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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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자급자족·요리

후딱 차린 산골밥상

숲 지기 2017. 4. 8. 19:45

 

 

 

정원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나무 자르고, 나무 심고, 비행하는 낙엽들 가라 앉히고

잔디 자르고 흙 고르고.....

 

오전 내내 팔뚝과 어깨 근육을 썼으니 정오에 이르자 시장기가 말이 아닙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점심 준비를 합니다. 

불 지펴 뜨거워진 숯덩이를 미니 그릴에 올리고,

고기가 익을 동안 마당을 돌며 봄나물 몇잎 손에 닿는대로 뜯습니다. 

이태리식으로 구운 차바타 빵도 서너 조각 썰어 올리니 

그냥저냥 구색이 맞습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도 얼추 맞고요.

 

 

 

 

 

 

 

찍은 것들 가운데 이 사진이 맘에 드네요.

활엽수들의 잎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정원 구석구석이 너절하니 말입니다.

 

 

 

 

 

 

 

 

 

 

 

 

 

 

 

 

 

 

 

 

돌축을 배경으로 다시 찍었습니다.

저 건물은 1831년에 지어졌고, 저 속엔 1년 온도가 거의 일정한 말하자면 석빙고 같은 곳입니다.

겨울 동안 감자를 넣어두는데, 올핸 꽃들도 넣어서 겨울을 나게 할 예정입니다.

이쁘게 장식을 하면 제법 역사적인 건물이 될 테지만,

역시 저는 일이 무서울 뿐입니다.

 

배경은 같은데 아래에 한장의 사진을 더 보충하여 올립니다.

 

 

 

 

 

 

 

왼 쪽으로 난 길쭉한 사각형 구멍은 안으로 들어 갈 수록 넓어집니다.

적이 오는지 망을 보고 여차하면 총구를 겨누던 곳으로 추측이 됩니다.

제 정원엔 말들이 물을 마시던, 돌을 파서 만든 물통도 있답니다.

 

 

 

 

 

 

 

 

 

 

마당에서 뜯은 봄나물로 즉석 셀러드를 만들었답니다.

뒷줄 왼쪽에서부터

부추, 세파,참나물

질경이,멜리세,명이나물 등이 되시겠습니다.

 

 

 

 

 

 

 

 

 

 

이 정도 스테이크를 2개나 먹었지요.

몹시 시장했었기 때문에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ㅎ

구석기 시대의 그것처럼 단순하기 짝이 없는 식탁이나, 

그런대로 먹을만 했습니다.

  • 푸른하늘2017.04.08 15:41 신고

    1831년에 지은 집이로군요.
    돌로 기초를 단단히 세우고,아마도 돌과 흙으로 쌓아 올린 집일까요?
    현대식 집보다 에어콘이나 히터값이 많이 안드는 이유가
    건축재료가 실하고 두꺼워서 공기가 갑자기 더워지거나
    추워지는 일이 없어서 일겁니다.

    독일에서의 산골밥상은 한국서 부자들이 흉내내고 싶은 밥상입니다.
    제 친구도 보성으로 시집을 갔는데,제가 미국서 먹는 한국음식이 무색하게
    아주 서양식으로 아침을 먹더라고요.크로상 빵에다가 셀러드에다가....
    독일에서의 시골밥상에는 맛있는 양고기니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사슴고기가 그릴에서 구어지겠지요.음료수로는 맛있는 백포도주도요.

    저 참나물이 정원에 많이 자라고 있지만, 요즘은 신선초가 더 맛있습니다,
    신선초잎은 조금 두껍지만 더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나물보다 지금은 신선초를 더 좋아 합니다.
    어젠 체리힐 공원에 가서 머리털처럼 가는 새끼 달래를 몇뭉치나 뽑아왔습니다.
    올해는 이사를 가려니 참나물도 신선초도 다 뽑아 내야 할거예요.

    뽑아온 달래는 다듬는데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갤론 플라스틱 봉투에
    빵빵합니다.어제 일부를 잘게 2-3cm로 썰어서 간장을 붓고 매실청을 넣고,
    식초조금, 설탕조금을 넣어서 저녁에 김싸서 먹었지요.
    막내만 아니면 고춧가루를 조금 넣으면 좋지요.
    노란 얼레지꽃이 피었으면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아직 안폈더라고요.

