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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11월 초하루입니다. 존재감이 미미하여 마치 12월을 준비하는 달처럼 여겨지는 겸허한 11월이 시작됩니다. 늦은 오후가 되면서 지금 제 눈 앞에는 바람이 거세지고 고목에 매달렸던 나뭇잎들이 대거 낙하를 하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위에 비까지 심히 뿌려대니 안되겠어요, 양초라도 켜서 마음을 덥혀야 겠습니다. 이번 달엔 '빈집'을 소재로 한 시들과, 모르겐슈테른의 한편도 골라 보았습니다. 시들의 제목이 같아 빈집이지만 저마다 다른 '빈집'이고, 모르겐슈테른은 특히 동시들이 참 좋지요. 기회가 되면 이곳에도 싣게 되지 싶습니다. 매번 같은 생각입니다만 시들을 써준 시인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따끈한 11월 맞으시기를......... 11월의 나날들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안개가 집 주변에 연기처..
숲에 가을이 왔다. 여행이 전쟁이라면, 개선한 병사의 전리품처럼 귀가 하자마마 몸살이 시작되었고, 기침과 열 목따가움 등등도 장신구인양 주렁주렁 달고 며칠을 살았다. . 그럼에도 만사를 놓아두고 오늘은 숲으로 갔다. 마치 잊고 있던 친구를 찾아 가듯, 고목들의 단풍행렬을 보러 갔다. 꿀밤나무잎이, 딱 알맞게 물들었다. 잔디에 뉘이고 사진을 찍는데 아무리 봐도 참 잘 생긴 단풍 한닢이다. 화툿장에서 본 적이 있는 단풍보다 훵씬 예쁘다. 이맘때면 눈에 띄는 저 나무, 분명 꿀밤나무인데 어떻게 단풍이 든다지? 그것도 유별난 색동으로 말이지. 윗가지들은 조만간 텅텅 빌 것이고 , 아래는 발걸음이 푹신할 만큼 낙엽들이 쌓여갈 것이다. 이 나무는 보기에도 굳건한 고목인데, 야들야들한 단풍이 그것도 천연색으로 열린다..
어느 분의 "3분이면 정들기에 충분하다"는 글귀를 보았다. 처음엔 '잠들기에...'로 오독을 하고 수면법 이야기인가 하였다. 그러나 그분의 3분은 수면법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앞뒤 문맥을 보고 알았다. 그 오독이 있은 후, '잠들기와 정들기'를 써 보는 것으로 낙서 몇 줄을 채웠다. 까마득한 기억의 집합도 대입시켜도 보았다. 잠들기와 정들기의 부분집합과 합집합은? 그것과 다른 게 교집합이었던가? 하하 내친 김에 곱하고 인수분해까지 해버릴까? 미적분부턴 소싯적에도 재껴 놓았으니, 뭐 이 정도로 하자. 3분으로 족한 것이 무엇일까? 어른 기준, 15리터의 피를 심장이 품어낸다(1초 약 700ml 이상). 그 외에엔 거짓말처럼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간밤에 가을비가 내렸었기에 오전 햇볕이 젖어 흔들리는 나..
제목이 꽤나 선정적이다. 저 그림의 배경을 들춰 보면 생존을 걸고 대항한 냉전시대 위에 그려졌다, 절대로 알록달록한 이야기가 아닌....... "퉤, 퉤,,, " "웩, 웩,,," 젊은 청년 둘이 자못 우스꽝스럽게 두 눈을 감은 채 부둥켜 안고 뭔가를 할 자세였다. 흔적 정도만 남아 있는 베를린 장벽 가운데 '형제의 입맞춤'이라고 하는, 구 소련의 브레즈네프와 동독의 호네커 두 공산주의 지도자들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그려진 벽화 앞이었다. 단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연출한 행동이었었나 본데, 사진을 찍자, 조금 전의 다정한 모습과는 달리 짓궂은 헛구역질을 해대는 것이다. 두 사람 중 그들을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것을 의식한 한 사람은 손사래를 치고 허리를 굽히면서까지 구토하는 시늉을 하였다. 딱..
'순간'이라는 말이 참 근사하다. 너무나 근사하여 자주 되뇌이려 하지만 또 자주 까먹는다. 운이 좋은 날 노을을 볼 때 뿐인 듯 하다 아침 저녁으로. 순간이라는 단어에는 진통성분이 있다. 입술을 열고 나직이 '순간'이라고 말 하면, 걸상 한 뼘 정도 금세 떨어져 간 느낌이다 , 아주 잠시라도 일상으로부터 숙제로부터 . 고개를 젖히고 창밖을 보면, 구름이 장미모양으로 떠오른다. 잊었던 내 장미, 내가 길 들였던 나의 장미들 그들은 잘 있을까. 베를린 중앙역, 한 소년이 반려견과 함께 앉아있다. 벤치가 있었지만 둘은 바닥에 앉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물그릇의 물을 핥으며 개가 목을 축였다. 핸드폰만 직시하는 소년을 바라보는 반려견의 눈빛은 마치 연인의 그것인양 애잔하다. "사람들이 이 진리를 잊었어, 그러나 ..
브란덴부르크문을 들어선다. 강아지와 강아지의 주인과 두고 온 집을 그리워 하는 열쇠와 그 열쇠가 든 룩삭, 그 룩삭을 맨 주인과 . 또 수 많은 열쇠들과 그 열쇠를 달래는 사람들과 해가 지는 쪽으로 마치 강 하류의 급물살처럼 쓸려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룩삭엔 강물이 그리운 한 병의 생수가 하루 종일 출렁이고 있기도 했었다. 독일 역사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우표는 물론 유로화 이전부터 마르크 지폐나 동전에 수도 없이 등장했고 또 등장하고 있다. 광장은 생각만큼 넓지 않았다. 크고 감격스런 순간들을 지켜보았던 역사의 상징 치고는 비교적 아담한(?) 광장에 조금 놀랍긴 했다. 사진들이 붉은 빛이 도는 것은 순전히 석양탓! ㅎ 옛 그리스의 건축양식을 닮은 브란덴부르크 문은 높이는 26m, 가로 길이는 6..
올해도 씨앗을 준비할 때가 왔습니다. 작은 씨앗들을 모으고 말릴 때마다 곰여인 생각이 납니다. 오랫동안 마늘과 쑥으로 연명을 한 후에 빛나는 민족의 기원을 이룰 한 아이의 태생을 보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춥고 어두운 굴 속에서 홀로 외롭게 견뎠을 곰여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굴 속인 듯 어둡고 단단한 씨앗 안에는 부모를 꼭 닮은 자식들의 유전요소 즉 DNA가 들어 있습니다. 잘만 하면 수백년이고 수천년이고 그 성질과 존재가 유지되고요. 참을성이 많았던 한 곰여인으로부터 우리 민족의 장대한 역사가 시작되었듯이 말이지요. 이 이야기에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신화는 신화스럽게 이해하는 것이 옳지 싶고요, 그래서 따지지도 묻지도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씨앗들이 책상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