛물에 풍덩 담아 목욕재계를 하신 후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 가운데는 달팽이를 품었던 이도 있었다는 것.

민들레잎들이다.

당연히 다시 초원으로 배웅을 해 드렸다.

 

 

 

 

 

같은 때 같은 대상을 테이블보만 바꿔서 찍었음에도 사진이 낯설다.

이것이 자동카메라의 장점이자 맹점.

각설하고ㅡ, 나물들을 둘러보면

왼쪽 위부터 참나물, 파꽃망울, 부추,

중간줄은 데친 브렌네셀,미나리

오른쪽 위부터 부추, 돌나물,민들레

(곰파가 빠졌다, 식춧물 목욕 후 너무나 지쳐서 회복을 위해 물에 좀 뒀었는데 깜박 잊었다.)

 

 

 

 

 

 

 

 

 

 

붉은 파프리카와 끓는 물에 삶아 낸 닭살코기 100g, 초고추장을 곁들였다.

돌접시 위의 푸짐한 한 상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낳고 길러준 땅과 농부님들이 고마울 뿐이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이걸 설마 다 먹냐고 혹자는 물어볼 것이다.

나 원래 위대(?)한 사람,

여기에 초고추장을 두어 번 더 뜨고 상추도 첨가했다.

 

 

  • snooker2018.04.26 19:43 신고

    에이...
    생채 파틴데 쐐기풀 왜 데치셨어라?
    딴거 마냥 날로 드시지비... =3=333=33333

    답글
  • snooker2018.04.26 19:48 신고

    쐐기풀 보니 뜯으러 가고 싶어요.
    너무나 고소하고 매력적인 맛~!
    비타민 덩어리~!!

    쐐기풀 만큼은 우리 마당으로 모셔다 심을 수가 없었.........
    몇 년 동안 울타리 근처에 조금씩 나는 거 (새들이 옮긴 듯)
    번질까봐 보는 족족 깊이 파내서 버리던 생각이 납니다.

    맛 좋고 영양도 많지만 천연 비료, 병충해 방지제로도 뛰어나고,
    참으로 쓸모가 많은 풀인데 왜 하필 송곳털을 달고 태어나서리...

    답글
    • 숲지기2018.04.26 23:57

      구색을 맞추느라 손 따가워가면서 잘라오긴 했는데, 맛은 별롭니다.
      흑림사람들은 eisen präparate로 봄엔 꼭 한번씩 먹고요.
      제 숲집마당엔 쐐기풀에 체케에, 여름엔 아주 난리가 납니다.
      작년엔 쐐기풀을 물과 묵혀서 토마토 거름으로 썼는데, 효과가 놀라웠습니다.
      하긴 달리 거름이라고 줄 게 없으니 말입니다.
      야우흐 냄새는 Gesteinsmehl을 넣으면 거의 안 나서 숲집과 슈레버가르텐에 다 만들어서 자주 뿌렸지요.
      20배 물로 희석하고요.

      병충해도 된다고요?
      흠,,, 맞다, Wurmkur한다고 이웃분한테 들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요 ㅎ
      여튼 농삿얘긴 늘 즐겁습니다.
      쐐기풀 필요하시면 노란뿌리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ㅎㅎ

    • snooker2018.04.27 12:14 신고

      쐐기풀도 지역에 따라 맛이 다른가요?
      고소하기로는 요거 따라갈 풀이 없던데...
      기어쉬나 한련처럼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갈아서 만두나 수제비 만들어도 고소해요.
      빵 만들면 색깔 좋고, 맛 좋고, 보존력까지 높여 주고...

    • 숲지기2018.05.02 12:54

      만두..... 이웃집 아지매께서 한국만두 만드는 법을 물어왔어요.
      저도 안 만들어 본 걸 ㅋ
      쐐기풀로 만든다고 알려주어야 겠습니다 하하
      맛 보존력 색깔 다 좋아진다고 말해주렵니다.

  • 장수인생2018.04.27 02:17 신고

    먹을수있는것 골라내기가 쉽지않아요
    좋은하루보내세요^^

    답글
    • 숲지기2018.04.27 15:15

      아는 사람과 가까이 하시면
      아주 쉽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더 쉽지요, 시골사람만 찾으시면 되니까요.

  • shinilc2018.04.27 06:10 신고

    건강한 음식들로 채워졌네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이
    맵고 깨끗하게 청소되는 느낌이
    들것 같습니다...
    지금도 많은 풀들을 먹고 있는게 참
    신기합니다..
    산에는 아직도 먹어도 될 만한 풀들이
    많이 있을텐데..모르니 먹지 못하죠..ㅎ
    건강한 주말 되세요..^^

    답글
    • 숲지기2018.04.27 15:18

      사실 초장 맛으로 먹지요.
      너무 매워서 물도 많이 마십니다.

      풀을, 더구나 자연 성장한 풀을 먹는다는 것에
      저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삽니다.
      가능하면 조미료 안 넣고,
      가능하면 조리를 덜 해서
      칼로 자르는 대신 꼭꼭 씹어먹으려 합니다.

      신일님 오늘 자전거 타실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 아침향기2018.04.27 10:07 신고

    저랑 비슷하시네요 ㅎ
    전 매일 야생풀만 먹지요 ㅎ
    그래서 토깽이가 되었다는 전설~

    답글
  • eunbee2018.04.27 10:57 신고

    아흐~~ 덤벼들어 먹고 싶어라. 저 초록 푸성귀들..
    꽃을 먹는 날엔 자꾸 웃음이, 꽃같은 미소가, 새같은 노래가...
    꿈같은 생활, 독일 숲속 이야기. 아흐~ 살고 싶어라. 그렇게.

    답글
    • 숲지기2018.04.27 15:22

      푸성귀들이 무궁무진한 곳이 숲입니다,
      은비님 물론 다 아시겠지만요.
      숲이 생산한 풀들과 꽃들을 한 바구니씩 꽂아뒀다가 오며가며
      따먹습니다.
      꽃으로 인해 나는 연명을 하는구나 싶지요 ㅎ

  • PK2018.04.27 11:33 신고

    이거... 간식인가요? ... ^^

    답글
    • 숲지기2018.04.27 15:24

      저게 양이 엄청난데, 저는 더 보탰습니다 초장과 상추 등등을요.
      어젠 저것만 먹었습니다, 바쁜 일로 저녁때를 놓치는 바람에......
      그러니까 저 한끼만 먹은 셈이지요 하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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