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무림하수 본문

책상서랍/Y, 입실론 이야기

무림하수

숲 지기 2019. 5. 24. 00:11

 

 

 

 

 

 

 

나는야 무림하수,

이 표현이 화자인 나를 궁극적으로 높이는 것인지 낮추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무림'*이란 단어를 빌어오긴 했지만 이곳이 흑림이니

'흑림하수'라 함이 더 옳겠다 싶다.

음악 연주에서 두 사람이나 그 이상이 연주하는 2중주 3중주 4중주 ...오케스트라 형식이 있는가 하면 

단 한사람으로 이뤄진 독주가 있다.

리듬이나 멜로디를 매개로 대화하는 이웃이 없이 

오로지 혼자서 주어진 조건(시간 공간) 안에서 소리를 만드는 것.

 

타향, 타국살이를 자주 독주에 비유한다.

이곳이 제 아무리 무림이라 한들, 주변 어디에도 비슷한 동양인 이웃 하나 없어

매 순간의 정서가 독주자(독재자와 발음이 비슷하여 피식 한번 웃고....)의 그것과 닮았다.

 

 

 

 

 

 

 

 

아-- 하고 내뱉는 외마디 나의 호흡을 경청해주는 숲

청량하게 내 귀를 적시는 저 숲물 줄기,

객석과 무대를 번갈아 옮기며

우리 숲식구들은 이렇게 서로를 감상한다.

 

 

 

 

눈이 다 녹고 나무엔 잎이 돋고 있다, 뒷산 야곱우물가 숲도랑

 

 

 

 

 

 

 

 

 

 

 

 

 

 

 

 

 

 

 

 

 

 

 

 

 

* 무림

 무림(茂林)은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말한다

 무림(武林)은 무사(武士) 또는 무협(武俠)의 세계를 말한다.

 무림(撫臨)은 천하에 군림하여 백성을 어루만지듯 잘 돌보아 기른다는 뜻이다.

- 위키백과

 

  • 이쁜준서2019.05.24 01:26 신고

    정말 청량하게 느껴 집니다.
    숲과의 교류가 때론 숲이 연주자이고,
    숲지기님이 감상을 하시지만,
    숲속에서 때로는 숲에 대한 사랑으로,
    숲지기님이 독주자가 되고 그 숲이 경청해 주는
    서로가 주고 받고 하는 교류가 참으로 청량합니다.

    무림하수
    참 오랫만에 들어 본 단어이고,
    이렇게 멋지게 끌어 오셨습니다. 하하

    답글
    • 숲지기2019.05.24 12:40

      어디를 보아도 푸른푸른 잎인 걸요.
      이렇게 마주봅니다.
      저에게도 둔탁한 나무껍질이 있다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무들은 또 발이 있어 쏘다니는 저를 부러워하고요.

      격려해주심 감사합니다.
      너무나 고마우신 말씀이세요 ㅠㅠ

  • eunbee2019.05.24 10:22 신고

    멀고 길었던 출장에서 돌아오셔서 쉼도 없으신채
    또다시 무림의 고수로 독야청청 빛나시네요.

    무림(1)의 시인이요,
    무림(2)의 쾌girl이요,
    텃밭과 농장의 무림(3)이신 숲지기님,
    바지런하신 일상이 정말로 보기 좋고
    듣기 좋아요.

    4대가 함께 하는 모습을 부러워하실 것 없네요.
    숲지기님의 솔로 연주, 참으로 아름다운 가락입니다.

    멋지고 힘나게 사시는 모습 닮고 싶어하는 사람들
    많을거예요. 숲지기님은 그러니 장안(블로고스피어)의
    무림(3) 이십니다. ^^

    저는 그대의 왕팬!!

    답글
    • 숲지기2019.05.24 12:45

      오 ㅠㅠ
      이 적막함을,
      동이 틀때부터 한쪽 하늘에 '적막함'이 솟는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 적적함을 감히 누구와도 나눈다는 생각을 못하겠습니다.
      저 하나로도 몸서리쳐지는 일이니까요.

      황송하리만큼 빛이 나는 은비님의 무림에 대한 말씀,
      위로가 됩니다. 깊은 곳까지 와 닿고요.
      많이 많이 고맙습니다.

  • 파란편지2019.05.26 04:28 신고

    문득 그곳으로 가보았으면 싶어합니다.
    안 되겠지요, 물론.
    저 아름다움이 깨져버릴 것이고, 숲지기님도 그리 탐탁지 않아 할 것이고.........
    공연한 상상입니다.

    답글
    • 숲지기2019.05.26 16:33

      이곳은 그냥 한번 다녀가는 사람들에겐 괜찮을 수 있지만
      저처럼 매 계절을 묻고 지내는 일은 글쎄요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어머님께서 아주 오래 전에 두어달 계길 계획으로 오셨다가
      보름 지난 뒤 서둘러 비행기표 바꿔서 귀국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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