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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이테스바흐 라는 독일 흑림 조그만 마을에 기다리던 보름달이 뜬 풍경. 비바람이 모질어서 기온이 10도 이하로 뚝 떨어졌지만 마음에 진 짐이 있어 보름달에게 하소연하려던 셈이다. 보슬비 내리는 늦은 오후, 달맞이 장소를 찾아 숲 언저리를 뒤지는 중 동쪽이 안 보여서 다시 다른 산 등성이로~~! 훤한 곳을 찾긴 했지만 이번에 동쪽이 어딘지.. 느낌으로 방향을 잡고 정차를 하고 달 오르기를 기다린다 숲동네의 푸른 순간. 앞에 막대기처럼 세운 것은 풍력발전기들, 아름다운 흑림 전경에 저들이 죽죽 막대기로 긋고 있다고나 할까. 암튼 에너지 자립엔 별 도움도 안 되면서 깨끗한 에너지 생산이라는 허울의 정치선전 이상만 하늘을 찌르고 있는 듯. 기다리고 또 기다시기, 예정된 달 오르는 시간이 지나고 또 한참 더 기다리..
구름이 숲을 독서하는 중이다. 느낌표가 많은 가문비나무 숲에서 붉은 열매로 마침표 찍는 건 마가목. 문장 바꿔 몇 행간 아래 고사리와 블루베리는 서로 숨고 숨겨서 주어가 도통 오리무중. 어지러운 틈에 돌 뚫고 나온 환한 이끼 구름을 만나 촉촉히 젖었네 나는 더 많이 젖었네. 구름에 읽힌 산, 산의 솟은 곳은 섬이 되는 중
6월 중순부터 7월 8월이 다 가도록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더니 9월에 들면서 드디어 하늘에서 소식이 왔다. 비 뿌리는 일이 오래 잊고 있던 일처럼 까마득했을까 지난 과오에 대한 만회라도 하듯 거의 울부짖듯 천둥 번개 밤새 내리쳤다. 넝쿨콩, 콩이 단단해지기 전 콩꼬투리까지 먹는데 너무 가물었던 탓에 콩을 얻기보단 관상용 콩잎나무가 되어버렸다. 사진이 비스듬히 찍혔다 옆집 즉백나무 담장이 눕고 토마토 지지대들도 비틀거리네. 내 밭엔 멀쩡한 게 하나도 없다 다 이상해 하긴 뭐 나부터.... 한국애호박은 밭 가장자리를 슬슬 기어다니다가 어느새 옆집 헝가리댁네로 이사가려 한다. 미국의 사슴님이 보내주셨던 애호박 씨앗으로 자식을 보고 그 자식의 손자에 손자까지 튼튼히 싹트고 호박맺고 있다. 사슴님 감사해요. 날 ..
9월과 뜰 / 오규원 8월이 담장 너머로 다 둘러메고 가지 못한 늦여름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뜰 한켠 까자귀나무 검은 그림자가 퍽 엎질러져 있다 그곳에 지나가던 새 한 마리 자기 그림자를 묻어버리고 쉬고 있다 - 오규원 시집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맹이(문학과 지성사 2005) 그 고요의 방 한 칸 /박해림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닐지 모른다 내 것이 아닌지 모른다 누군가 지쳐 훌훌 벗어 던진 허물 성가셔서 물리쳐버린 욕망이난망欲忘而難忘 그 풍경에 놓인 징검돌이거나 침묵의 배경일지 모른다 하루하루 견딘다는 건 본래의 나를 찾기 위한 여정에 불과한 것 슴슴한 햇빛 아래 줄타기 놀이인 것 사투이거나, 몸부림이거나…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우물 속 고요이거나 낯선 섬 하나 웅얼웅얼..
저 수풀 위에서 또 넘어졌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발을 헛디딘 내 불찰, 보는 이가 없어서 창피할 일이 없음에도 참 부끄러웠다. 털고 일어서려다가 주저앉은 김에 앉은 키만한 풀들과 좀 놀았다. 넘어진 자리에서 추스리고 일어나니 저 풍경이 기다리네. 하긴 저 풍경을 보며 걷다가 풀 위로 자빠졌지만 말이다. 발 디딘 곳은 뒷산 중에서도 제일 높은 곳이고 아래 내려다 보이는 호수는 블로그에 여러 번 언급했던 뭄멜제*. 여기서 한 달음에 뛰어내리면 호수에 풍덩 빠질 듯 하지만 호수까지는 거의 140m 쯤 높이 차이가 있다. 말 하기 쉬워서 입버릇처럼 뒷산이라 하지만, 아담하고 만만한 느낌의 집 뒷산은 좀 아닌 검은 숲 그대로 검고 웅장한 숲산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뒤를 돌아보면 아래 사진이 나온다. 흑림 북..