    저도 점심에 스테이크도 해먹습니다.
    립아이(한국서는 꽃등심이라고 부릅니다)소고기를 주로 먹지요
    저녁에 먹어도 되는 때는 지났지요.
    나이들면 소화도 밤에는 잘 안됩니다.
    참, 와인하고 같이 고기를 먹으면 소화에 도움을 주지요.

    오늘은 토요일 아침입니다.
    아래층 도서실에서 잠을 자는 막내가 깨었는지 소리를 내는데
    컴을 보던 남편이 다시 잠이 들었나 봅니다.
    제가 일으키면 좋겠지만 제 허리가 그래서 가끔 아픕니다.
    저는 지금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남편을 깨울까 말까......"


    답글
    • 숲지기2017.04.08 16:35

      막내따님께서 매운 걸 못 드시나 봅니다.
      어릴 때 저도 고춧가루 든 것을 못 먹어서 제 어머님께서 고생을 하셨습니다.
      뭐든 제 먹을 것은 따로 해주셨고요.
      그때의 어머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은 잘만 먹는데 말이죠.

      신선초가 무엇인지 찾아 보았습니다.
      여기서는 직역을 하면 천사뿌리(Engelwurzel)라고 하는 약초군요.
      약초를 반찬으로 드시니 얼마나 건강해 지실까요 .

      저도 당장에 씨앗을 주문하려 합니다. 흑림 계곡에 있긴 한데 독초인 쉬얼링과 섞여있어서 께림찍합니다.

      음식에 대해서는 구석기 식으로 먹는 것을 원칙으로 삽습니다.
      가능한한 있는 그대로 먹으려 하고요, 가공이 덜 되고 유전자 변형을 안한 상태로 말입니다.
      달래 요리을 써 주셨군요, 단단히 배웠습니다요.
      다음엔 알려주신대로 해서 먹어 볼 겁니다.
      고맙습니다.

    • 푸른하늘2017.04.08 19:54 신고

      신선초도 뜯고 낙엽도 치우고, 아침 9시 조금 넘어서 정원에 나갔다가
      오후1시가 넘어서 집안으로 들어 왔지요.
      피곤해지고 좀 기운이 없어서요.
      신선초를 다듬으면서 물을 틀어놓고,깨끗이 물에 씻었지요.
      큰딸 집에 다음주 금요일에 가려고 합니다.친정에 가는 거지요.
      큰딸집서 15분거리이니까요.
      작년에 드렸더니 어머니와 여동생이 맛있다고 해서
      지금부터 살짝 삶아서 갖고 가려고 합니다.

      나물을 드릴때 가장 선물로써 기쁨을 드리려면 안삶은 생것으러
      한보따리 가져가면 아주 효과가 크더라고요.
      작년 크리스마쓰때 드린 고추잎이 그랬어요.
      때가 때인만큼 어디에서도 생으로 고추잎을 구힐수 없는 때에,
      밖에서 키우다가 집에 들여놓고 키우던 십여그루의 고추잎을
      제가 그날 떠나는 날,바로 큰봉투에 따가지고 가져다 드렸더니
      기대치가 없을때에 받는 놀라운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제가 어머니를 무척 감동시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속으로 "어머니가 낳으신 큰딸이 이렇게 머리가 좋답니다." 으쓱했었지요.^^
      선물은 기대치가 전혀 없을 때에 갖고 싶어 하는 물건을 주면
      받는이가 무척 감동을 받습니다.
      제가 성경에서 배운 생각입니다.^^
      선물은 미리 주겠다고 알리고 주면,
      가끔 형편에 따라서 실망을 하게 됩니다.
      선물한다고 외치지 마라고요.잠언서에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신선초를 따놓고 제가 지금 친정에 안알리고 가져 가더라도
      결코 고추잎 같지는 않을것 입니다.
      왜냐면 지금은 나물먹을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 숲지기2017.04.08 21:53

      효녀이신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참 대단하셔요.
      노모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을, 따님이 제일 잘 아시겠지요.
      부럽습니다.
      어머님께 나물을 해서 드리는 것과 그 나물을 보고 기뻐하실 어머님을 상상하시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정에 가실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럽습니다.

