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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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텃밭이야기

감자농사, 재미로 짓기

숲 지기 2017. 3. 26. 05:13

 

 

 

저의 감자들입니다.

주식이 감자인 사람들의 고장에서 짓는 감자농사는 

우리나라에서의 쌀농사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겨지지요. 

 

 

 

 

 

 

 

인스부룩이라는 오스트리아 산골도시에 일때문에 갔다가 

밤톨만한 보라색 감자* 몇알을 얻어왔었답니다.

저의 지인인 감자농부가 장시간에 걸쳐서 

"이 감자로 말 할 것 같으면~" 하는 식으로 아주 장시간 설명을 했었고,

저는 감자농사에 대해서는 일자무식한 상태로 몇알 감자를 감사히 받아 왔었지요.

 

 

 

 

 

 

 

보라색 감자는 속까지 보라색을 띠는데, 

알프스 농부들이 고집스럽게 짓고 있는, 말하자면 전통 재래종 감자였던 거예요.

그 친구가 감자퓨리를 만들었었는데, 맛이 좋았었답니다.

 

 

 

 

 

 

 

 

저렇게 많은 감자를 수확한 해가 2015년이었고

그 전 몇 해보다 월등히 많은 수확을 했었지요.

그런데 보시다시피 종류가 뒤섞여서 죄다 아주 잡종이 되어버렸어요.

 

 

 

 

 

 

 

 

감자꽃 열매에서 씨앗을 채취해서 씨감자를 얻는 법을 어느 세미나에서 배워서 그대로 했더니 

자그마치 5가지의 별개의 감자 종류들이 나온 겁니다.

. 맨 오른쪽이 전통을 고수한 보라색, 

.그 옆은 연붉은색으로 길쭉한 모양을 하였고

.그 옆은 보라색이지만 속에 흰 빛이 많이 있고

.그 옆은 일반적인 노란감자에 제일 가까운 것이고

.그 옆엔 겉만 보라색이고 속은 희었어요.

.맨 마지막인 가장 왼쪽의 것들은 옅은 붉은 색의 모양은 길쭉하지 않았어요.

 

 

 

 

 

 

 

네모광주리에 담고 남은 것을 둥근 것에 담았어요.

 

 

 

 

 

 

 

 

 

추수를 하고 뿌듯한 마음에 이리저리 다양한 자세로 촬영을 했답니다. 

 

 

 

 

 

 

 

 

감자농부의 행복한 추수였어요.

 

 

 

 

 

 

 

여기서 잡종감자에 대해서 첨언을 합니다.

잡종은 감자꽃이 지고난 뒤 얻는 씨앗에서만 종류가 섞입니다.

이걸 표현하는 전문용어도 있을 것도 같은데, 취미농부인 저로서는 이렇게까지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올해도 감자농사는 이어집니다. 

 

 

* 보라색 감자는 우수한 암예방 물질인 안토시안(Anthocyan)이 풍부합니다.

혈압을 낮춰주고, 동맥경화와 뇌경색 환자들에게도 좋다네요. 이런 얘기를 쓰다 보니 꼭 약장사 같네요..ㅎ

아래에 링크 걸어 놓겠습니다. 

보라색 감자는 알려진 게 6종류가 있는데 

워낙 건강한 식재로라고 하니, 우리말로 옮겨 적어 볼께요.

 

.Vitelotte - 1900년 전 프랑스. 강한 호두맛이 나고 검은 보라색의 껍질에 보라색의 무늬의 살을 가지고 있습니다.

.Blauer Schwede - 100년도 더 된, 스칸디나비아의 전통 감자 종류. 진하고 얼룩진 보라색 살을 가지고 있고, 약한 단맛이 나고, 군밤 맛도 납니다.

.Blauer St. Galler - 스위스 신품종. Blauer Schwede와 밝은 색의 살을 가진 Praettigergauer가 교배를 하여 얻은 품종입니다. 요리법은 단단히 익히며, 훌륭한 크림맛이 납니다. 

.Bleu de la Manche - 노르망디 출신.

어쩐지 이름부터 프랑스 냄새가 나는 이 종류는 16세기부터 프랑스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답니다.

작고 동글동글한 알은 푸른보라색의 껍질과 푸른보라색의 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단히 익히고, 맛이 근사하답니다.

.Valti - 체코 국민들이 선호하는 감자라네요. 푸른껍질과 얼룩진 보라색 살을 가졌고, 단단히 익히며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녔습니다.

.Salad Blue - 감자 셀러드에 적합한 스코틀랜드의 재래종 감자입니다.

보라색의 얼룩무늬 살을 가졌고, 껍질 바로 안 쪽을 두른 선과 안쪽 중심이 흰색에 가까운 밝은 색을 가졌어요. 단단하게 익히고, 연한 호두맛이 납니다. 

