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코로나 성탄저녁 2020 본문

독일의 명절·풍습 /성탄Weihnachten

코로나 성탄저녁 2020

숲 지기 2020. 12. 27. 19:08

 

카메라는 여전히 이삿짐 속에 있고, 핸드폰으로 찍은 것이 이 모양.

 

 

 

혹자는 이 저녁에 울음을 꾹 참고 있을 것도 같다.

유럽살이 처음 십여 년 동안은 나도 그랬었고.

명절은 왜 있는 것이냐며,

동토에 찾아든 12월의 새벽에 대고

대답없는 질문도 수없이 했었다.

 

 

 

 

사진 상태가 그야말로 폭격기 수준 하하

 

 

그러면서 오래 산 나무처럼 나이테를 꼭 채운 어른이 되었고,

홀로 서 있어도 딱히 불평이 없는 고목처럼

말수가 줄었다.

어떤 이는 안갯속 같다 할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도 미루어 짐작하지 싶다.

실상은 그러나 할 말이 없다.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언어의

헤아릴 수 없는 숫자의 일간지들에 사람들이 활자로 떠들고,

그들 일간지는 오늘 발간되어 내일 폐지가 되기를 반복한다.

한번 만들어진 어휘들 문장들이 제대로 읽히지도 못하고 밟히고 사라진다는 것.

그러하니

나 정도의 인간은 할말이 아주 잠깐 있었다 하더라도

그냥 꾹 참는 것이

환경에 유익하다.

 

 

 

 

핸드폰 초점이 맞지 않았다. 노안 안경을 쓰지 않았을 때의 내 시야처럼. 그나마도 사진을 딱 3장만 올릴 수 있다.

 

성탄 초대음식을 정성껏 준비했고 오래 못 본 반가운 친구들을 만났지만

코로나정책에 대한 너무나 다른 시각때문에  깊어진 골만 확인했다.

건강 쪽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정신과 생활 깊은 곳까지 코로나가 휘젓고 있다는 반증이다.

너무나 씁씁하고 허탈한 토론을 뒤로하고

초대 손님들이 떠났다.

 

 

 

-코로나 성탄나무 아래서 기원하는 것은 

나라들이나 사람들 사이 갈등이 줄어들었으면 좋겠고

마음과 몸이 아픈 이들에게 통증이 줄었으면 좋게꼬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끼는 식물과 나의 필기구들이

오래 나와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 계백2020.12.27 11:53 신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이 무리지어 갑니다.
    앞장을 선 새와 그 뒤를 따르는 많은 새들
    우리도 그들처럼 서로 이끌어주고 나누어주는
    아름다운 인정의 꽃을 피우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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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울림2020.12.27 13:35 신고

    숲지기님 블로그 첫 방문 입니다.
    아직 여러 사진.글은 못 봤지만
    참 포근하고 따뜻함을 느낍니다
    방문 자주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님도 마음 따뜻한 겨울이기를 빌어요

    답글
    • 숲지기2020.12.28 18:11

      겨울이 ....
      그렇죠.이제 가까스로 낮이 길어지기 시작했고요,
      가장 추운 달 1월이 곧 오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이쁜준서2020.12.27 16:01 신고

    이사를 하셨습니까?

    독일 그곳에서 지금까지 사시면서
    사계절을 살아 내고, 수년을 살아 내시면서의
    어려움, 외로움, 반면 그간에 친한 분들도 생기고,
    저가 말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 끝에 오늘날인데도 어느 때는
    아직도 외로운 날도 있으시다는 말입니다.

    건강하게 잘 계시기를 바랍니다.

    답글
    • 숲지기2020.12.28 18:15

      이곳에 오래 살며 적응하는 동안
      저도 변했겠지요.
      워낙 한국사람들이 귀해서
      우리말 쓸 기회도 별로 없으니
      우리식의 수다능력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외로움은,
      어느 곳에서 어떤 이들과 이웃을 하나
      어느 만큼은 안고 살아야 하지 싶습니다.
      이쁜준서님도 건강하시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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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지기2020.12.28 18:08

      당신의 문장력엔 한계가 없죠.
      살갗을 막 지나거나 손가락으로 만져질 듯한 묘사도 탁월하죠.
      블로그 포스팅을 읽을 때는
      '이 글 정말 사람의 손으로 쓴 게 맞나?'싶을 때가 있죠.
      그만한 글을 쓴 사람을 알고 있다는 건 저의 자랑이고요.

