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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이제 시작이다. 겨울 동안 눈과 맞상대로 싸움질할 일이......... 이번 눈은 생각보다 많이 쌓이진 않았지만, 마당까지 차를 들이기엔 이미 늦었었다. 제설차가 도로의 눈을 가장자리로 밀어 치우는데, 이로 인해 내 마당 집입로에 긴 눈 언덕이 생겼다. 이렇게 생겨난 눈언덕은 겨울이 깊어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내 마당의 은소나무(Silbertannen), 이름이 그렇고 실제로는 청회색이다. 왼쪽 나무는 그냥 평범한 소나무, 우리식으로 하면 철수 영희.... 뭐 이런..... 원래도 예쁘지만, 가지에 눈을 얹으면 더 기품이 있어 뵌다. 이 나무는 마당층에서부터 거실층, 2층(우리나라식으로는 3층) 침실에서까지 튼실한 가지들을 볼 수 있는데, 나에게는 꽃만큼 아름답다. 윗가지가 눈을 다 받아서 그 무게로 헉..
흑림 산 속 꼭꼭 숨은 기쁨의 도시(Freudenstadt)에도 어제 잠시 들렀었다. 반대편에서 눈길을 타고 뒷산을 넘자, 골짜기 집으로 내려가는 길의 통행을 막아 놨었다. 눈사태로 인해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마도 도로를 점령하고 있으리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예를 들면, 흑림의 큰 소나무 한그루가 눈길 위로 누워버렸다거나......ㅎ 본의 아니게 흑림가도를 돌고 돌아서 집에 가야 했다. 프로이덴슈타트는 그 돌고 도는 길 위에 있는 도시였다. 집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거리이지만, 일부러 가기엔 너무나 먼 거리. 이날은 어차피 지나가야 하는 길이니 성탄시장이나 둘러 볼까 하고 잠시 멈춰섰었다. 고드름, 이것은 장식이 아닌 진짜다. 그건 그렇고, 성탄가게의 문이 닫혔다 장날이 아닌 것이었다. 여기가 시..
흑림가도를 따라 서행을 하였다. 눈구경을 하며 카메라 셔터를 퍽퍽 누르며...ㅎ 흑림가도를 달리며 보았던 오늘눈은 참 예뻤다. 눈얘길 하기 전에 폭풍 로타(Lothar)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오늘 스쳐지나온 곳이 그 주변이었으니까. 그대이름은 바람,바람,바람...... 로타(Lothar)*는 바람의 이름이었다. 바람치고는 좀 센 폭풍이었었다. 태풍들에게도 이름을 붙여주듯이, 좀 센 바람들은 이곳에서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 1999년, 로타가 왔을 때를 지금도 기억한다. 살던 집의 멀쩡한 린덴고목이 마당 한가운데로 휘~익 누워버렸었다. 그때 흑림 지대는 마치 어마어마한 거인이 나무들을 짓이겨 놓고 간 듯 하여,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나무들을 잃었었다. 오늘 지나왔던 로타파트(Der Lotharpfad)는..
좀 전에 이곳을 지나며 보았었다. 흑림 뒷산 풍경. 12월 첫 주말에 눈까지 축복처럼 내렸으니, 눈과 친한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산 위로 오른다. 웹캠사진/Ruhestein 올해 첫 눈놀이일텐데, 얼마나 즐겁겠니........ 웹캠사진/Mummelsee 산꼭대기 호수는 눈으로 덮였다. 꽁꽁 얼겠지 이제부터. 프로이덴슈타트의 성탄시장, 아직 설치 중인 듯....... 댓글 6 니2017.12.03 15:29 신고 평소 같으면 유럽의 멋진 풍경쯤으로 무신경하게 봤을 사진인데 미묘하게 흥미로워요. 내가 아는 사람이 저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어 기쁜 밤이에요^0^ [비밀댓글]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7.12.03 20:19 하하 그거 아세요 눈길 운전할 때 .... 하하 그게 그..
베를린 알렉산더광장(Alexanderplatz in Berlin), 광장은 붐볐다. 가방을 들었거나 혹은 아니거나 , 때론 여럿이 혹은 혼자서 마치 통제 불가능한 곤충떼들처럼 모이고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하였다. 그 가운데 빨갛고 둥근 점 하나가 찍혔다. 점은 빨간우산이었다. 우산 속은 가게였다 가게는 남자였다, 상점 모양을 한 남자. 이런 가게를 처음 보았다. 음식진열대도 가격표도 다 남자가 다 짊어지고 있어서, 이곳저곳 움직일 수도 있었다. 젊은 남자는 소세지를 팔았다. 베를린 특유의 카레소세지. 광장에 핀 꽃처럼 예뻤던 우산속 가게. (응원합니다). 댓글 6 joachim2017.12.02 23:23 신고 sehr haesslich, dieser Alexanderplatz.realsozialistis..
눈 내리는 저녁입니다. 종일 내리고도 모자란지, 저녁으로 갈수록 눈발이 더욱 거세집니다. 이런 날은 털쉐타를 걸치고 자주 창가에 서 있게 되네요. 이제 12월을 맞음으로써 이 한해가 꽉 차게 됩니다. 행운의 연말을 보내십시오. 청어 /윤의섭 버스를 기다렸으나 겨울이 왔다 눈송이, 헤집어 놓은 생선살 같은 눈송이 아까부터 앉아 있던 연인은 서로 반대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저들은 계속 만나거나 곧 헤어질 것이다 몇몇은 버스를 포기한 채 눈 속으로 들어갔지만 밖으로 나온 발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노선표의 끝은 결국 출발지였다 저 지점이 가을인지 봄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눈구름 너머는 여전히 푸른 하늘이 펼쳐졌을 테고 먼저 도착한 사람들의 시간은 좀 더 빨리 흘러갈 것이다 끝내는 정류소라는 해안에 버스가 정박하리..
누군가가 또 천사를 흉내냈다. 춥고 비 오고 어둡기까지 한 저녁, 젖은 낙엽들을 밟으며 쓸쓸쓸쓸쓸히 귀가를 하였었다. 불을 켤까 하다가 장갑을 낀 손으로 더듬더듬 열쇠구멍을 찾는데, 발 앞에 뭔가가 채였다. 빗물이 스민 붉은색 꽃 포장지, 그 두리뭉실 싸인 것을 여니 어드벤츠(Adventskranz)초와 촛대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의 독일어 번역집 도 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 나도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있구나. 이 평범하고도 쓸쓸한 날에..... 올해 성탄엔 은색/녹색 장식을 계획했는데, 느닷없이 붉은 색이다. 아으,,,, 머리 복잡해...........ㅎ 사실 책의 포장지를 뜯지 않으려 했었다. 그냥 이대로 성탄 트리 밑에 두고 성탄 저녁에나 뜯을까 했었다.. 그런데 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