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싹이 났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본문

촌부일기/한포기생명

싹이 났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숲 지기 2019. 4. 5. 21:21

 

 

 

 

 

 

 

 

 

 

 

 

2주전 바쁜 일을 끝내고 뿌렸던 씨앗들은

땅 위로 어김없이 싹을 내밀었다 놀라운 생의 법칙.

일정 수분과 온도만 맞으면 망설임 없이

철벽 같은 껍질도 뚫었다

 

오밀조밀 자라는 새싹들을 남쪽으로 난 침실과 거실 창가에서 놓았다.

애틋한 어린 초록들에게 말 한다

내게로 와 주어서 고맙다고.

 

한군데 뿌려서 싹이 촘촘하게 난 토마토들을 한포기씩 나누어 심었다.

싹들을 옮길 땐(좀 우스울 수 있지만) 좋아하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주로 듣는다.

'싹 만지는 일만으로도 즐거운데 좋아하는 음악까지 들으면 순간 즐거움치가 극대화된다'는 나의 개똥이론이다. 이개똥이론은 요즘 즐기는 나의 카나비스 즉 마약인 셈.

 

위의 사진들은 그러니까, 기쁜 나를 봐주는 어린 싹들이 되시겠다.

 

#. 사진의 4,5번째가 멀리 미국으로부터 온 아주 귀한 씨앗 아욱 돌산갓 상추 싹들이고 그외엔 여러 종류의 토마토들

 

  • eunbee2019.04.05 20:28 신고

    새싹들의 귀여운 몸짓과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생동감있는 어울림?
    봄의 소리 월츠는 어떨까요? 현악기 숲에서 튀어오르는 오보에나
    클라리넷 또는 프륫의 상큼한 도약이 사랑스럽게 생기있는 새싹들의
    표정을 닮은 듯.. ㅎㅎ

    새봄의 새싹과 음악!
    마약이고 말고요.
    숲지기님에게 잘 어울리는 조합이지요.

    대서양을 횡단한 장한 씨앗들이(언젠가는
    태평양도 건넜을) 생명의 위대한 행군을
    무사히 시작했군요.

    축! 새로운 땅에서의 도전 첫걸음을..^^

    답글
    • 숲지기2019.04.06 04:15

      빠리에서 종횡무진 즐겁게 보내실 은비님,
      요즘 많이 추우시지요?

      식물들과 같이할 때가 좋습니다.
      어린 싹들, 심은대로 고개를 들고 땅 위로 솟는 걸 보면
      경건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연약한 생명들 잘 자라야 할텐데요.
      아시다시피 대서양을 건너온 귀하신 몸들은 특히나 말입니다.
      은비님의 격려의 말씀이 고맙습니다.
      새싹들에겐 천연거름처럼 힘이 될 겁니다요.

  • 이쁜준서2019.04.05 23:51 신고

    아직도 어린 새싹을 조심스럽게 조금 넓혀서 옮기는 작업을 하시면서
    음악을 들으시면서.... 즐거움의 극대치라 하셨나요?
    즐기는 맘의 씨앗이 있어야 이해 될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이지요.

    '이제 시작이다'
    토마토 모종을 길러서 텃밭으로 내고, 대서양을 건너온 연약해도 강한
    저 새싹들도 기후 보아 가면서 텃밭으로 행군 하겠지요.
    강하니 행군입니다. 하하

    답글
    • 숲지기2019.04.06 04:24

      이쁜준서님께선 훤히 아시지요?
      요 며칠 추워서 창가 실내에만 뒀더니 목이 길고 가늘어졌습니다.
      날이 풀리면 튼튼하게 햇볕을 쐬도록 할 겁니다.
      바다건너서 온 씨앗들 의 싹을 보면, 이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싶습니다.

      저의 버릇인데요,
      집에서 녹색 잎을 만질 때 클래식음악을 듣습니다 .
      일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노동을 하면서도
      뇌가 몹시 즐거워지니까요.

    • 이쁜준서2019.04.06 04:44 신고

      저는 제 스스로 옥상 정원을 만들게 잘 했다 싶습니다.
      이제 몇개 분갈이가 남았어도 하지 않는것이 더 낫다 싶기도 한
      오래 된 나무들이고, 라이락은 꽃몽오리가 너무 많이 와서 지금은 건드리면
      않되는 것입니다.

      어제도 대추나무는 엎어서 억지로 뽑아내어서 분갈이를 했고,
      석류나무는 그렇게도 할 수 없어서 흙을 위에서 조금 파내고,
      거름 섞인 흙으로 넣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이 화분 저 화분 잔 손질하면서 즐기다 내려 왔습니다.
      숲지기님도, 저도 식물들과 놀 때에 머리가 맑아 진다 싶습니다.

    • 숲지기2019.04.07 23:03

      나무 분갈이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여자 혼자 하시기에 버거우시지요?
      힘쎈 제가 가서 도와드렸으면 좋으련만......
      말 뿐입니다요.

      저도 꽃망울이 주렁주렁한 사과나무의 가지를 자르면서
      오늘 많이 미안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꽃을 준비했을텐데요.

