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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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동화·신화·재생

가을숲에서 넵툰우물 찾기

숲 지기 2021. 11. 9. 08:57

 

 

숲에 넵툰우물로 가는 방향이라고 표지판은 말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가본 것도 같은 넵툰우물가,

가리키는 쪽을 보니 가시덩굴이 산더미처럼 높이 가로막았다.

바다에 있어야 할 신이 숲에 까지 들어왔으니 

보다 못한 가시나무가 가뒀나?

이래서 신화는 계속되는 것인가?

 

삼지창(♆)을 자랑스레 보여주는 로마의 신 넵툰은 원래 그리스의 포세이돈 즉 바다의 제왕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용왕님 격인 넵툰을 

유럽에선 우물이나 분수이름으로 많이들 지었다.

 

 

 

 

위에 벌거벗은 아저씨가 넵툰,

삼지창을 반드시 들고 다니는 게 특색이라면 특색.

(볼로냐의 분수대)

 

 

 

 

가을의 한복판에 넵툰 방향은 막혔지만,

볕이 제왕격이다.

 

 

 

 

 

이때 올려다본 하늘.

아마도 꿀밤나무였던 것 같은  낡은 고목 위로 

비행기가 쭉쭉 선을 긋는 중이다,

위에서부터 로얄블루- 샤갈블루- 아쿠아마린-터어키스...까지 

홀딱 반할 만한 푸른 색 바탕에.

 

 

 

 

 

 

 

아무 생각없이 걸으려 애써지만

떨어진 저 단풍잎들을 밟지 않을 재간이 있을까.

 

 

 

 

 

 

 

 

 

 

 

 

 

 

뜻밖에 만난 물웅덩이,

포세이돈이 영역표시라도 해 둔 듯 

언제 마를지 모를 조그만 물웅덩이지만.

 

 

 

 

  • Chris2021.11.13 23:49 신고

    단풍은 떨어져서는 밟히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합니다.
    잘게 부셔져야 빨리 거름이 돼서 다시 예전의 자기 몸으로 돌아 갈수 있을 듯 하고.
    밟힐 때 사각사각 하는 소리는 꼭 내게 말 걸어 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Chris 생각'입니다. ㅎ

    답글
    • 숲지기2021.11.14 00:51

      남의집 단풍은 예쁘게만 보입니다.
      제 마당의 것은 노동이죠 하하
      낙엽은 의외로 빨리 거름이 되어
      내년 마당농사를 도와줄 겁니다.
      낙엽 밟으시는 크리스님께 노동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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