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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11/01 (1)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11월에 읽는 시
모과 /정호승 가을 창가에 노란 모과를 두고 바라보는 일이 내 인생의 가을이 가장 아름다울 때였다 가을이 깊어가자 시꺼멓게 썩어가는 모과를 보며 내 인생도 차차 썩어가기 시작했다 썩어가는 모과의 고요한 침묵을 보며 나도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썩어가는 고통을 견디는 모과의 인내를 보며 나도 고통을 견디는 인내의 힘을 생각했다 모과는 썩어가면서도 침묵의 향기가 더 향기로웠다 나는 썩어갈수록 더 더러운 분노의 냄새가 났다 가을이 끝나고 창가에 첫눈이 올 무렵 모과 향기가 가장 향기로울 때 내 인생에서는 악취가 났다 눈길 /문태준 혹한이 와서 오늘은 큰 산도 앓는 소리를 냅니다 털모자를 쓰고 눈 덮인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피난하듯 내려오는 고라니 한마리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고라..
책상서랍/초하루 시편지
2022. 11. 1.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