 

http://www.heilpraxisnet.de/naturheilpraxis/blaue-kartoffeln-senken-nachhaltig-den-blutdruck-6794.php

 

 

  • 푸른하늘2017.03.25 22:04 신고

    맞습니다.제가 사랑초를 밖에 심은 이후에 멘델의 유전법칙이 작용을 한것인지
    제가 심지도 않은 변이의 사랑초 꽃들이 그이듬해 자라기 시작했지요.
    제가 처음 심었던사랑초는 흰꽃의 초록잎사랑초.보라잎의 보라색꽃 사랑초,
    분홍꽃의 초록잎이 너플 거리는 사랑초였습니다.
    이3가지 사랑초가 꽃이 핀후에 아마도 벌들이 옮겨 다니면서 꽃가루를 아무데나
    묻히고 다녀서인지 제가 심지도 않았던 사랑초들이 생겨났지요.

    아마도 감자도 감자꽃 꽃가루를 묻히고 다닌 벌때문에 여러종류가 생긴것일까요?
    아니면 그들 스스로 그렇게 여러 종류가 생길까요?
    분꽃도 한나무에서 받은 씨앗이 여러색으로 나뉩니다.
    어릴때 배웠네요 자연시간에 분꽃이 변이로 각각 다른색이 .1;2;2;1로 되었다가
    1;3;1로 되었다가 !;4로되는 돌연 변이. ...아~ 기억의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감자를 심으시고 그렇게 다른색의 감자를 수확하신다니
    유전의 법칙이 생각나겠습니다.
    감자색도, 서로다른 사랑초꽃색과 서로 다른 잎색 같습니다.
    종류를 다 열거하려니 너무 긴분량이라서....

    답글
    • 숲지기2017.03.25 23:33

      꽃나무 한포기에서 기대 이상의 다른 색 꽃들이 잎을 열 때,
      신비롭게 꽃을 바라보셨을 푸른하늘님을 상상했습니다.
      멘델의 유전법칙을 여전히 기억하신다니, 그 또한 놀라우시고요.
      꽃들은 자리를 지키지만 벌들이 부지런하게 다녀가는 관계로
      다른 꽃들과 간접적으로 만나고 또 그들과 섞인 2세도 보고 하나 봅니다.

      저는 일반 누런 감자를 심은 적이 없지만, 이웃농장을 돌아다니다가 저의 감자꽃을 방문한 벌들 덕분에 잡종 감자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추해서 생각을 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섞인 것들 가운데는 붉고 길쭉한 것은 일반 감자보다 서너배 비싸고 맛이 좋은 밤베르거 횐셴(Bamberger Hörnchen)입니다.
      어떻게 저런 고급 감자가 저에게 굴러왔는지 참 모를 일입니다.
      그 외에도 아리송한 것들은, 특징이 뚜렷하지 않아서 이정도에서 참기로 합니다요 ㅎㅎ

  • 노루2017.03.26 16:59 신고

    온갖 채소, 화초에 감자까지, 숲지기님의 농사 실력에 그저
    감탄합니다. 저는 여기 아이다호 (럿셀?) 감자 구워서 아무것도
    안 바르고 안 치고 그냥이 참 맛있어서 밥 대신으로도 스넥으로도
    자주 먹곤 하는데, 그리고 그보다 더 맛있는 감자는 없을 듯한데,
    저 밤베르거 횐센 감자는 아주 특별한가봐요. 비슷한 게 여기도
    있나 한번 봐야겠어요.

    사진으로 봐도 풍성하고 다양해서 보기 좋으네요.

    답글
    • 숲지기2017.03.26 23:34

      밥맛이라면 금방 알아낼테지만, 감자맛은 저는 잘 모릅니다.
      다들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요 ㅎㅎ
      감자농사를 어쩌다가 짓게 되었는데, 의외로 아주 재미있습니다.
      감자알보다 저는 보라색의 감자꽃을 아마 더 좋아하지 싶습니다.
      꽃이 뭐랄까요, 수줍은 시골처녀같은 느낌이랄까요. 제 밭의 감자꽃을 찍은 사진이 있을텐데, 찾아보고 꼭 보여드릴께요 노루님.

      그리고 자랑 하나 더 할께요...ㅎ
      가게에서 산 감자는 보관하기에 따라서 썪고 하잖아요, 저의 감자는 그냥 상온에서도 그리고 영하 15도에도 끄떡없습니다. 지난 겨울 흑림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는데, 감자는 저의 지하실에서 아주 무사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기까지만(자랑) 할께요 ㅎㅎ

  • 이쁜준서2017.03.28 14:05 신고

    감자도 여러가지로 잡수시고, 참 재미가 나실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감자를 순을 위주로 조각으로 잘라서 땅에 묻어서 감자농사를 합니다.
    간혹 씨감자라고 작은 알감자로 나온 감자씨로 짓기도 합니다.
    너무도 신기하고 너무도 재미 있으시지 싶습니다. 여기도 자주감자가 예전부터
    있었고, 지금은 혹간 나옵니다. 그런데 다른감자보다 아려서 잘 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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