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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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이 순간

낙과를 줍고

숲 지기 2019. 10. 3. 01:15

 

 

 

 

주운 낙과를 데려와서
식초에 씻어 달래고 물기를 닦아 주었다.

숲이 키워낸 이들

나의 거실에 앉아 얼마간 머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 숲지기2019.10.03 07:57

    주운 낙과를 데려와
    식초에 씻어 달래고 물기를 닦아 주었다.
    빤히 바라보는 이들을
    하나씩 오늘부터 잡아먹을 거다.
    숲이 키워낸 이들을.
    [비밀댓글]

    답글
  • 열무김치2019.10.03 12:40 신고

    나의 거실에 얼마 간 머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적어도 눈이 내리는 그날 까지는 .
    제가 추수해 온 곡식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심전심입니다.

    답글
    • 숲지기2019.10.04 01:05

      아 추수,
      열무김치님께선 부지런히 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 단어는 저에게 큰 숙제인 걸요.
      팍 늙었을 호박도 저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길러준 땅에게 미안해서라도 남은 감자를 마저 캐야 하는데요.
      확연한 이심전심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요 ㅠㅠ

  • 파란편지2019.10.03 15:26 신고

    성형하지 않은 얼굴이군요!
    참 곱습니다.

    텔레비전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강남의 그 대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답지만 정이 가지 않는,
    호기심도 느껴지지 않는,
    물론 그쪽에서도 지나가는 노인에겐 아무 관심도 없겠고
    차라리 쳐다보지 않는 게 더 나을 것이 분명하지만,
    저 또한 영원히 못 본대도 전혀 아주 전혀 괜찮은
    그런 얼굴은 보이질 않네요.

    아팠던 그대로, 받았던 그대로,
    지내온 시간 그대로를 보여주는 얼굴들이어서
    할 얘기도 많을 듯한 표정들이네요.
    많이 아팠던, 많이 힘들었던 얼굴일수록
    더 찬란한 빛으로 다가오는 저 표정들.........

    답글
    • 숲지기2019.10.04 01:20

      하하
      성형에 대해선 저는 그냥 입 다물겠습니다요.
      저의 지인 가운데는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아, 한번 있습니다.
      피트니스 슈투디오에서 눈인사만 하는 사이의 한 여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운동 후에 여성사우나실에서 만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서 여러 날 생각했었는데,
      그게 그런 것이었습니다.

      슈처마켓에 진열된 깔끔한 과일은 자연에서는 거의 없지요.
      떨어지면서 다쳤는지 한 귀퉁이에 상처가 난 것도 있고요,
      벌레 물린 흉터를 가진 것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많이 아팠던, 많이 힘들었던 얼굴일수록
      더 찬란한 빛으로 다가오는 저 표정들"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 이쁜준서2019.10.03 18:10 신고

    캐나다에 사시는 교포분은 그 나라의 정원에 과일나무들을 심었고,
    주인이 다 먹을 수 없는지 과일을 따 가라는 안내문을 걸어 놓는
    집들이 있다 했습니다.
    그 집에서 따 왔다는 사과가 주워 오셨다는 숲의 사과와 인물이 비슷합니다.
    지금의 저에게는 우리나라가 제일 좋을 것인데도 캐나가가 부러웠고,
    또 흑림의 그곳이 부러워 집니다.

    답글
    • 숲지기2019.10.04 01:34

      나누는 매력을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그걸 즐기려 하지요.

      집 뒷산 비탈 언덕의 사과는
      노루들과 나눠 먹습니다.
      그들은 이를테면 나뭇가지에 달린 걸 먹고요
      저는 이맘땐 땅엣것을 줍습니다.

      몇년 전에 그곳에서,
      나뭇가지의 사과를 따먹다가 저를 보고
      후다닥 뛰쳐나가는 그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후부턴 고만고만한 높이의 것은 절대 안 따지요.

      사과의 인물이 좋다는 말씀으로 이해합니다 이쁜준서님 ㅋ

  • dada2019.10.03 23:03 신고

    무공해 사과
    더 튼실해보입니다

    그 향은 어떨지ㆍㆍ

    답글
    • 숲지기2019.10.04 01:41

      보시기에도 참 잘 생겼지만
      맛은 더 좋습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옛날사과맛이고요.

      향은 글쎄요, 맛난 사과향인 걸요.
      고백컨대 저는 냄새에 그닥 예민하지 못합니다.
      좋아하는 고구마와 그냥 그저그런 감자의 냄사를 구분하는 정도입니다.

    • dada2019.10.04 01:46 신고

      저도 비스무리ㆍㆍ쯥
      비염끼가 있습니다 ㅎㅎ

    • 숲지기2019.10.04 15:43

      이상한 데서 동지의식을 느껴 미안합니다.

      사실 저는 냄새 뿐만이 아니고
      여러 부분에서 둔감합니다.
      달리기도 늘 꼴찌였고요
      말도 어눌하고,
      지금도 지렁이도 못 만지고요.
      번데기 같은 건 먹는 건 커녕 바라보는 것조차 힘듭니다.

      한마디로 쪼다입니다.

    • dada2019.10.04 16:53 신고

      전 달리기 초등학교 대표선수입니다~^^

    • 숲지기2019.10.04 18:18

      하하
      저하곤 다른 종족이신가 본데요,
      다다님 블로그에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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