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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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명절·풍습 /성탄Weihnachten

크리스마스 이브를 이브답게

숲 지기 2025. 12. 25. 22:51

 

성탄의 밤,

예수가 태어난 날을 기리는 인간의 수 많은 행사가 있는 날

발이 닿는대로 참여한다.

너무나 팍팍했던 한 해를 살았으므로

적어도 성탄이브 만큼은 원없이 내맘대로 살기를 갈망했다.

 

자정직전의 사진, 일부러 환하게 찍었더니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밖은 칠흙 같은 어둠에 눈발 흩날리는 매서운 날씨)

 

 

 

벤쟈민 브리튼의 '장미는 없다'부터 '겨울밤' 등등을 하프 선율과 주거니 받거니 이어진다.

(사진의 기둥 오른편 아래 광채나는 곡선이 악기 하프)

 

 

 

 

 

 

엄숙하고 

거룩한 브리튼의 화음이 이어지고 

 

 

 

 

 

 

금발의 여목사가 낭랑한 목소리로 

성탄 메세지를 전하는 설교를 하였다.

"베들레헴에서 만삭의 아내 마리아를 데리고 숙소를 찾는 요셉....." 다 아는 얘기의 다 아는 주제,

이날 메세지는 그냥저냥 평범했다,

코로나 시국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렬하던 때에 비해서.

평범하게 들렸다는 것은

앉아서 설교를 듣는 내 귀가 무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

 

 

 

 

 

 

여러 사람이 주제별로 나눠서 한 기도는 달랐다.

마치 접착제를 바른 듯 가슴에 팍팍 달라 붙었다.

특히

'삶의 깊은 의미를 가졌던 사랑하는 사람을 이 세상 어디에서도 다시 만날 수 없어서

깊은 절망감과 가눌 수 없는 그리움에 눈물짓는 이들,

이들에게 조용하고 거룩 밤의 위로를....'

'이 기도를 듣는 이들이 자기 자신과도 평화를 찾게 하소서' 라는 마지막 호소는

당면한 많은 굵직한 기도들 가운데 내가 건진 주제들이었다.

 

 

 

 

앞자리 커플이 영화를 찍는 듯 염장을 지르지만

절대 부럽지 않은 게 브리튼 성가 합창이 좋았다.

아니 압도적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퇴장하는 풍경.

헤프게 농담을 하거나 크게 웃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바깥 날씨가 매웠고 또

예배의 경건함을 마음에 장착했기 때문이겠지.

 

 

 

 

 

위의 일반 행사 이전

성탄이브 초저녁에 한차례 아이들 성극을 보았다.

아이배우들의 연기는 미숙해서 더 감동을 주는데 

엄지를 입에 물고 다니는 사진의 아이가 땡깡을 놨다.

덩치 큰 아이 아빠가 하는 수 없이 아기천사 대역을 했는데,

그게 또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 요인이 되었다. 

 

 

 

 

엄지를 문 귀여운 아이

시작 전부터 어지간히 뛰어다니더니 

정작 역할을 해야할 땐 피곤해서 드러눕더라니 하하 

 

아참 여긴 난방을 하지 않았었다.

숨을 쉬거나 말을 할 때 나오는 입김이 불빛 배경에서는 뿌옇게 드러날 정도였다.

아이들과 노인들도 다수 있어 기침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특히 나는 발이 시려서 극을 보는 내내 콩콩 굴렀다.

독일은 이렇게 아낀 공공요금을 극빈자나 난민들을 돕는데 쓰겠지만

좀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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