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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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시골장미와 도시장미

숲 지기 2019. 5. 31. 00:11

 

 

 

 

 

 

 

 

텃밭 꽃들 가운데 유독 장미에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의도했다기보단, 꽃으로서 장미 만하면 굳이 내가 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피고 또 잘 지기 때문이다.

 

 

 

 

 

 

 

향이 진한 주황과 분홍 사이의 꽃.

매년 텃밭 구석에서 지맘대로 피었다가 홀연히 지곤 하였다.

혼자보기 아까운 이들

이름하여 시골장미들

 

 

 

 

 

 

 

 

꼭 오므린 꽃송이에서 첫 꽃잎을 펼칠 때

저들도 얼마나 설렐까 싶다.

 

 

 

 

 

 

 

 

 

엊그제까지도 윗사진처럼 오도커니 꽃망울만 단 모양을 했었는데 말이지.

낮동안 이렇게 활짝 피었고,

지금 쯤은 깡그리 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진으로 찍어두길 잘 했어)

 

사진 속 펼쳐진 꽃잎들이 예술이라서 감탄을 또 한다.

팔불출이 따로 없지 뭐 ㅎㅎ

 

 

여기까지가 내 텃밭의 시골장미이고 아랜 도시장미들.

 

 

 

 

 

 

무리지어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아이들은

명찰처럼 붉은 장미꽃을 피워물고 있다.

꽃이 예뻐야 눈에 잘 띄겠지.

가격 팻말 옆에서 데려갈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장미들,

꽃대가 가는 걸 보니 겨우 두어살이나 되었을까,

마음 같아선 내 탓밭으로 다 데려오고만 싶지.

 

 

 

 

 

 

 

 

도시장미들은 

내 밭의 지맘대로 피었다가 지는 시골장미들보다

더 애처롭다.

내 생각이다. 

  • 노루2019.05.30 17:38 신고

    ㅎ ㅎ 자랑할 만하네요.

    답글
    • 숲지기2019.05.31 12:34

      하하 자랑 맞습니다요.
      저절로 잎 내고 꽃 피우는 장미들입니다.
      그 흔한 물도 물론 안 주죠.
      때론 무관심이 거름보다 유용할 때가 있구나 싶습니다.

  • 사슴시녀2019.05.31 06:16 신고

    5월의 꽃이 장미라지요?
    시골장미가 더 이쁜건 내새끼라서?? 아닐까요? ㅎㅎㅎ

    제눈에도 시골 장미가 훨 예쁘네요!
    빨강색을 좋아하지 않는데 빨강꽃은 예외 입니다!
    숲지기님 찍사솜씨도 최고 이십니다!??

    답글
    • 숲지기2019.05.31 12:38

      와우 고맙습니다.
      그냥 퍽퍽 찍은 것 치곤 괜찮다는 말씀이시지요?

      텃밭엔 계절을 달리하여 피는 꽃들이 많지만
      유독 장미는, 그 이름부터 야단스러워서
      일부러 거들떠도 안 본 것 같죠.
      그런데 어느 날 보면 이렇게 깜짝 놀랄 꽃송이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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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nooker2019.05.31 16:46 신고

    다음에는 답글에 답글을 쓸 수 있는 기능이 없네요.
    그리하야 제 블로그에 답글 대신 댓글을 따로 달았는데
    읽으셨나 몰갓시여.

    답글
    • 숲지기2019.06.02 00:03

      읽었는디유,
      다음 밖엔 잘 몰갓시여.
      다음도 많이 아는 게 아니구여.

  • 파란편지2019.06.03 05:10 신고

    도시 장미가 애처롭거나 말거나
    "시골 장미 승(勝)!!!"

    그래서였군요!
    길가고 어디고 저런 곳에서 어떻게 저처럼 자라서 수많은 꽃송이를
    탐스럽게 달고 있을까?' 싶었습니다.
    오래 전, 어느 곳에서 한 해 조금 더 지내다 왔는데
    시가지 한복판 로터리에 핀 장미가 지면 떠나야지 했었고,
    여름에 두어 송이 피어난 그 꽃이 초겨울에 서리가 내려도 그대로 있는 걸 보고
    그제야 그곳을 떠나며 너무나 애잔해 했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9.06.03 14:41

      초겨울에, 그러니까 눈에 뒤덮힌 장미는 참 측은합니다.
      색상에서나 그들의 성질로 보나 장미와 눈의 조화는 특별합니다.
      한햇동안 계셨던 곳에 장미의 추억을 가지고 계시군요.
      꽃과 연결된 기억은 거의 늘 아름답게 회상됩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그 곳을 불현듯 방문하실 것 같은데,
      맞나요 교장선생님?

    • 파란편지2019.06.03 15:12 신고

      그후, 두어 번 찾아가 얼마나 쓸쓸한가 봤습니다.^^
      정말 더 그리워지기 전에 볼 일이 또 생기면 좋겠습니다.

    • 숲지기2019.06.04 14:40

      보고싶은 일보다 더한 볼일이 있을까요,
      그냥 한번 다녀오십시오.
      (병 나시기 전에요 ㅎㅎ)

    • 파란편지2019.06.04 14:46 신고

      아, 이건, 정말이지... 비밀인데 이렇게 됐네요 ^^
      그 장미가 지금도 피고 있을지,
      그때 그 사람들 중 누가 그곳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숲지기2019.06.04 14:50

      교장선생님, 정말 비밀을 쓰신 겁니까?
      문제는 저인데요, 제가 그 비밀을 지켜드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답니다 ㅋ

    • 파란편지2019.06.04 14:55 신고

      ㅎㅎㅎ~
      큰일났는데요?
      이제 와서 책임도 지지 못하실 숲지기님......^^

    • 숲지기2019.06.04 15:02

      교장선생님 알려주십시오,
      제가 어디에 이 비밀을 알리면 제일 효과적으로
      '탄로'가 나는 겁니까?
      어차피 고자질 하는 김에 확실한 것으로 ㅋㅋ

    • 파란편지2019.06.04 15:09 신고

      그럴게요!
      아, 그거 참 잘 됐네요!
      숲지기님께서 그러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멋진 숲지기님^^

    • 숲지기2019.06.05 13:41

      기다립니다요 ㅎ

  • style esther2019.06.03 16:37 신고

    웬 아이가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노래가 나옵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강화에 2년 살때, 2년째 되서야 작은 장미나무를 발견했어요.
    마당에서 감자밭으로 비탈진 곳이었는데 길은 아니었고 다른 나무들이 무성해서
    장미가 있는줄도 몰랐거든요. 시골마당에 익숙해지는데 1년이나 걸렸었나 봅니다.

    답글
    • 숲지기2019.06.04 14:48

      마당 있는 집, 참 좋습니다.
      이제는 마당이 없으면 참 허전할 것 같습니다.

      강화를 저도 참 좋아해서요.
      사회초년생 시절에 친구들과 후배와 한 무더기 가서 즐겁게 지낸 적이 있습니다.
      아카시아가 보리밭 언덕에 치렁치렁하게 피어나던 때였죠
      멀리 밤바다가 시커멓게 둘렀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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