      백신은,
      여기서는 노인들 환자들 의료인들이 먼저 맞기 시작했습니다.
      미리 맞은 사람들의 효력을 봐가며 저도 맞을 겁니다.
      당신도 같은 생각이신 걸 확인했습니다. 맞죠?

      2020년도 달랑 며칠 남았습니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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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편지2020.12.28 14:33 신고

    그분들이 절 찾아올 리 없으니가 편하게 얘기하면
    아 참... 그런 걸 가지고 뭘 하려고 토론을 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토론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쓸데없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시골에 가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건 읍내 중고등학교 다닐 때 집에 갈 때마다 매번 생각한 것이고
    지금도 주말에 시골 가면 똑같은 그 생각을 합니다.
    다 쓸데없다는 걸 저는 죽어서도 생각할 것 같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0.12.28 18:23

      교장선생님 옳으십니다.
      지나고 보니 참 쓸 데 없는 논쟁이었고요.

      옛날엔 이렇게까지 중구난방이 아니었는데,
      요즘 유튜브 등에서 세계 곳곳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누구나 접하다 보니
      별 이상한 곳에도 눈이 팔리곤 하나 봅니다.

      전염병의 위력ㅇㅔ 불안한 나머지
      엉뚱한 곳에 더 매달릴 수 있고요.
      다만,
      친한 친구들까지 설득하려고 들지만 않았으면 하지요.

  • 사슴시녀2020.12.28 23:25 신고

    크리스마스 명절 잘 보내셨나요?
    어딜가도 여기저기 답답함은 다같은것 같아요! ㅠㅠ
    전 특별한일 없이 가든정리 하면서
    소일하고 지내고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런 재미없는 명절은
    확실하게도 오네요!

    답글
    • 숲지기2020.12.31 23:59

      바닷가 그림같은 집에서
      평화롭게 잘 지내시는 사슴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올핸 정말 많이 아쉬운 명절이었습니다.
      가든정리는 꿈만 같습니다.
      조만간 저도 뭔가 변화를 구상해야할 것 같아요.

  • 사슴시녀2020.12.29 20:50 신고

    어디를 가나 성인 4인이상 모이게 되면
    어떤식의 논쟁이던 논쟁이 시작되곤 하는걸 경험합니다. 그건 가족들의 모임도 포함되구요.
    젊어선 조금도 관심도 없었던 정치에 과한 관심사가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높아졌으니 저도 상당히 주의를 하고 살지요.
    정치와 종교는 부부간에도 서로간에 존중해야할 부분인데 잘 컨츄롤 안되는 토픽이지요.
    내생각에다 타인의 생각을 맞추려고 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걸 자주 느껴요!
    타인의 생각을 꼭 긍정 해서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권리 그리고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라고 인정할수있는
    나름의 인격훈련(?)같은것이 나이들면서(다들 고집이 세어 집니다! ㅎㅎ)
    꼭 필요하다는걸 새삼 느끼는 요즘 입니다!
    아 ~ 디너 테이블 셋업이 심플하고 멋져요
    그냥 초대받아 앉아만 있어도 기분 좋을것 같아요 숲지기님!❤

    답글
    • 숲지기2021.01.01 00:05

      이제 막 새해가 되었습니다
      사슴님,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초대에도 못갈 뿐만 아니라
      누구도 초대할 수 없어서
      홀로 망년을 하였고요.

      사슴님 말씀처럼 나이들며 인격훈련을 해야할까 봅니다.
      정치나 종교 또 축구얘긴 친한 사람끼린 하지마라는 말이 여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요즘은 모였다 하면 관심사가 코로나정책에 대해 왈가왈부를 하는 통에 머리가 찌끈찌끈합니다.
      별별 가짜뉴스들이 판을 치고요,
      그걸 또 믿는 부류가 상당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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