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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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한포기생명

바람불어 이사하기 좋은 날, 엉겅퀴 씨앗

숲 지기 2016. 8. 27. 07:20

 

 

 

바람때문이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이미 씨방 속에서부터 

떠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던 풀씨랍니다. 

 

철든 자식들이 부모로부터 떠나가듯,

바람이 이끄는대로 풀씨들이 흩어지는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잎이 통통하고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데, 야단스럽지 않은 저 꽃 자태를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여름꽃꽂이 소재로 그래서 자주 초대합니다. 

 

 

 

 

 

 

왕고들빼기 꽃대에 엉겅퀴 풀씨가 앉았습니다. 이를테면 잠시 쉬어갑니다.

 

 

 

 

 

 

 

여기에도 앉아 봅니다. 치트로넨멜리세, 우리나라에서는 레몬??? 뭐라고 하던데.... 찾아보고 수정할께요 나중에. 

 

 

 

 

 

 

 

 

 

깨꽃 위에도 씨앗이 두 개 씩이나 슬그머니 앉았습니다. 그러게요 들깨꽃이 벌써 피었군요, 산간지방이어서 계절도 서둘러 바뀌는 듯하지요. 

 

 

 

 

 

 

 

 

 

 

 

 

 

 

 

 

 

 

꽃씨들의 이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다 영근 씨앗주머니가 열리면 씨앗들에 제 각각 매달린 털이 마치 솜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바람부는 날, 엉겅퀴 아래서 이들의 이사풍경을 한참 지켜보았습니다. 

 

 

 

  • 푸른하늘2016.08.27 02:51 신고

    저도 사실은 엉겅퀴씨앗처럼 멀리 두둥실 떠다니는 것을 좋아 하기는 한데,
    현실을 직시한즉 길이 없고,에 그래서 저는 이사를 못갑니다..아니 안갑니다.^^

    떠나 보내는 에미 마음은 아플지 몰라도
    떠나가는 자식은 새로운 신세계로 가느라고 신이 났을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제가 엉겅퀴씨앗이었더라면 말이지요.^^

    답글
    • 숲지기2016.08.27 13:15

      푸른하늘님 뵈면서 생각을 합니다. 한국 떠나신지 참 오래되셨을텐데, 우리말 구사하심이 놀라우셔요. 비결이 있다면 꼭 알고 싶습니다..ㅎ

      여행은, 저도 좋아하지만 유명한 곳을 찾던 때를 지나서 이제는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게 되더군요. 여행의 성격이 달라진 게 이유인 것 같습니다.
      옛날엔 단체로 다니다가 , 이제는 거의 혼자 다니니까요.

      따님들 아플 때 전화를 받으신다는 글 읽고, 어젯밤 엄마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푸른하늘2016.08.27 13:42 신고

      왠 과찬을 이렇게 하십니까?
      미국들어가 살게 되었는데,한국말 다 잊어버리면
      초기치매가 오지 않는 한 가능한 일이 아니지요.

      제 막내 남동생이 초등학교 졸업하고,미국서 살았어도
      한국말로 설교도 잘합니다.
      3개국 언어를 잘하는것 같습니다.에콰도르 선교사니까요.

      다음주 화요일에 막내가족이 온다고 했는데,
      무엇을 해줄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카들 학교갈준비물도,GAP에 가서 옷도 사주고,먹을것도 생각을 해야지요.^^

    • 숲지기2016.08.27 16:54

      대단하십니다 동생분도 푸른하늘님도요.
      저는 다 커서 왔음에도 우리말 씀씀이에 갸우뚱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감각은 더 떨어지고요 ㅠㅠ

      훌륭하신 동생분께서는 에콰토르에서 선교를 하시는군요.
      언젠가 글로 썼던 외사촌 명자언니형부가 생각납니다.
      아주 오래된 기억이라 희미합니다.

      사람 욕심 다 내려놓고 선교하시는 분들, 참 대단하셔요.

    • 푸른하늘2016.08.27 17:02 신고

      숲지기님 왠 엄살이 이리도 심하십니까?
      이제껏 한글로 글만 잘 올려 놓으시고서
      표현력도 감감도 떨어질리가 없지요.
      초기치매증세가 아니라면 대한민국에서 자라다가
      외국산다고 다 한국말 잊어 버리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코메디에 월남갔다 와서 한국말 잊어 버린 것을
      말하는것을 들은 적은 있지만요.
      그것은 웃기자고 하는 코메디였지요.^^

    • 숲지기2016.08.27 17:14

      엄살이라 봐주셔서 재미있습니다.
      요즘 들어서 부쩍 느껴집니다.
      우리말로 글을 써야 할 때 난감할 때가 있고요,
      표현에도 혼란이 올 때도 있고요.

      코메디 얘기 하시니,
      월남가서 한국말을 잊기도 하나 봅니다 ㅎ
      옛날에,
      서울 다녀와서 서울말을 하던 동네사람들이 생각납니다.
      그걸 또 흉내내며 친구들이랑 아주 많이 웃었습니다.

      여긴 오후 다섯시가 지나서 주말농장으로 잠시 갈까 합니다.
      제가 없는 동안 제 식물들에 수물을 뿌려준 체코할아버지께는
      뇌물로 와인 한병을 마련했습니다.

      다녀와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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