  • 파란편지2019.04.10 16:16 신고

    브란덴부르크협주곡을 들으며!
    멋있습니다.
    바흐도 그렇지만 브란덴부르크협주곡이라니,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저 싹들도 신이 나겠군요!
    그들도 노래를 들을 줄 안다는 건 이런 글을 읽을 땐 생각나는데
    돌아서면 생각나지 않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9.04.30 16:39

      옷으로 따지자면 저의 교복 같은 그런 음악입니다.
      그 어떤 기분에도 그 음악을 듣다보면
      평상의 마음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오늘은 끝까지 들어야 제대로 되겠는 걸' 싶어도
      반시간쯤 지나서 이미 표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 snooker2019.04.16 09:49 신고

    한국에서 가져온 돌산갓 씨앗 몇 봉지나 버렸는지 모릅니다.
    싹 터서 잘 자라는 도중에 어떤 넘이 다 먹어치워요.
    뽑을 만큼 자라기도 전에...
    결국 단 한 포기도 수확 못하고 끈남. 흑흑흙먼지

    돌산갓 무지 좋아허는디...
    쌈 싸 묵고 김치 댐그고...

    올해 달팽이 울타리를 수십 미터 샀습니다.
    집수리 땀시 아직 설치는 몬했지만 모종 옮길 때 헐 겁니데이.

    답글
    • 숲지기2019.04.30 16:42

      칸토르쌤,
      농사도 악기연주처럼 작곡처럼 아시지요?
      하기사 오죽하면 콩나물에 음표를 비유했을까요.

      저는 달팽이와 아직도 잘 사귀지 못하여서
      그 비슷한 것만 보아도 기겁을 하지요.
      만지는 건 아마 다음 생에도 못할 거고요.
      울타리가 그런 게 있군요.
      흠, 알려주셔요. 효과가 있다면 저도 따라할 겁니다.

    • snooker2019.05.10 17:51 신고

      우씨... 답글 일찍두 쓰셨수.
      맨날 맨날 들락날락거리다가 화나서 안 들어온지 오래됐수.
      흥~!
      칫~!

      집달팽이는 만져도 되지만 (귀여워욤)
      민달팽이는 절대 절대 만지면 안된다우.
      그 붱이보다 더 질긴 끈끈이 떼어내려면
      일년 하고도 열사흘간 물에 담그고 있어야 헌다우.

    • 숲지기2019.05.11 12:05

      칸토르쌤, 잘 지내시지요?
      답 늦어서 죄송합니다.

      달팽이 ㅋㅋ
      상상만 하여도 징글징글합니다요.
      절대로절대로 못 만집니다요.
      비단뱀이나 뭐 다른 파충류를 대하는 느낌과 같습니다.

      저는 엊그제부터 북독일에 와 있습니다.
      오면서 모종들 다 데리;고 왔습니다.
      기회되면 얘네들이 먼 아우토반 여행을 얼마나 견뎠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곳에서 잘 지내다가 귀가때도 함께해야 합니다.

  • 사슴시녀2019.04.24 10:27 신고

    옴마나~`반가와라!!
    싹들은 다 이쁘지만 "내새끼들"이라선지 더욱
    예쁘네요.
    내새끼들(?ㅎㅎ) 독일 흑림 머나먼 숲지기님댁에서
    예쁨받고 멋진 음악듣고 호강 시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9.04.30 16:44

      사슴님,
      싹들이 나고 있는데 이 예쁜 것들을 저 혼자만 즐깁니다요.
      진짜 너무 예쁩니다.
      자라는 아이들 사진을 찍긴 했는데, 시간이 되는 날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사슴님.

  • 사슴시녀2019.05.12 18:30 신고

    그곳에도 달팽이가 많군요!
    이곳에도 많이 있어서 미워 죽겠어요! 어제는 나가보니
    예쁘게 올라오는 제 귀한 삼잎국화 모종을 뚝딱 해치웠더라구요! ㅠㅠ
    당장 달걀 삶아먹고 달걀껍질을 주위에 뿌려봤어요.

    답글
    • 숲지기2019.05.13 10:37

      아이쿠 아깝습니다.
      여러 해 저도 콩을 서너번씩 심곤 했습니다.
      달팽이들의 습격이 얄미운데, 그렇다고 그들도 생명인데
      어떻게 할 수도 없고요.
      방법을 간구하는 중인데 아직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요.

      저는 달팽이를 만지지도 못합니다,
      이런 사람이 마당일을 한다는게 ㅋㅋ

    • 사슴시녀2019.05.13 23:12 신고

      저도 달팽이 절대 못만져요!!
      부삽으로 퍼서 집 반대쪽 새들 도래지에 이주시켜줘요!
      지렁이도 무섭구요.. ㅠㅠ
      다리 없는건 절대 가까이 할수가 없네요!
      제가 비위가 필요 이상 약해서요! ㅠㅠ

      근데.... 프랑스 전체요리 Escargot는 또 좋아해요!!

    • 숲지기2019.05.14 11:02

      아으.....
      지렁이ㅠㅠㅠ
      저는 달팽이요리 못 먹습니다요.
      아마 우리나라의 소라도 못 먹을 것 같아요
      별 이상한 게 연상이 되어서요
      물론 옛날엔 아무 생각없이 잘 먹던 것들이었습니다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