      신선초 밭이 넓은가 봅니다. 혹시 이사를 가신다면 한 무더기 뽑아서 가십시오.
      참 귀한 약초여서 여기서는 구하기도 쉽지 않답니다 .

      선물을 한다고 미리 외치지 말라는 잠언의 교훈을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엇나간 선물일 땐 미리 알려서 상대의 반응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여겼는데,
      상황에 따라서 현명하게 해야겠습니다.

      고추이파리를 어떻게 드시는지요?
      제 어머님께선 무우말랭이김치에 넣곤 하셨는데, 여기서 저는 무우말랭이 구경도 못하고 사니 고춧잎도 별로 쓸모가 없더군요.

    • 푸른하늘2017.04.08 22:22 신고

      요즘에는 수퍼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봉투에 넣어진 씨앗도 팝니다.
      그리 비싸지도 않습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그동안 생각했던것이
      씨앗이라면서 친구들이 보내 주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씨앗이 무척 많습니다.
      물론 무우씨도요.심지어 보라색무우 씨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우를 못 키웁니다.무우꽃은 잘피더리고요.
      제가 필라에서 목사님이신 남편 선배부인에게 보라색 무우씨앗을 드렸는데
      그집에서는 보라색 무우가 제법 크게 자랐다고 합니다.
      제 친구들이 다른 물건과 섞어서 씨앗을 보내 주었는데,
      숲지기님께도 보내드릴수 있습니다.
      모험이지요. 법에 저촉되면 못하는것이고
      법적으로 통과가 되면 받으셔서 어디 키워 보시겠습니까?
      무우말랭이라봐야 그무우 썰어서 말린것 아닙니까?
      마음 내키시면 비밀로 제게 주소를 가르쳐 주십시오.
      민약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거들랑 제게 명이씨 보내주셔요.
      산나물 소리만 들어서 저도 보고 싶어요.
      신선초는 씨앗으로도 가지고 있습니다.가을에 노란국화꽃 같은 꽃이 핍니다
      희안한것은 봄에 올라 오는 신선초 잎이 초록색에 자주색이 보입니다.
      신선초도 도라지꽃씨도 원하시면 다 보내 드릴수 있습니다.
      참!!!사랑초 뿌리도요.아주 작은것으로....알아보셔요 법적으로 가능한지요.
      토종 보호차원에선지 다른나라에서 풍토병이라도 옮길까봐 그런지
      제재가 있습니다.

      다 떠나서 모험을 해보시겠다면 제가 다른 물건속에 눈에 안뜨이게
      보내 드릴수 있습니다,저 잡으러 미국에 안오겠지요.
      숲지기님께도 해가 될까요?

    • 숲지기2017.04.09 00:24

      말씀만으로도 매우 감사합니다.
      신선초에 대해 알아보고, 당장에 인터넷으로 씨앗을 주문했습니다.비싸지 않지만, 최소한의 주문금액이 있어서 다른 씨앗도 겸사겸사 주문했습니다.

      명이나물은 씨앗받을 시기를 자주 놓치는데, 올핸 노력을 해 보겠습니다요 ㅎ

      그리고, 국제우편으로 씨앗을 보내는 일은 아마 불법일 거예요.
      저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 집에 몇몇 분들께서 우편물을 보내셨다가 되돌아 간 적이 더러 있습니다.
      폭설로 인해 우체부가 몇 번을 집으로 들어 오려고 시도 했음에도 안 되었다는 설명과 함께소포를 되돌려 받았다고요.
      그 외에도 제가 장기간 집을 비우는 바람에 .........
      (성심을 다해 그분들께 제가 이해를 시켜 드리고 , 정성껏 사과를 드렸지만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암튼 말씀 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아마 내달부터 다시 바빠지면 블로그에도 지금만큼 자주 올 수가 없을 겁니다.
      사는 게 그렇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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