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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2019년 정월 초하루 시편지 본문
억울한 것들의 새벽
/이건청
묵호항 어시장엘 갔는데
바닷물 채워진
플라스틱 통,
유리 수조 속에,
막 잡혀온
가자미며
숭어, 고등어들이
들끓고 있었다.
어떤 놈은 통 밖까지 튀어나와
어시장 시멘트 바닥을
기어가기도 하였다.
꿈틀, 꿈틀
수평선 쪽으로
몸을 옮겨보고 있었다.
필사적인 것들이
필사적인 것들끼리
밀치며, 부딪치고 있었다.
그러므로, 다시
/유정이
당신 손닿는 곳마다
잎사귀가 하나씩 생겨난다
가지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린다
나는 새로 태어난 잎사귀와 손뼉을 치고 웃거나
어깨 위로 모이는 햇볕과 얼굴을 부비며 논다
내게 손바닥을 보이며
잎사귀는 어떤 운명을 궁금해 하는 것일까
우리는 가지 않은
다른 길이 궁금하다
지팡이는 어디다 두고
나는 왜 두꺼운 안경과 나란히 앉아 있었나
당신 손닿은 곳마다
잎사귀가 계속 태어난다
나는 새로 태어난 잎사귀와 입을 맞추거나
손뼉을 치며 웃는다
당신은 내게로 와
내 몸의 일부가 된다
내 몸과 손뼉을 치는 잎사귀를 그러므로 다시
나는 웃는다
ㅡ『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 12)
이 글이 블로그에 올려질 즈음에 저는
지인의 송년파티에서 있을 겁니다.
매년 같은 채식주의자네 집에서 하는 송년의식이죠.
시 2편,
써 주신 이건청, 유정이님과
이 곳을 클릭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올립니다.
빛나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숲지기님,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답글
잘 지내고 계시죠? 흑림 겨울은 어떻습니까? 한국 못지 않게 왠지 추울 것 같네요.
엊그제 아내가 집근처 북카페에 가자고 하길래 무심코 책꽂이에서 집어 들고 간 박완서님의 그 남자네 집을 왠만에 다시 한 번 읽었네요.
하루하루가 강렬했던 인도 삶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여유를 오랜 만에 한 껏 누리고 있습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19.01.01 15:42 신고
가지 않은 길이 앞에 있네요. 매일 매일 그 길 위에서 손뼉 치고 부비며 꽃이 피고 지고 하는 것을 보렵니다. 새해 첫날에 잘 어울리는 시편지 잘 받았습니다. 감사~~^^ 꾸벅...ㅎ
답글 -
'억울한 것들의 새벽'
답글
'그러므로, 다시'
두 편의 시를 이틀째 보았습니다.
숲지기님은 여기 오는 분들을 피곤하게 하지 않으시는구나 싶었습니다.
새해니까 이런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시고 싶었나?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저 차가운 몸을 꽃들에게 부비고 있는 잔설의 느낌을 주는 시들입니다. -
-
숲지기2019.01.04 14:00
하하
초고추장 없는 안 되지요.
회 먹어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 합니다요.
노루는 오셔서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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