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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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서랍/Y, 입실론 이야기

숲마당은 목하 전성시대

숲 지기 2019. 8. 27. 00:24

 

 

 

 

넋을 놓고 지낸 동안에도

숲마당은 스스로 성숙했다.

 

야단스런 자기네들끼리의 꽃 무도회에 

날 수 있는 곤충이란 곤충들은 다 와서 북적댄다.  

 

 

 

 

 

 

제때에 돌봄을 받지 못했지만,

다부지게 자랐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꽃

 

 

 

 

 

 

코스모스가 핀 곳은 작년까진 감자밭.

땅속에 감자를 묻는 일 마저도

올핸 힘에 겨웠었다......

 

 

 

 

 

 

 

볕 드는 쪽으로 기운 꽃대들은

햇볕에 대답하기도 하지만 

태양이 살아있는 것들을 찾아 굳이 묻는다

"니들, 잘 지내니 어떻니?"

 

풀대 사이에서

좀 큰 풀대가 된 나도 고개들 내밀었다.

 

 

 

 

 

 

 

 

 

"이만하면 잘 있어."

 

 

 

 

 

 

 

목하 전성시대를 맞은 숲마당에서니깐!  

 

  • 이쁜준서2019.08.26 19:04 신고

    숲마당은 목하 전성시대이고,
    그 숲마당을 떨어져 보시기도 하고,
    그 속에 서 보시기도 하는 숲지기님은
    생각이 깊어 지는 듯 하고,

    어찌보면 뜨거운 햇빛과 열애 중일겁니다.

    답글
    • 숲지기2019.08.26 23:27

      일반적으로 보니,
      숲마당의 식물들은 아랫동네 보다 생존에 더 강합니다.
      일부러 물을 찾아 주지 않아서 거의 천수답 수준인데도
      단단하고 순합니다.

      햇볕과 열애 중이라는 말씀,
      마치 숲마당의 정황을 다 아시는 듯 합니다 ㅎㅎ

  •  
      •  
  • 파란편지2019.08.28 16:21 신고

    숲지기님!
    이 포스팅 보며 돌연 정원이 있는 집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면 할 일이 많아집니다.
    우선 이런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겠고 마련해야 할 것도 많겠고
    아, 무엇보다 마음이 급해지게 될 것이고,
    아니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많이 많이 더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아름다움이라니!

    답글
    • 숲지기2019.08.29 01:10

      저의 생각에 정원은 교장선생님께 여러 면에서
      아주 잘 어울립니다.
      정원을 가지신 다면, 그곳에 몰입한 나머지 블로그도 소훌히 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안 되시지요 ㅎㅎ

    • 파란편지2019.08.29 02:24 신고

      그럼 하지 말라는 말씀이군요.... 아쉽..........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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