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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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천수답이라서

숲 지기 2018. 4. 13. 00:12

일을 하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사람들은 정보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대화를 하다가 핸드폰 문자 호출에 응하느라

필요한 지식을 구글에 문의 하느라 수고롭다.

"모르는 게 보배예요, 그냥 갑시다"라고 외쳐도 막무가내이다.

예의 "미안합니다, 송구스럽습니다"등을 외치며

나에게 머리까지 조아리며 말이다.

 

혹자는 나를 천수답 대하듯 한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만 농사가 되는 그런 땅 같은 존재 ㅎㅎ

숲사람이어서 숲냄새를 풍기는데다가,

특히 없이 산다.

이동하는 인터넷이 없고,

티비도 없고

핸드폰도 거의 꺼둔다.

핸드폰은 처음 끌 때만 용기가 조금 필요할 뿐,

자주 꺼두다 보면

그 자체가 호화롭기만 하다.

 

손가락이 한가한 지금 여긴 헤라쿨레스의 영지 카셀,

예로부터 푸른 빛을 띤 그에게 밤인사를 하고서야 잠이 든다는 그 곳이다.

이번엔 깜박 잊고 베개(잠자는)를 가져오지 않아서 불안했지만

지난 사흘 밤을 의외로 잘 잤다.

다음부턴 베개 같은 건 안 가지고 다녀도 되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한 여행.

 

내일 귀갓길엔 드디어 바이마르에 들를 게다.

 

 

 

흑림 동네 포도밭 산책길

 

 

 

Image result for kassel frühling

여긴 카셀

 

  • shinilc2018.04.13 09:13 신고

    반팔을 입고 산책하는 걸 보니..
    많이 따뜻해 진듯 하네요..
    여유롭고 따뜻한 여행을 즐기세요~~
    때론 천수답 처럼 살아가는 것도..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것 같습니다..
    저도 훌훌털고 혼자 떠났으면 좋겠네요..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답글
    • 숲지기2018.04.15 17:40

      운전 중에 누르다 보니,
      산 중턱 쯤에 산보하는 분들이 우연히 포커스에 잡혔습니다.
      예쁘고 영특한 자제들을 돌보심이
      훌훌 떠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치 의미있는 일임을,
      아시지요? ㅎㅎ
      행복에 젖으신 모습 보기 좋습니다.

  • 우령2018.04.14 09:52 신고

    제가 맨날 남편한테 혼나요,
    핸드폰 들고 다니기만 하고 받지를 않아서 연락이 안 된다고요.
    제가 유일하게 열심히 하는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블로그랍니다.

    블로그 없으면 어떻게 독일에 계시는 숲지기님을 만날 수 있었겠어요?
    그래서 저는 블로그 하고 잇어서 행복합니다.
    저는 블로그 10년 차인데 사정이 있어서 전에 있던 것 다 지우고
    다시 2014년에 재오픈 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 친구님들은 10년이 된 친구님들이시지요.

    여행 잘 하시고 집에 잘 돌아오세요.

    답글
    • 숲지기2018.04.15 17:45

      그렇지요, 블로그가 간접적인 만남을 연결해 줍니다.
      10년 경력이면 많은 추억을 쌓으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전력은 하지 않고요,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정도로만 합니다.
      이곳이 워낙 사람이 귀한 동네이긴 하지만,
      인터넷은 어디까지나 인터넷이니까요.

      고맙습니다 우렁각시님,
      님께도 푸근한 휴일이 되시기를.

  • 명문의 자손2018.04.15 03:00 신고

    내려 놓는다는게 그리 쉬운게 아닌가봐요.
    손에 쥐고 있던것 없으면 금방 찾게 되드라구요
    좋은 일요일 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답글
    • 숲지기2018.04.15 17:47

      하하
      별명부터 웃음을 주십니다 ㅎㅎ
      엊그제 저도 명문에서 태어난 분의 흔적을 보고 왔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50년간 살던 집을 보고 왔지요.
      그 때문에 생각할 게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님도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 깐깐녀2018.04.15 06:42 신고

    마음의 여유를 좀가지고 느긋하게 그렇게 천천히 저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꼭그리하리라 마음먹고 또내일은 망각하고 바쁘게살고있고 ...
    또 생각만하고 또바쁘게살고 그렇게 그렇게 생각만하다가 맙니다
    일요일 산책가고 싶은데 미세먼지 황사 땜에 .....어쩌면 핑계일수도 그저 귀차니즘에...

    답글
    • 숲지기2018.04.15 17:50

      아, 황사.......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 날엔 늘 눈에 티끌이 들어가서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후가 그렇더라도,
      현명하고 씩씩하게 사실 것 같습니다 깐깐녀님께선요.
      별명이 믿음직스러우세요 ㅎㅎ
      (별명과는 혹시 정 반대이실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죠 ㅋ)

    • 깐깐녀2018.04.16 02:31 신고

      정반대는 아니고 제가생각해도 좀이상한성격입니다
      큰일은 대범한편인데 아주 소소하고 작은일에는 심하게 깐깐하고 좀까칠한편인것같아요 하여 신랑이 지어준 별명이랍니다 어떻게 보지도 않고 글씨몇자로 성격파악까지하시다니 돗자리 깔아야할듯합니다 ㅋㅋㅋ

    • 숲지기2018.04.16 16:46

      제가 자리를 깔까요?ㅎㅎ
      아주 간단합니다, 질량불변의 법칙이란 게 있지요.
      밖으로 무엇을 꺼내면, 안에는 그 무엇이 꺼낸 만큼 적어지겠지요?
      반갑습니다 깐깐녀님.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요, 님은 매우 인정이 많고 여리실 겁니다.
      저의 이 말도 틀리면 좋겠지만, 아마 맞을 거예요..하하

    • 깐깐녀2018.04.17 07:21 신고

      짝 짝 짝

  • Helen of Troy2018.04.17 04:40 신고

    저는 인터넷 과 IT 아주 초창기에 IT 엔지니어로 직사게 일을 많이 해서인지
    그 일을 그만 두고나서 누구와 connect 되는 것을 아예 막고 한동안 살다가
    셀폰도 작년에 장만했는데, 아직도 셀폰이 어디에 있는지 찾느라 늘 번거롭지요.
    따지고 보면 인터넷이나 셀폰없이도 편하게 잘 만 살던 것을 생각하면
    셀폰의 constant interruptions 의 불편함이 없던 그 때가 그리울 때가 많아요.

    답글
    • 숲지기2018.04.17 15:38

      거의 전문가 수준인 헬렌님도 그런 생각을......
      몇몇 생존에 필수인 것 빼고요,
      저는 불편한 쪽을 택하며 산지 오래 되었습니다.
      타인과 비교를 안 하니 이 또한 나쁠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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