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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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숲에서의 오분산책

숲 지기 2016. 10. 24. 08:39

 

 

 

 

 

휴일 창밖으로 낙엽이 눈에 들어온 늦은 오후

비가 올 것도 같고 아닐 것도 같고,

그래도 딱 오분만 걷자고 운동화 질질 끌고서 성을 낀 숲으로 갔다. 

너무 늦어서 큰나무 아래엔 이미 어둑어둑한 세력이 키워지고 있었지만,

가능한한 숲 깊은 곳까지 걸어 들어갔다.

숲으로 들땐 거의 본능적으로 일직선으로만 걷는데,

이유는 여차하면 최단거리로 숲을 빠져나오기 위해서이다.

 

 

 

 

 

 

 

 

 

 

오늘은 카메라를 구비하지 않아서,

하는 수없이 작년 이맘때 찍은 것으로 대신......

 

 

 

 

 

 

 

 

 

 

 

마지막 한 호흡도 아꼈다가 몰아쉬는 듯 

잎들은 숨 가쁘게 노랗다, 혹은 붉다. 

시간을 주저하지 않고 낙하하는 낙엽 위를 걸으며 

사람의 황혼을 생각해본다.

 

오분 산책이 길어졌다.

 

  

 

 

 

 

 

 

  • 푸른하늘2016.10.24 22:56 신고

    저런 산책길을 걸으면 다 시인이 될것 같습니다.
    땅아래 떨어지는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같은 낙엽하며
    나무가지에 달린 나뭇잎들 사이로
    보석같이 빛나는 석양빛이 보이고
    석양빛에 졸고 있는 가을나무가
    자기 새끼같은 잎들을
    땅아래 떨구고 서있는데
    그 밑을 운동화 질질끄고 산책을 하시면
    심장이 터질것 같지는 않으셨는지요?

    완전 환상의 숲길입니다.
    저도 저런 길을 걸어 보고 싶네요.

    답글
    • 숲지기2016.10.25 00:57

      요즘은 어딜가나 낙엽이 굴러다니니,
      냉철해지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습니다.
      그렇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꼭 꼭 감싸고,
      낙엽들도 일부러 슬쩍 지나쳐서 보려 합니다.

      푸른하늘님 계신 곳도 비슷할 테지만,
      제가 사는 곳은 사람이 참 드뭅니다.
      평소엔 버글버글 들끓다가도 저만 나가면 일제히 사라지는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둘이 걸으면 더 좋을 거예요,
      오십시오 푸른하늘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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