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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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한포기생명

제라늄의 겨울맞이

숲 지기 2021. 10. 17. 13:15

 

 

 

 

산촌은 가을이 빨리 온다.

요즘 같은 시기엔 일기예보의 최저기온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다름 아닌 제라늄 때문.

기온이 영하로 내려오면

남 아프리카가 고향인 제라늄은 그대로 얼어버리는데

이 즈음엔 영하 날씨가 기습적으로 찾아오기도 하는 게 산골이다.

 

숲집의 겨울 거실 창가는 그래서 제라늄으로 채워진다.

몇 년 전부터 단 한 포기도 새로 구입하지 않았는데

포기가 많으면 겨울 동안 거실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몇년씩 함께 했으니 이들은 그야말로 반려식물인 셈.

 

 

(사진이 어둡다. 골짜기에 해가 일찍 지는 계절이라....)

 

 

 

 

 

 

밑이 뚫리지 않은 화분으로 제라늄을 옮기는 중이다.

겨울동안에도 가끔 물을 주어야 할 때

바닥 카페트까지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저 꽃들이 지기 전에 낙엽이 저들을 몇 겹으로 덮을 것이고,

또 그 위를 눈이 덮어버리겠지 마치 하얀 게릴라처럼.

 

 

산골에 가을색이 짙어간다. 

 

 

  • 파란편지2021.10.24 11:53 신고

    가뜩이나 초조한데
    숲지기님 손길이 더 초조하게 하네요.
    우린 가랑잎이 덮거나 말거나
    그 위에 눈이 내려 쌓이거나 말거나
    하루라도 더 이대로 있고 싶어요.
    어쨌든 고마워요.
    느낌이 그렇다고 겨울이 하루 더 빨리 오는 건 아니니까요.
    숲지기님 그 마음 잊지 않을게요~

    답글
    • 숲지기2021.10.25 01:21

      그러하신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늘 고맙습니다.

      못 이긴 듯 봄이 시작되었고 또
      원치도 않았던 가을마저 불쑥 와버렸습니다.
      향수병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나날입니다.
      한번 빠지면 몇달씩 넋나간 사람처럼 지내야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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