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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독일 흑림에 첫서리가 1 본문
흰 망사블라우스를 입어 살짝 드러난 속살이 수줍은 여인을 보듯,
첫서리가 내렸다.
추석 전인 9월 하순 어느 날 이른 아침
쟈켓을 걸쳤다고는 하나 여름 옷에 헐렁한 신발차림의 나는
산골마을의 첫 서리에
기분 좋게 손이 시리고 발이 시렸다.
자주색 작은 종꽃 위에 설탕가루를 뿌린 듯 하다.
엉겅퀴 마른 꽃대도 예외가 아니다.
좁살 만한 흰꽃이다.
산딸기잎은 요 정도 서리 쯤엔 아랑곳하지 않는다.
눈이 뒤덮여도 녹을 때까지 꿋꿋하게 잎모양을 유지한다.
또 엉겅퀴?
야생 에리카, 다년생이고 흑림사람들은 몸에 이로운 약초로 쓰는 풀이다.
서리 내린 잔디 위에 햇살이 막 떠올랐다.
또또 엉겅퀴
이름 모를 들풀, 꽃대는 제 알아서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꽃을 피웠었는지 통 기억에 없다.
서리내린 골짜기에 첫 햇살이 덮일 때,
초록의 풀나무와 서리의 흰색이 섞였다.
-
출장은 잘 다녀오셨나요?
답글
그곳은 벌써 서리가 내렸군요.
이곳도 서늘한 가을비가 오늘 내렸답니다.
설탕가루 뿌린것 처럼 하얀가루 뒤짚어쓴 모습이 너무 고와요! -
서리 내린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답글
오랜만에 시골길을 걷는 느낌, 너무나 오랫동안 잊고 지낸 것 같았습니다.
물론 보긴 했겠지요. 그렇지만 시골에서 보았던 그 모습들이 아니어서
실감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곳에도 곧 서리가 내리겠지요. 23일이 상강(霜降)이니까요.
그런 날 아침, 아파트 마당에라도 나가면 볼 수 있을 텐데,
쑥스럽지만 그렇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서리 내린 모습이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저녁입니다.-
서리 내린 날 아침, 아이들에게 무언가 활동을 시켜놓고 창문 너머로 교정의 은행나무를 내다보는 그 여선생님이 그려집니다.
지금 찾아가서 만나보고 싶은 선생님입니다.
"내 생애의 아이들"(캐나다, 가브리엘 루아)이라는 소설에 나온 문장입니다.
나 자신 그런 시절의 상처를 이제 간신히 치유한 상태였고 겨우 청소년기의 몽상에서 벗어나 아직 성년의 삶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으므로, 이른 아침 교실에 서서 내 어린 학생들이 세상의 새벽인 양 신선한 들판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학교라는 함정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로 달려가서 영원히 그들의 편이 되어야 옳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었다.
그 부분이 생각나서 찾아 옮겼습니다. 가브리엘 루아는 교사 출신이었습니다. -
숲지기2018.10.08 20:35
분필가루를 묻힌 선생님들의 손가락은 언제나 가늘고 심히 길었습니다.
창가를 응시하시던 선생님들의 뒷모습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가능하다면 교장선생님께 그분들을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ㅎㅎ
저는 교육자가 된 적도 그럴 자격도 없어서 잘 모르지만,
저에게는 학교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배운 것도 많고 스스로 깨우치도록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선생님들은 위에 옮겨주신 것과 같은 생각을 하실 수 있지만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갈등/고민까지 알 필요는 없지 싶습니다.
아이들은 백지와 같아서 선생님이 이끄시는대로 가니까요.
학생의 편이 되는 선생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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