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독일주말농장의 늦여름 2021 (1) 본문

촌부일기/텃밭이야기

독일주말농장의 늦여름 2021 (1)

숲 지기 2021. 9. 17. 00:06

 

 

 

 

이상한 여름을 겪는, 그 두해째이다.

작년 초 록다운이 처음 실시되었을 땐 

주말농장 연합에서도 참 갈팡질팡 했던 것 같다.

요는 텃밭농사꾼들도 정부의 바이러스예방 정책에  맞추긴 해야 하는데

그 전례가 없어서

방역차원에서 공고를 하고 또 수정을 반복했다.

 

 

 

3

 

 

예민한 텃밭이웃은 인사만 하는데도 마스크를 꼭 끼는 이도 있고,

'방역인지 뭔지 제기럴!' 그러면서 마치 나치시대가 연상된다며 

전염병 예방정책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여느 다른 집단과 마찬가지로 이곳 텃밭 이웃들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두루두루 섞였다.

 

 

 

 

 

 

텃밭에도 골목이 여럿 있는데, 

비교적 한산한 대낮에 우연히 들른 날

내 텃밭 골목만 조금 오르내리며 핸드폰에 담았다.

 

위의 분홍 큰 꽃은 무궁화라 하는데

우리가 아는 무궁화와 크기도 모양도 참 다르다.

 

 

 

 

 

 

 

 

두개 오랜지 색으로 열굴고 있는 것은 호카이도 호박,

비교적 단단한 껍질을 가진 달콤한 호박으로

가을의 별미이다.

몇년 전에 재배를 해보았는데, 호박은 주먹만큼 작고

그 속에 호박씨가 어찌나 바닥빠득 들어 있던지,

그 해 겨울 내내 눈요기만 했던 기억이 있다.

 

 

 

 

 

 

여름의 끝을 보여주듯,

돌화분의 채송화도 심심하지 않을만큼만 피었다.

 

 

 

 

 

 

꽃이 무성한 이집 텃밭은 사람의 손길이 뜸한 듯 하다.

여행 중이거나 어디 아픈 걸까.

하긴 뽑고 돌아서면 또 자라는 게  잡초이다 보니,

내 집 앞을 지나는 행인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 파란편지2021.09.17 01:11 신고

    아.............
    사람들의 생각이 제각기 다르듯 자연의 모습도 제각각인데
    아름다움은 한결같습니다.
    저기에 우리의 숲지기님이 계시는구나..... 생각하며 봤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9.18 00:36

      처음엔 홀로 핀(봐줄 사람이 없는) 꽃이 아깝다 생각하고 꽃을 연민했습니다.
      그러나 꽃은 자기들 계획대로 피었다가 집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말이죠.
      텃밭지기를 오래하며 알게 된 것인데,
      감히 교장선생님께 너무 아는 척 하는 것 같습니다요.




  • 이쁜준서2021.09.17 10:02 신고

    무궁화를 닮았다는 붉은 꽃은 부용이란 꽃 같습니다.
    널찍 널찍해서 시야가 확 트이고,
    저 통로 길 걸어면서 저 경치 보면서 맘도 확 트이지 싶습니다.
    역시나 아름답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9.18 00:41

      아 아름다운 부용꽃이군요!
      듣긴 했지만 처음 알았습니다.
      독일에선 그냥 히피스쿠스 즉 무궁화라 부릅니다.

      사실은 남의 텃밭엔 다들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 하고싶은대로 가꾸고 즐기니,
      옆집에 뭘 심었는지 눈여겨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저도 햇살이 무뎌진 오후 늦게 주로 가기에, 사진을 찍기엔 늘 어두웠습니다.
      저 위의 사진은 우연히 한낮에 들렀을 때입니다.

    • 이쁜준서2021.09.18 01:02 신고

      분홍색 무궁화와 같이 핀 꽃은 여기서는 추명국이라 부릅니다.
      꽃분홍색도 있습니다.
      군락으로 피니 참 아름답습니다.
      저가 본 추명국중에는 제일 아름답습니다.

      수목원에도 몇포기씩 모종을 심은 것이라 군락으로 피지 않거든요.

      팔이 아프시다면 댓글 달지 않으셔도 됩니다.
      댓글 달지 않으셔도 포스팅으로 보여 주시는 것만 해도 서로가 통하는 것이다 싶습니다.

      우리가 요즘은 작게 작게 쪼개어서
      생각하고 실험하고 작게 쪼갠것을 성공 시키고 해서 그렇지 예전은 참 생각이
      넓었습니다.

      '범주' 란 말이 있었고,
      저의 범주에는 늘 숲지기님이 계시고,
      오랜 독일 생활에서 한글로 블로그를 하시는 대단하신 분이시지요.
      파란편지 선생님이나 저가 아끼는 사람이 숲지기님 입니다.

    • 파란편지2021.09.18 13:07 신고

      준서 할머님 말씀으로 신이 납니다.
      이건 청소년들이 흔히 하는 말이어서 (신이 난다는) 이런 말 말고 더 좋은 말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냥두기로 했습니다.

    • 숲지기2021.09.20 02:04

      추명국이군요.
      사람이름 같습니다요 ㅎㅎ

      존경하는 두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분께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