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깻잎밭 호박밭 옆에서 놀아보자 맘껏! 본문

촌부일기/텃밭이야기

깻잎밭 호박밭 옆에서 놀아보자 맘껏!

숲 지기 2021. 8. 13. 07:51

 

여름엔 놀 일이 수두룩하다.

노느라 책 한장 넘길 시간 없고

친구들 안부 물어 보기도 빠듯하다.

오늘 단 하루 살고 말 것이라 하여도 이렇게 살았을 것이다.

 

깻잎밭 옆에서 오늘도 잘 놀았다는 얘긴데 서두가 길었다.

 

 

 

 

 

꽃을 꺾어담는데

장미가 딱 세송이 뿐이다. 8월도 중순이니

이 계절에 세송이라도 얻은 게 어디냐 싶어 밭을 쏘다니고

제 철을 맞아 자칫날처럼 핀 보라꽃을 욕심껏 꺾었다.

 

 

 

 

 

꽃바구니를 꾸밀 재료들.

왼쪽부터 오아시스 즉 슈텍모스, 꺾은 꽃 모음,이파리가지.

 

 

 

 

 

이파리들을 먼저 꽃고 꽃을 꽃기 전.

 

 

꽃들을 줄 세워 정리하면 수월하다. 장미가 딱 3송이 뿐이지만,

마당꽃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꽂기 시작하여 

 

 

 

 

후다닥 바구니를 채웠다.

 

 

 

늦은 오후 햇살 아래 꽃바구니

 

 

 

호박 덩굴 속에 쏙 들어간 꽃바구니, 왼쪽 아래 호박꽃이 잠시 들러리를 섰다.그래서 

 

 

 

호박꽃 없는 곳에 바구니를 세우고 찍고 보니,

이번엔 오른 쪽 위에 버티네,

 

 

*오아시스 - 독일에선 슈텍모스(Steckmoos)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오아시스'라고 부른다 한다.

오아시스는 원래는 제조사 이름이지만 워낙 대표적이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들었다. 

스폰지처럼 물을 머금어주어서 일정기간 동안 물공급을 해주며 

꽃을 꽂기에 부드러워서 절화 꽂기에 용이하다.

 

 

  • 이쁜준서2021.08.13 04:14 신고

    내 정원에 핀 꽃으로 꽃바구니 만들어,
    정원 호박덩굴 속에 넣으니 자연스럽게 꽃바구니는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나올 때부터 오아시스라 부르더라구요.
    그 전에는 침봉을 사용 했는데, 침봉이 큰 것이 없으면 두개를 사용하기도 했었지요.

    답글
    • 숲지기2021.08.13 18:07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서울에서 침봉 둘을 가져왔습니다.
      무겁기만 하고 쓸모도 없는 것을 뭣하러 가져가냐고
      식구들 핀잔을 뒤로하고 짐 속에 넣었죠.
      와서도 늘 어디 넣어 놨다가
      코로나 탓에 이것저것 꺼내보며
      꽃놀이 합니다.

      오아시스를 , 그러게요 우리나라만 오아시스라고 부를 겁니다요 ㅎㅎ

  • style esther2021.08.13 08:19 신고

    아름다운 꽃바구니에 감탄합니다.
    가든 잡지의 한 페이지를 보는 것 같아요.
    어느 것이 제일인지 꼽을 수 없고 하나 하나
    모조리 귀여워요~
    호박꽃도 반갑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8.13 18:09

      그때그때 어디 가져갈 꽃바구니를
      마당꽃으로 채웁니다.
      딱히 갈 곳이 없다가도
      이렇게 꽃바구니를 만들고 나면
      꼭 누가 오든가 아니면 갈 곳이 생기든가 하더라고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파란편지2021.08.14 03:46 신고

    아름답습니다.
    언제부턴가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숲지기님 꽃바구니 보면 늦게 읽은 동화책의 서양 소녀 그림이 연상되곤 합니다.
    꽃바구니 같은 어느 소녀,
    예쁘게 차려 입은 그 소녀...

    답글
    • 숲지기2021.08.14 11:53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소녀가 많이 늙었습니다요 ㅎㅎ

      꽃들을 제가 꺾어서 아픔을 느낀다면
      꽃 꺾는 놀이쯤은 안 할 수 있습니다.
      불교나라 부탄엔 꽃을 꺾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데,
      그들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 파란편지2021.08.14 14:40 신고

      아주 미안한 말씀인데 저도 그 점에서는 '부탄주의'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취소하라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차피 제 말 들을 사람은 없을 것 같아서요.

    • 숲지기2021.08.15 14:09

      부탄 사람들은 분명 선택받은 분들일 겁니다.
      아무나가 아니겠지요.

      처음 정원을 가졌을 때, 그 정원의 장미가 질 때 충격이 컸습니다.
      꽃도 쓰레기가 될 수 있구나 싶어서죠.
      꽃이 쓰레기가 되면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추하게 보이는 눈을 제가 가졌습니다.

'촌부일기 > 텃밭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주말농장의 늦여름 2021 (2)  (0) 2021.09.17
독일주말농장의 늦여름 2021 (1)  (0) 2021.09.17
다시 시작이다  (0) 2021.03.20
곰파의 계절이 도래하였다  (0) 2021.03.04
코스모스와 낙과  (0) 2020.09.0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