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숲마을 여름정원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숲마을 여름정원

숲 지기 2020. 8. 17. 04:49

 

올핸 초봄부터 마음이 딴데 가 있어선지

마당사진 한번 변변하게 찍지 않았다.

딱 3장만 올릴 수 있는 블로그 사진들에

잡초들이 수북하게 자리하고 있다.

 

바이러스 대란은 물론이고

세기적인 가뭄이라고 벌써 몇달 전부터 떠들고 있어도

마치 어느 동네 개가 짖냐는 듯

기죽지않은 잡초들이

정원 어느 구석에서나 키를 쑥쑥 키우고 있다 .

 

 

 

 

뒤에 배경이 되는 집은 쇼이네(Scheune) 즉 헛간이다. 지어진지 역시 2백년이 넘은 이 곳에 잡다한 가구와 기계들을 넣어두었다.

 

 

바깥일로 한주내내 눈길 한번 주지 못하였어도

꽃들이 저절로 피고

덕분에 나비 벌 손님들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오늘은 이름하야 일요일,

서너시간 내내 느릿느릿 아침을 먹는 중

일주일치 신문을 펼친 위에  

커피향 묻은 새소리 냇물소리 숲바람소리가

늘 듣던 뽕짝처럼 익숙하다. 

'낙동강 강바라아암에~ 치마폭을 00 하고 ..... '

그 다음 가사는 가물가물 ㅎㅎ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서늘한 숲집뒷뜰.

  • 파란편지2020.08.18 12:08 신고

    "치마폭을 스치고 군인 간 오라~버~니~" 어쩌고 같은데요?
    그건 그렇고 그냥 내버려두신 것처럼 쓰셨지만
    제가 보기엔 주인 손길의 결과가 다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디.......... 다 눈길(마음)에 달렸다는 옛 농부의 격언이 허사가 아닌 걸 보여주잖아요?

    답글
    • 숲지기2020.08.18 13:33

      교장선생님께서 용케도 가사를 기억하십니다.
      오라버니께서 치마폭을 스치고 군인을 가셨네요.
      참 유명한 노래인데도
      저는자꾸 가사를 까먹습니다.

      손 볼 곳이 많은 저의 집과 마당이고요,
      참을성이 대단합니다.
      안마당은 차마 사진 찍을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작품들이어른 키만큼 자랐답니다.


    • 파란편지2020.08.18 15:48 신고

      아, 이런........ㅉㅉㅉ.^^
      "낙동강 강바람"은 숲지기님께서 쓰신 그대로여서 그냥두었더니
      나 참.............. 오라버니가 여동생 치마폭을 스치게 되었으니, 이거야 원....

      .................................................................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 하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앞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 가슴 물결이 오네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 보내마
      어머님 그 말씀에 수줍어질 때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

      어디 봤더니 이렇게 되어 있네요.~^^

    • 숲지기2020.08.18 19:34

      아이쿠 제가 엄청난 오해를 했습니다요 교장선생님.
      요즘 어떤 남편들은 아내로부터 '오빠'라불리기도 하니,
      그 비슷한 뜻인가 생각했는데
      노랫말의 진의는 친오빠였습니다 하하.
      어리버리 오해를 하는 바람에 교장선생님께서 가사의 전부를 써주시다니요.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노래까지 불러주시면
      금상첨화이겠지만요,
      그냥 한번 써 봅니다.


  • 이쁜준서2020.08.18 22:11 신고

    지은 진 200년이 넘는 창고가 아직도 저렇게 건재를 하고,
    기능을 다 하고 대단한 기록 처럼 보입니다.
    가꾸는 것도 풀들과 함께 저절로 자란 자연 같아서 더 보기 좋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0.08.24 00:00

      나무가 흔한 곳이고 못은 귀하던 시절에 지어진 집입니다.
      저 오래된 헛간 안에 다락이 있고 다락 위에 또 다락이 층층으로 지어졌는데 (아, 마루층인가요?)
      못 없이 나무들을 이음새로 이어 지었습니다.
      그 때는 건축법도 지금의 것과 다르고요.
      잘 가꾸면 좋은데, 저에겐 그냥 잔디만 깎는 데도 힘에 부칩니다.

  • 사슴시녀2020.09.03 17:30 신고

    작은 숲속 아무리봐도 정겹습니다!
    숲과 나무, 그리고 잔잔한 바람.. 이 모든 어찌보면 평범한기 그지 없는것들이
    하루를 행복하게 한다는것을 비로소 알아 차렸습니다.
    그리운 독일 시골마을 오래된 고성
    작은마을 앙증맞은 텃밭들.. 제 추억속에 아름답게 진열 되어 있답니다.
    예전에는 못이 귀해서 나무사이 홈집으로 끼워 맞추기로 완성을 시켰군요!
    가구 살때 안 사실인데 못박음질 한것보단
    Dove tail 법으로 조작한게 고급으로 이곳에선
    인정한답니다.

    답글
    • 숲지기2020.09.06 10:37

      멋진 집을 완성하신 사슴님,
      이제는 집 짓기의 대가가 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옛날에는 무엇이 귀해서 나무 아귀만 맞춰 집을 짓고 가구를 짰지만,
      지금 그런 공법을 쓰는게 최고급이 되었습니다.
      어지간한 집과 가구는 못을 다 쓰게 되지요.

      저는 독일에 살고 있어도,
      이곳의 소박한 시골마을이 여전히 좋습니다.
      특히 제가 사는 숲동네는 너무나 평범한데
      그래서 더 매혹적인 것 같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