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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6월 초하루 시편지 본문
5월은 서둘러 갔고 이제 막 6월에 와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6월에 닿은 게 아니라,
우리의 의지로 새달을 맞았으므로 당당합니다.
6월엔 수동적일 수가 없지요.
지구 북반구에 발 딛고 사는 생명을 가진 그 어떤 것도
잎을 내고 손을 흔들다가
문득 튼실한 가지 하나을 뻗습니다.
6월의 숲은 날마다 녹색으로 덧칠을 하는 듯
흑녹색이 됩니다.
이름하야 이곳이 흑림이지요.
......
하필 이런 때에 저는 카프카의 <변신>이 떠오릅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극의 그 끝에 또 다른 극은 있다고나 할까요.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는 가족들의 불편과 냉대를 부르고,
급기야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떠나게 됩니다.
수동의 극치이자,
문학의 잔혹성을 말 할 때 더 좋은 예가 있기나 할까 싶을 정도지요.
그야말로 변신입니다.
6월과 변신, 마치 하지에 동지를 생각하는 듯 멀지만
가장 뜨거운 6월이 그레고르들에게는
더 춥고 더 혹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6월 초하루가 기다립니다.
뜨겁게 태우는 나날들을 보내시길.....
아무렇지도 않게
/김종미
여기는 꽃밭이라는데
꽃에 앉았던 나비가 포르르 날아
아무렇지도 않게 내 가슴에 앉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때문에 나는 놀란다
움직일 수도 없고 나비를 잡을 수도 없다
살인자를 쳐다보는 아기의 푸른 눈동자
그 속에 내가 비친다
나는 교묘히 머리를 써서 나비를 잡을 수도 있고
한 송이 향기로운 꽃인 듯 아량을 베풀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게!
때문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어리석게 손을 휘젓는 바람에 나비는
가볍게 날아가 버렸다
무게도 없는 나비가 잠깐 가슴에 앉았다 날아갔는데
한순간이 바윗덩어리보다 무거웠다
산나리꽃
/임영조
지난 사월 초파일
산사에 갔다가 해탈교를 건너며
나는 문득 해탈하고 싶어서
함께 간 여자를 버리고 왔다.
그런데 웬지 자꾸만
그 여자가 가엾은 생각이 들어
잠시 돌아다 보니 그 여자느 어느 새
얼굴에 즈근깨 핀 산나리가 되어
고개를 떨군 채 울고 있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또
내가 사는 마을까지 따라와
가장 슬픈 한 마리 새가 되어
밤낮으로 소쩍소쩍
비워둔 내 가슴에 점을 찍었다
아무리 지워도 지울 수 없는
검붉은 문신처럼 서러운 점을
식용 들풀/꽃들을 왼손에 들었지요.
토끼풀,Vogelschnabel,타임,금잔화,꿀풀,질경이,Gruenkohl,Gundermann,민들레,Katzenminze, 참나물.........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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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당아욱, 붉은 크로버 그리고 꿀풀...계절을 마무리하는 펜지 조차도
답글
잊지 않으시고 낑겨주신 숲지기님의 따뜻하신 애정과
6월을 반기는 꽃들이 곱디 곱습니다! ^^ -
joachim2018.06.01 22:28 신고
Kommt nun das Treffen(Kim und Trump) zustande oder nicht, was ist deine Prognose? Ich bin da eher skeptisch!! Und wie geht es dir?
답글-
숲지기2018.06.01 23:07
Hi,
ausser Sonnenbrand und Bremsestich, geht es mir sehr gut.
Ich hoffe dir genauso gut.
Ja, Das Treff
wie du sagst, wird es nicht so einfach sein .
Wir alle wissen, im schlimmsten Fall wird es jedoch wieder auf Null gehen.
Dann,
Kim wird alle Methoden anwenden, um dem Schicksal von Saddam und Gaddafi zu vermeiden.
-
-
숲지기님, 안녕하세요.
답글
옆동에 사는 한국인 가족이 독일에서 공수해 온 미나리를 무쳐서 저희 집에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유럽에서도 한국 교민분들이 먹으려고 미나리나 명이 나물 같은 것을 키우는가 보네요.
여기 인도도 한국 교민분들이 상추를 키우는 것을 본 적이 있거든요.
유럽처럼 미나리나 명이나물은 너무 더워서 안되겠지요? ㅎㅎㅎ -
햇빛을 많이 담아 숲속도 점점 청년기로
답글
접어드는 듯 하는 6월이네요..
어제 오늘 연일 계속 강렬한 햇빛이 내리쮀고
무더운 기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혹시 시인? 이신듯...
흑림도 점점 어른이 되는군요..
6월도 행복하세요~~^^ -
멀리 지구의 반대편에 계시면서 달마다 한국의 참신한 시를 모아 소개하시네요.
답글
머나먼 이국에 사시니까 조국의 고운 시들이 더 더욱 가슴에 닿은듯 하신가 보지요?
시와 무관한 이 사람도 딴나라에서 그 옛날 정취가 느껴지곤 합니다.-
숲지기2018.06.03 01:27
추풍령님께서 읽어주시니
자부심을 느낍니다.
한글로 쓰여진 글은 비단 시가 아니어도 늘 소중하게 여기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산하는 한글 시들을 대하는 게 좋습니다.
매월 초하루 글을 올리는 것도 신작시를 더 찾아 읽으려는 저만의 기획의도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꼼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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