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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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동화·신화·재생

당신이 나를 부를 때까지

숲 지기 2020. 5. 10. 21:15

 

 

당신이 나를 부를 때까지

/신현림

 

당신이 나를 부를 때까지

이 푸른 나비가 날아다녀요

문은 열어 놨어요

몸이 가벼워질 슬피퍼를 신으세요

아무도 없어요 햇살이 흰 눈같이 반짝일 뿐

아무도 우리를 부를 사람은 없어요

어떤 소식도 당신을 무겁게 하지 않을 거예요

오늘은 아직 아무도 자살하지 않았고

빚쟁이도 없고 먼 바다 고래는

1000개의 비닐을 삼키지도 않았어요

1000개의 비닐이 녹아 수돗물로 쏟아져도

우리 놀라지 말아요 비닐을 안 쓰면 되어요

당신은 용수철같이 너무 긴장하며 지냈어요

일터에 가기 위해 튀어오를 필요 없어요

이곳에는 안전띠도 필요 없어요

제가 안전띠가 돼 드릴 테니

방금 끓인 커피니까 천천히 드세요

사약 빛깔의 커피향은 미치도록 살고 싶게 해요

저는 커피 매니아, 당신 매니아예요

우리는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어요

그리웠어요 그리워도 티를 낼 수 없었어요

당신이 나를 부를 때까지 저는 숨어 있을 거예요

이 기쁜 푸른 나비*들을 보시어요

 

 

 

 

 

 

 

*푸른나비

눈으로 본 적이 없는 푸른나비(Blauer Morphofalter (Morpho peleides) ).

서식지는 열대우림지역, 남미 등이다.

완전히 펼쳤을 때 길이가 9- 12cm까지나 되는 날개를 가졌고 ,

테두리처럼 가장자리를 검게 감싼 푸른색 부분은 야광이다.

특기한 것은 푸른 색부분이 암나비의 경우는 미미하고 숫나비가 선명한 빛을 띤다 한다.

손으로 만지면 가루 같은 분말이 묻는다.

 

*살아 있는 동안 푸른 나비를 한번 보고싶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혹은 운전대에서 마스크를 써서 지적을 받았다는 소식을 읽었다.

말이 많은 시대에 말의 출구를 가린 셈.

 

이 시대의 언변력은 입 만이 아닌 손가락으로써도 입증한다.

지금의 마스크 쓰기가 정착되면,

손가락에 골무 끼우기 시대가 도래할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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